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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신기동 처가에서 하룻밤을 보낸 우리 가족은 아침을 먹고는 길을 나섰다. 먼저 길을 잡은 곳은 문경시 산북면 운달산(雲達山)에 위치한 비구니들의 수도처인 김룡사(金龍寺)이다. 조계종 제8교구의 본사인 김천 직지사의 말사인데, 일제강점기에 31본산의 하나였다.
     
김룡사
▲ 문경 김룡사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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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8년(신라 진평왕10)에 운달(雲達)이 창건하여 운봉사(雲峯寺)라고 하였다. 그 후 1624년(인조2)에 혜총(慧聰)이 중건하였는데, 1642년 화재로 모조리 불타버려, 1649년에 의윤(義允), 무진(無盡), 태휴(太休) 3승려가 대웅전을 짓고, 김룡사로 개칭하였다.
     
김룡사
▲ 문경 김룡사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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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이름이 김룡사로 바뀐 연유는 여러 가지로 전해지고 있으나, 김씨 성을 가진 사람이 죄를 지어 이곳 운봉사 아래에 피신하여 숨어 살면서 신녀가(神女家)를 만나 매양 지극한 정성으로 불전에 참회하더니 한 아들을 낳아 이름을 용이라 하였다.
  
김룡사
▲ 문경 김룡사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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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부터 가운이 크게 부유해져 사람들은 그를 김장자(金長者)라 하였고, 이로 인하여 동리 이름 또한 김룡리(金龍里)라 하였으며, 운봉사 역시 김룡사로 개칭하였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김룡사
▲ 문경 김룡사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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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1650년(효종1) 유주(有珠)가 범종루를, 대염(大稔)이 첨성각을, 서헌(瑞軒)이 선당(禪堂)을, 두청(杜淸)이 승당(僧堂)을, 민운(敏雲)이 정문을 세운 것을 비롯해 여러 번에 걸쳐 여러 승려에 의하여 전각, 문두가 세워졌고, 또 중수가 이루어진 곳이다.
     
김룡사
▲ 문경 김룡사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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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지역에서는 봉암사, 대승사, 혜국사 등과 함께 오래된 고찰로 알려져 있다. 비구니들의 수도처로 유명한 곳이며, 현재는 찻잔을 비우며 마음을 비우는 차명상(茶冥想) 템플 스테이(Temple stay)와 초 중등학생을 위한 한자 예절학당, 칠월 칠석 밤 시인들과 함께 하는 별구경 축제 등이 일반인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다.
      
김룡사
▲ 문경 김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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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룡사는 입구에서부터 참나무, 전나무 숲이 아주 좋았다. 하루 종일 걸어도 좋을 것 같은 아름다운 산책로다. 고목들이 반가운 손님을 맞이하는 형상을 하고서 가지런히 서 있는 자태가 대단하다. 다만 입구의 주차장을 지나 절 안까지 차량 출입이 자유로워 조용한 산사다운 맛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김룡사
▲ 문경 김룡사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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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입구 주차장에 세우게 하고, 절까지는 걸어서 가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또한 입구에 위치한 계곡에 텐트를 치고 숙박이 가능한 것 같아 보였지만, 수행을 방해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절은 고즈넉하고 아늑했다.
   
김룡사 대웅전 앞에서 웃고 있는 연우
▲ 문경 김룡사 대웅전 앞에서 웃고 있는 연우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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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좌측에 새롭게 조성한 듯한 연못과 연꽃이 고왔다. 아주 크지도 작지도 않은 김룡사는 오래된 건물과 새롭게 증축을 한 건물들이 나란히 있어 어색한 느낌도 들었지만, 오래된 건물의 기와는 이끼를 가득 머금은 채 입을 다물고 있는 할머니와 같이 편안하게 보였다.
        
김룡사
▲ 문경 김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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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과 범종루, 화장암, 금선암, 대성암, 양진암 등을 둘러보았다. 내려오는 길에 연우랑 샘터에서 맛있는 물을 한잔씩 표주박에 담아 마시고 내려왔다. 더운 날씨라 물 한잔이 주는 기쁨이 아주 컸다.
   
