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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불어오는 선선한 가을바람이 강태공의 마음을 흔들고 지나간다. 가을날씨는 덥지도 춥지도 않아 강태공들이 낚시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길가의 가로수들이 초록에서 서서히 알록달록하게 화려한 단장을 하기 시작하는 가을.

7일 설레는 마음으로 강태공은 무작정 길을 나선다. 회색빛 도시를 뒤로하고 한시간남짓 달리다보면 금방 눈에는 황금색 들판이 다가온다. 하늘은 파랗고 들판은 노랗고. 차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가을풍경이 강태공의 시선과 마음까지 사로잡는다.

아기자기한 중도국화가 가을수로를 가득 채우고 있다.
▲ 가을국화(중도국화) 아기자기한 중도국화가 가을수로를 가득 채우고 있다.
ⓒ 양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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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절의 고장, 사과로 유명한 충청남도 예산군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대형저수지 예당저수지(326만여평)가 있다. 강태공들의 '신병훈련소'라고 일컫는 곳이기도 하다. 누구나 쉽게 붕어를 낚을 수 있을 정도로 붕어자원이 풍부해서 그렇게 별명이 붙여졌다.

예당저수지 상류로 유입되는 큰 하천이 2곳이 있는데 하나는 청양군에서 흘러 들어오는 무한천이고 또 하나는 신양천이다. 이곳에는 특이한 붕어들이 서식하고 있는데 강태공들에게는 흔히 "돌붕어"라고 불리는 붕어가 이곳 하천에 서식하고 있다.

예당저수지로 유입되는 신양천(수로)은 붕어들이 많다.
▲ 신양수로 풍경 예당저수지로 유입되는 신양천(수로)은 붕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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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곳에서 서식하는 붕어들을 돌붕어라고 하는 것은 무리다. 오히려 깨붕어 또는 점박이 붕어라고 하는 것이 맞다. 메타고무니스병(일종의 바이러스)에 의해 붕어 겉표면에 검은 반점이 생기는데 이를 보고 강태공들이 흔히 돌붕어라고 일컫고 있다. 그러나 엄연히 깨붕어는 돌붕어와는 다르다. 돌붕어는 강인한 체형에 갑옷처럼 단단한 껍질을 갖고 있는 붕어로 섬진강과 한탄강 지역에 서식 분포한다.

신양수로와 무한천상류에 주로 서식하고 있는 깨붕어(점박이붕어)
▲ 신양수로 깨붕어 신양수로와 무한천상류에 주로 서식하고 있는 깨붕어(점박이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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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메타고무니스병에 감염된 붕어를 식용으로 할 때 위험하거나 인체에 해롭지는 않다.
주로 메타고무니스병은 다슬기가 서식하는곳에서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참고로 다슬기가 서식하는 지역은 1급수 이상의 수질이다. 그리고 점박이는 한여름에는 사라졌다가 봄, 가을 그리고 겨울에만 붕어에게서 볼 수 있다.

가을낚시는 생미끼 즉, 지렁이를 주로 사용해서 낚시를 즐기는 것이 좋다. 생미끼 낚시에 대물붕어를 만날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입질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겨울을 나기 위해 붕어들이 동물성 미끼들을 주로 섭취하기 때문이다.

강태공의 어깨너머로 저녁노을이 지는 풍경이 아름답다.
▲ 저녁노을과 강태공 강태공의 어깨너머로 저녁노을이 지는 풍경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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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로낚시를 즐기려는 강태공들이 알아두어야 할 또 하나의 주요 포인트는 한밤중보다는 초저녁과 이른 새벽시간대에 주로 공략해서 낚시를 즐기는 것이다. 특히 이른 새벽 물안개가 피어오를 때 수초 인근을 공략하면 씨알 좋은 대물붕어를 만날 확률이 높다. 수로붕어들은 수심이 비교적 얕은 수로에 서식하다 보니 수초에 은신하며 수초에서 나오는 열기로 체온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또한, 수심이 얕아서 작은 진동과 인기척에도 민감하기 때문에 최대한 정숙을 유지하고 낚시를 즐기는 것이 좋다.

캄캄한 가을밤을 수놓고 있는 캐미컬라이트 불빛들
▲ 수의의 밤낚시 캄캄한 가을밤을 수놓고 있는 캐미컬라이트 불빛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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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서산으로 뉘엿뉘엿 넘어 갈 때쯤 낚시전문 웹매거진 강태공(http://www.fish365.co.kr)의 회원인 박양신(40)씨와 함께 신양수로에서 밤낚시를 시작한다. 컴컴한 밤하늘에 수많은 별들이 저마다 밝기를 자랑하고 있고 수면 위로는 캐미컬라이트의 불빛만이 가을밤을 밝히고 있다.

이른 새벽. 동이트기 시작하면서 안개가 끼기 시작하더니 이내 앞을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자욱하다. 오전8시를 넘으면서 서서히 안개가 걷히기 시작하고 밤새 작은 미동도 없이 붙박이로 있던 찌가 서서히 상승한다.

신양수로의 새벽은 물안개로 시작된다.
▲ 수로의 새벽 신양수로의 새벽은 물안개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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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기대감을 갖고 찌오름이 정점에 오를 때 챔질을 해보니 7치급(21cm) 깨붕어가 낚여올라온다. 옆에서 함께 낚시를 한 조우 박양신씨의 살림망을 들여다보니 제법 씨알좋은 깨붕어를 3마리나 낚아 놓았다. 주로 붕어들이 자정을 넘기고 동이트기 시작할 때쯤에 입질이 왔으며 조우 박씨는 민물낚시 여러 장르중에서 낚싯대를 많이 편성하고 마리 수보다는 씨알로 승부하는 대물낚시로 씨알좋은 준척급붕어 3마리를 낚아올린 것이다.

강태공회원 박양신씨가 밤낚시에서 낚은 꺠붕어를 들고있다.
▲ 깨붕어 와 조우(박양신)씨 강태공회원 박양신씨가 밤낚시에서 낚은 꺠붕어를 들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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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중에 가을은 강태공들이 낚시를 즐기기에 가장 좋은 계절이다. 또 붕어들도 살이 토실토실하게 잔뜩 올라있어 묵직함이 더하고 입질 또한 시원스러워서 낚시의 묘미를 한층 더 배가한다. 출조할 때 밤과 낮 기온차가 심하니 방한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낚시를 즐기는것이 좋다. 그리고 출조하기 전에 가까운 낚시점에 전화를 걸어 조황 여부를 확인하고 출조하는 것도 좋다.

덧붙이는 글 | sbs유포터에도 게재예정



태그:#강태공, #수로낚시, #낚시여행, #신양수로, #깨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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