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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베토벤 바이러스>는 수목드라마 경쟁에서 좀처럼 선두를 내주지 않고 있습니다. 클래식 음악, 특히 베토벤의 음악에 대해서 새로운 관점을 갖게 할 정도로 <베토벤 바이러스> 효과는 남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 중간 중간 흘러나오는 베토벤의 음악이 머리속에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아서 한번쯤 베토벤의 음악을 다시금 들어보고 싶은 욕망을 갖게도 합니다.

 

지난 주에 아내가 <베토벤 바이러스> 촬영장소로 알려진 경기도 가평에 있는 ‘쁘띠 프랑스’로 나들이를 가자고 제안했습니다. 내심 그곳에 가면 <베토벤 바이러스> 드라마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더 많이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26개월과 4개월 된 딸들을 데리고 평일에 시간을 내서 ‘쁘띠 프랑스’를 다녀왔습니다.

 

‘쁘띠 프랑스’에 도착하니 커다란 두 개의 현수막이 보였습니다. 하나는 프랑스의 대표적 작가인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에 대한 현수막이고, 다른 하나는 요즘 잘나가는 수목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촬영지임을 알리는 현수막이었습니다.

 

 

‘쁘띠 프랑스’에 들어서니 “꽃, 별, 어린왕자 -작은 프랑스 마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안내문이 우리들을 반겼습니다.

 

 

‘쁘띠 프랑스’의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자취는 많지 않았고, ‘어린왕자’의 생텍쥐베리에 대한 흔적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쁘띠 프랑스’의 주변에 심어놓은 꽃들이 저마다 자태를 뽐내며 방문객들을 환영하고 있었습니다. 어린왕자도 기나긴 여행 가운데 바로 이러한 꽃들을 보면서 고향별에 두고온 꽃을 생각했을 것입니다.

 

 

 

‘쁘띠 프랑스’를 둘러보면서 청소년기에 읽었던 ‘어린왕자’를 다시금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특별하게 마련된 ‘생텍쥐베리 기념관’을 둘러보면서 길지 않은 생을 살다 간 ‘어린왕자’의 작가 생텍쥐베리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베토벤을 만나러 왔다가, 생텍쥐베리를 만나고 가는 군’

 

사실 <베토벤 바이러스> 때문에 베토벤에 대해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 <베토벤 바이러스> 촬영지에 왔다가 생텍쥐베리에 대한 관심을 새롭게 갖게 되었습니다.

 

함께 방문한 26개월 된 딸 지호는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꽃도 구경하고, 분수도 구경하고, 다른 사람들이 먹는 과자도 사달라고 떼를 쓰면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아직 지호에게 있어서 베토벤이나 생텍쥐베리는 전혀 관심 밖의 대상이었을 것입니다. 이날 떼를 써서 결국 먹게된 아이스크림이 최고의 수확이었을 것입니다.

 

나중에 지호가 베토벤을 알고, 어린왕자를 읽을 때가 되면 그때 다시 이곳을 방문해도 괜찮을 것입니다. 그때는 지호가 새롭게 느끼는 것처럼 나 역시 지금과는 다른 느낌을 새롭게 받겠지요.

 

 

어찌보면 지금의 ‘쁘띠 프랑스’는 독일의 음악가인 베토벤이 프랑스의 문학가인 생텍쥐베리의 마을을 잠시 빌려서 음악을 연주하고 간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많은 방문객들은 생텍쥐베리를 보려고 오는 것이 아니라 베토벤을 만나러 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잠시 베토벤을 빌려서 자신을 홍보하고 있지만…. 이제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만의 이미지를 되찾아야 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다음, U포터뉴스, 티스토리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쁘띠 프랑스, #생떽쥐베리, #베토벤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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