김룡사에서 물을 한잔 마시며
▲ 문경 김룡사에서 물을 한잔 마시며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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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룡사를 둘러 본 다음 근동에 위치한 대승사에 가려고 하다가 예천군으로 길을 잡았다. 예천군의 경우에는 감천면에 소재한 예천천문과학문화센터(http://www.portsky.net)나 세금 내는 소나무로 알려진 감천면 천향리의 석송령(石松靈),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주막인 풍양면 삼강주막(三江酒幕), 예천온천, 곤충연구소 등이 유명하지만, 이번에 길을 잡은 곳은 용궁면의 회룡포(回龍浦, http://dragon.invil.org )이다. 
    
김룡사 가는 길
▲ 문경 김룡사 가는 길
ⓒ 김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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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동이 마을 회룡포에 가다

200년 KBS드라마 '가을동화'로 유명해진 회룡포는 태백산 능선의 산자락이 둘러싸고, 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이 휘감아 도는 육지 속의 섬마을이다. 형상은 이웃한 안동의 하회마을이나 영주의 무섬마을과 비슷하다.
 
원래 구한말인 고종 임금 때 의성출신의 경주 김씨들이 들어와 마을을 이루면서 '의성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가 이웃한 의성군과 혼동이 있어 예천군의 권유로 회룡포로 이름을 바꾸었다.

내성천 줄기가 마을 주위를 350도 휘감아 돌아나가서 마을 주위에 고운 모래밭이 펼쳐지며 산과 강이 태극 모양의 조화를 이룬다. 마을 건너편 비룡산의 전망대인 회룡대에 오르면 주변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회룡포 마을
▲ 예천 회룡포 마을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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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강에는 쏘가리, 은어 등이 서식하고 강가의 모래밭을 따라 나무가 심어져 있다. 1997년부터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한 공사가 진행되어 회룡포 주변 둑길에 왕벚나무, 소나무를 심었고, 주변에 공원과 산책로를 내고 잔디를 심었다. 1997년 11월 봉수대를 복원하였으며, 철쭉군락지를 조성하여 민속마을이 되었다.

마을 건너편 비룡산에는 통일신라 때 세운 장안사와 원산성 등이 있고, 주변에 용문사 등의 관광지가 있다.

회룡포 마을 입구에 있는 내성천 모래사장과 강물 속에서 연우와 집사람은 더위를 식히고, 나는 마을 안쪽으로 들어가 동네를 둘러보았다. 전형적인 서민마을로 아홉 가구에 13명이 살고 있다고 한다.

회룡포 마을은 다른 물동이 마을과는 달리 물길이 영문S자 모양으로 두 번을 돌아 크게 보면 두 개의 물동이 마을이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쪽은 평지에 마을이 있고, 한쪽은 비룡산을 넘어 장안사를 위에 두고 아래의 회룡마을이 있다.
         
장안사
▲ 예천 장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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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장난을 하던 연우와 집사람은 너무 더워 이내 노는 것을 포기를 하고는 비룡산에 올라 장안사도 보고 회룡대에 올라 마을을 내려 보자고 제안했다. 나도 너무 더워 걷는 것을 포기하고는 차를 몰고 2KM쯤 돌아 장안사(長安寺)로 향했다.

작지만 아름다운 절 장안사를 둘러 본 다음, 우리 가족은 언덕을 올라 회룡대에 오른다. 눈  앞에 회룡포가 펼쳐진다. 카메라 앵글에 전부 담길 정도로 크지 않은 마을이 손에 잡힐 듯 예쁘게 펼쳐져 있다. 

회룡포와 장안사를 둘러 본 우리 가족은 초저녁이 다 된 시간에 영주에 있는 본가에 도착했다. 부모님은 오랜 만에 온 우리 식구를 위해 식혜며, 찐 옥수수, 사과, 쑥떡 등을 준비해 두고 기다리고 계셨다.


태그:#문경, #예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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