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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린 후 강물과 함께 가물막이 안으로 흘러들어온 피라미, 누치 등의 치어들이 물이 마른 자리에 죽어있다.
 비가 내린 후 강물과 함께 가물막이 안으로 흘러들어온 피라미, 누치 등의 치어들이 물이 마른 자리에 죽어있다.
ⓒ 4대강범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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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공사현장에서 물고기가 대량으로 폐사한 현장이 발견되어 4대강 공사의 불법성과 반환경성이 다시 한번 도마에 올랐다.

14일 오전 10시경 4대강 남한강 4공구 여주보 공사현장에서 피라미 등의 치어 약 천여마리가 약  2m2 되는 공간 2곳에서 대량으로 말라 죽어있는 모습이 발견되었다. 발견지점은 여주보 공사현장의 상류 200m 강 좌안 둔치쪽 준설이 진행되는 가물막이 안쪽이었다. 며칠 전 내린 비로 가물막이 안으로 강물과 함께 흘러들어온 치어들이 낮은 수위의 구간을 찾던 중 물이 마르는 과정에서 말라 죽은 것으로 추축된다.

물고기 폐사지점 옆에 강과 더 가까이에 있는 물이 고여있는 웅덩이에는 아직 살아있는 치어들이 몰려든 사람들을 보고 놀라 물 밖으로 튀어나오려 하고 있었다. 이 곳 물고기들도 그대로 방치해 둔다면 바로 옆의 물고기들처럼 폐사될 상황에 처해있었다. 공사구간 생물들의 서식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서식하던 물고기들의 대체서식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무차별 공사로 인한 필연적 결과가 벌어진 것이었다.

수생태계 파괴 불러오는 반체절 준설 공법

이번 사고는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준설과 상당히 연관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남한강 구간의 준설 공법은 일부 지점을 제외하고 모두 반체절공법에 의해 준설이 진행되고 있다. 하천 일정 구간을 가물막이로 막고 담수를 배제한 상태에서 삽차 등을 이용하여 준설을 진행하는 것이다.

이런 공법은 공기는 단축시키는 효과가 있으나, 반면 가물막이에 막힌 어류의 집단 폐사라는 문제를 발생시킬 수 밖에 없다. 특히 어류생태계에 대한 고려가 없는 이러한 공법의 준설 공사 자체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물이 마르고 난 가물막이 안쪽에 흙에 묻힌 죽어 있는 어린 치어들이 보인다.
 물이 마르고 난 가물막이 안쪽에 흙에 묻힌 죽어 있는 어린 치어들이 보인다.
ⓒ 4대강범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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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의 물고기 대량 폐사로 드러난 4대강 공사의 반환경성

이곳 여주보 공사구간은 구부러진 하도와 그로 인한 곡류로 다양한 어류들이 서식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어 수생태계적 가치가 높은 구간이었으나 해당 시공사는 공사가 수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저감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하였으며 그 결과가 오늘처럼 물고기 대량폐사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지역과 인접해 있는 여주보 하류의 남한강 사업 3공구에도 지난 4월 말 오늘과 비슷한 물고기 대량 폐사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4월 22일 4대강 남한강 공사구간 3공구 준설현장의 가물막이내에서 공사 전 방류하지 않은 물고기(누치) 수백개체가 가물막이 안에 갖혀있다가 물의 탁도 증가로 인한 호흡곤란으로 대량 폐사되었고 해당공구의 시공사에서 폐사된 물고기들을 공사구간에 몰래 매설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

당시 그 공사구간에도 수생태계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준설 공법인 반체절 준설공법으로 공사를 진행하였고 그로 인한 공사의 반환경성이 문제가 되었건만 아직까지도 같은 원인으로 인한 문제가 인접한 공사구간에서 재발되고 있는 것이다. 준설이 수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그동안 환경단체들이 해왔던 문제제기를 시공사들이 계속 무시한 결과가 오늘의 사건으로 또 한번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이곳 4대강사업 남한강 4공구는 지난 7월 4일 침사지 없이 흙탕물을 방류한 사건으로 문제가 된 공구로 이번 사건으로 다시 한번 문제가 있는 사업 공구로 거론되게 되었다.

덧붙이는 글 | 김종겸 님은 생태지평 연구소 연구원입니다.



태그:#4대강살리기, #4대강사업, #한강살리기, #여주보, #물고기대량폐사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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