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싱의 희망 김지훈

한국복싱의 희망 김지훈 ⓒ 한국권투위원회

오는 9월 12일 김지훈이 (일산주엽체육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IBO (국제복싱기구) 수퍼 페더급(58.97㎏ 이하) 타이틀 도전에 나선다. 상대는 20승 2패 (13KO)의 전적의 졸라니 마랄리(32세)로 빠르고 까다로운 전형적인 사우스포 (왼손잡이) 스타일이다.

 

비록 IBO가 WBA, WBC 등 메이저 단체는 아니지만, 현역 최고 복서 매니 파퀴아오(필리핀)가 라이트 웰터급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단체이며, 본격적인 메이저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꼭 통과해야 할 관문이다. 한국 복싱팬들은 김지훈이 멋진 경기로 승리함으로써 2007년 7월 지인진이 WBC 페더급 타이틀을 자진 반납하고 K-1으로 이적한 후 3년째 무관으로 전락한 한국 복싱의 구세주가 되어주길 바라는 맘이 간절하다.

 

특히, 이번 경기가 열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의 경기는 70년대 한국의 복싱 황금기를 열었던 홍수환이 35년 전인 1974년 경기를 가졌던 이후 처음 열리는 경기이다. 홍수환은 더반에서 열린 WBA 밴텀급 타이틀전에서 챔피언 아놀드 테일러를 이겨서, 한국 복싱사상 최초의 원정경기 타이틀을 획득하는 역사가 되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되었었다.

 

비록 이번 경기는 더반이 아닌 수도인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지만, 김지훈이 35년만의 남아공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홍수환처럼 무관의 한국복싱을 원정 경기 승리에서 타이틀을 가져오는 쾌거가 재현될 상황이다.

 

 지난 4월 챔피언에 오른 남아공의 졸라니 마랄리

지난 4월 챔피언에 오른 남아공의 졸라니 마랄리 ⓒ IBO 홈페이지

그러나, 김지훈이 맞붙을 마랄리는 만만치 않은 선수다. 지난 4월 가말리엘 디아즈를 판정으로 누르고 챔피언에 오른 마랄리는 별명이 언터처블일 정도로 빠른 왼손잡이 선수로 정평이 나 있다. 게다가 KO율 또한 60%에 육박하니 그야말로 난적이다. 지난 해 7월 20승 무패의 빌리 딥 (호주)에게 근소한 차로 판정으로 패하긴 했지만, 원정 경기의 불리함을 감안하면 거의 대등한 경기였다.

 

이에 맞서는 김지훈은 23전 18승(15KO) 5패로 비록 마랄리에 경험과 스피드에서는 뒤지는 것이 사실이다. 주무기인 묵직한 원투 스트레이트에 이은 라이트 어퍼컷을 작렬시키기 위해 빠른 마랄리를 어떻게 잡아내느냐가 승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마랄리는 김지훈에 대해 별 특징이 없는 선수라며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아프리카 전역으로 중계방송이 예고되어 있지만, 한국에서는 생중계로는 볼 수가 없다. 이게 복싱의 현실이다. 이것마저도 홍수환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며 더욱더 전의를 불태우고 있는 김지훈의 낭보를 기대해본다.

2009.09.10 16:47 ⓒ 2009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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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선수협의회 제1회 명예기자 가나안농군학교 전임강사 <저서>면접잔혹사(2012), 아프니까 격투기다(2012),사이버공간에서만난아버지(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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