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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광부의 정책공모 TV 프로그램 관련 협조 공문.
 문광부의 정책공모 TV 프로그램 관련 협조 공문.
ⓒ 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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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9일 오후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9일 오후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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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이하 문광부) 주도로 KBS에 제작비를 주고 정책 홍보 TV 버라이어티 쇼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드러나 공영방송에 대한 정부의 편성권 침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최문순 민주당 의원이 입수해 19일 공개한 문광부 공문서는 "우리 부에서는 국민의 정책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민간 방송국과 공동으로 방송 프로그램을 추진 중에 있다"며 계획 중인 TV 프로그램의 개요를 첨부했다.

이 개요에 따르면, 문제의 '아이디어 왕! 세상을 바꾼다'는 프로그램은 버라이어티 쇼 형식으로, 주 1회 가족시간대에 1시간 분량으로 방송되도록 계획됐다. 이번 봄철 개편 때 시작해 6개월 동안 24회 분량으로 계획됐다.

국민이 정책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그 실현 가능성을 연예인·전문가·정부 관계자들이 검증하는 방식. 검증된 아이디어는 정책에 신속히 반영한다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골자다.

아이템 선정부터 제작까지 문광부 개입 의혹

이 프로그램의 제작비는 문광부가 기획·연출료를 지원하고 소관 정책이 방송되는 부처는 해당 방송분의 촬영·출연료의 일부분을 분담하는 것으로 돼 있다.

지난 11일 문광부 국정과제홍보과에서 발송된 이 문서는 행정 12개 각 부와 방송통신위원회, 금융위원회, 경찰청으로 발송됐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부처는 의향서를 문광부로 보내달라는 것.

국민의 아이디어를 적극 발굴해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의도는 좋지만, 방송 제작 과정에 문광부가 적극 개입하고 있어 'KBS의 관제방송화' 논란이 예상된다.

문광부 계획에 따르면 아이템 선정 과정에서 문광부가 방송 타당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돼 있다. 또 제작 단계에서도 문광부가 '조율 및 스크린'하도록 돼 있다. 프로그램 제작 전반을 문광부가 지도·감독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부분이다.

또 문광부가 '주1회 가족시간대에 1시간 분량'으로 방송 분량과 시간대까지 정해놓고 있어 문광부가 KBS의 편성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논란도 피할 수 없다.

문광부의 정책공모 TV 프로그램 관련 협조 공문의 첨부 문서.
 문광부의 정책공모 TV 프로그램 관련 협조 공문의 첨부 문서.
ⓒ 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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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광부 "부처간 정책 조율하고 중개하는 역할만 할 뿐"

해당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강수상 문광부 국정과제홍보과장은 "문광부는 프로그램에 적극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정부 부처와 프로그램을 중개하는 역할을 하는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프로그램이 기획된 계기에 대해 강 과장은 "'생활 공감 국민 아이디어 제안 공모'를 그동안 인터넷과 우편 등을 통해 진행했는데 외부 기획사(외주 제작사)에서 이 일을 방송을 통해 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이 왔다"며 "아이디어가 좋은 것 같아서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이 만든 정책이 채택돼 실행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라며 "현재 우리는 기획사를 통해 이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고 KBS와 직접 추진하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편성권 침해' 논란에 대해 강 과장은 "주간으로 가족시간대에 방송한다고 해놓은 것은 우리들이 원하는 안일 뿐이고 방송사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시청률이 안 나오면 방송사가 방송을 그만할 수도 있는 것이고 6개월 동안 하겠다고 한 것도 우리들의 희망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아이템 선정에서 제작과정까지 문광부가 개입하도록 돼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강 과장은 "예를 들어 특정 종교가 자기네 종교를 국교화하자는 주장을 한다든지 하는 내용은 방송에 적절하지 않으니까 문광부가 이런 아이템들은 조율할 필요가 있다"며 "문광부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부처간의 정책 의견을 조율하고 중개하는 매개 역할을 할 뿐"이라고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이어 "아직 방송 여부가 정해지지 않았다"며 "확정되지 않았지만, 정부 부처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추진 상황을 설명했다.


태그:#KBS, #문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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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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