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11월 13-14일 대학교 1학년 MT라는 이름으로 토담농가에 갔다왔습니다. 순천에서 지리산까지. 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고, 걷고, 버스를 타고, 자동차를 타고...  비도 오는 날에 교통편도 열악해서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지리산에 도착해서 아름다운 풍경들을 보니 고생했던 것이 쏴악 잊혀졌습니다.

 

다른 문우들은 토담농가 주인이자 학과 동기인 공아저씨가 태워주신 차로 올라갔고, 저와 제 친구는 2km를 걸어서 올라갔습니다.

 

안개 낀 경치들이 아름다워서 조금 힘들었지만 좋은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산들은 우유를 쏟은 것처럼 뿌연 안개로 덮혀 있었습니다.

 

토담농가에 도착하자 다른 문우들은 다도실에서 차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토담농가의 주인인 공아저씨 내외분이 손수 차를 대접해주셨습니다.

 

공아저씨가 직접 만든 '달빛차'라는 서정적인 이름의 차였는데, 노란 빛깔과 향이 참 아름다운 차였습니다.

 

25명 인원이서 4개 조로 나뉘어 방배정을 했습니다. 조장 끼리의 가위바위보로 일등조가 황토방을 가져가고, 저희 조는 일반 방을 배정받았습니다.

 

손수 만든듯한 린넨 커튼이 달려있는 창문이라던가, 창 옆에 걸어논 말린 깨 등, 방안이 아기자기하게 꾸며져있었습니다. 시골 집 느낌도 나고, 섬세한 농가 주인 내외분의 손길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같은 문우로써, 학과 동기로써, 인생 선배로써 저희에게 많은 것을 배풀어주신 공아저씨께 저희들은 마음을 모아 책 선물을 드렸습니다.

 

조끼리 모여서 고기를 구워먹고는 자유시간이었습니다. 원래는 오리엔테이션 등 일정이 짜여있었지만, 계획대로 진행되진 못했습니다.

 

자유시간동안 게임을 하는 친구들도 있었고, 저는 다섯명 정도 그룹을 지어서 농가 바깥 풍경을 구경하며 돌아다녔습니다.

 

풀밭 위에 앉아서 머루주를 마시며 경치구경을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기타소리가 들렸습니다. 서울에서 오셨다는 아저씨께서 연주하시는 소리였습니다.

 

별이 빛나는 소리가 들릴 거 같이 조용한 시골에서 기타소리가 들리자 낭만적이었습니다. 아저씨는 3개월밖에 연습 못했다면서 부끄러워하셨지만, 멋진 연주를 들려주셨습니다.

 

 

옆에서는 기타소리가 들리고, 숯불에선 군고구마 익는 냄새가 나고, 밤하늘의 별은 머리 위로 떨어져 내릴 것만 같은 저녁이었습니다.
 
평상시엔 경험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해보았던 MT라, 더욱 의미있었던 여행이었습니다.

태그:# 군고구마, #지리산, #토담농가, #별, #시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