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기사 수정 : 23일 오후 2시 50분 ]

지난 17일 오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외환은행지부 사무실에는 비장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이날 오후 노조 전·현직 지도부가 금융위원회 앞에서 외환은행 졸속 매각 저지 투쟁 의지를 삭발로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었다. 동시에 김기철 위원장의 취임식도 함께 열린다. 취임식과 삭발식… 김 위원장 말처럼 "사상 초유의 일"인지 모른다.

아니, 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인수한다는 자체부터가 그러할 것이다. 외환은행 노조원들에게는 말이다. 그래서 더욱 여론이 차갑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한 노조원은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잘 알려지지 않는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 안타까움은 지난 12월 김 위원장의 '기자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도 드러났다.

"정말 많은 아쉬움과 안타까움에 외환은행 3만여 직원 및 가족분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어제는 너무 괴로워 이런 생각까지 해봤습니다. 저희가 노조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정말 우리만 편히 먹고살기 위해서 이런다고 생각하고 계신건지? 여론마저도 금융당국처럼 김승유 회장의 존재를 의식하고 계신 건지?"

하지만 정말 잘 모르겠다. 솔직히 급여가 깎이거나 고용이 불안해질까 봐 그러는 거 아닌가. 물론 안타까운 일이지만, 어쨌든 밥그릇 때문 아닌가. 왜 국민이 당신들의 투쟁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가. 김 위원장에게 우선 그 대답부터 들어봤다.

"결국 다 긁어서 론스타에... 혈세투입 불가피"

 김기철 위원장
 김기철 위원장
ⓒ 이정환

관련사진보기

김기철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은 먼저 '승자의 저주'론을 빼들었다. 그는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자금 외부조달을 살펴보면, 그 절반이 부채인 회사채고, 나머지 반은 대부분 펀드이며, 그것도 상당수가 헤지펀드 등 실체도 불분명한 특수목적회사(SPC)"라며 과도한 차입과 배당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내부조달도 건전하지 않다. 3분기 순익 7168억 원의 하나은행에서 1조9342억 원, 옵션쇼크로 손실을 봤던 하나대투증권에서 2717억 원의 배당을 끌어냈다"면서 "그렇다고 하나금융에 남는 것도 아니고 결국 다 긁어서 론스타에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이렇게 과도한 차입과 배당은 결국 외환은행에서 자금을 빼서 갚기 마련이고, 결국 두 금융기관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외환은행까지 합쳐진 거대금융그룹이 또 손을 벌리면 어떻게 하겠는가. 혈세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또 김 위원장은 '은행 대형화 기대 효과'를 묻는 말에 "외환은행은 지난 40년 동안 우리 경제가 해외로 진출하고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며 "그런데 하나금융은 소매금융밖에 안 해 본 조직이다. 무리한 차입으로 자금압박에 시달릴 상황에서 과연 외환은행에 재투자가 이뤄지겠느냐"고 의문을 표시했다.

"하나금융과 론스타 계약, 세금 문제 방조 내지 협조"

이처럼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가 국민적인 문제임을 강조한 김 위원장은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맺은 계약을 보면, 하나금융이 세금 문제에 관해서 방조 내지는 협조하도록 돼 있다. 그 금액이 5000억 원이 넘는다"면서 "국민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먼 미래가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이란 주장도 내놓았다.

김 위원장은 "실제로 주당 850원을 추가 보장해놓고 인수가액을 그보다 낮춘 허위공시로 금융당국은 물론 국민을 속였고, 유상증자에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하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헤지펀드가 상당수인 재무적 투자자만 유치했다"며 "김승유 회장이나 하나금융은 믿을 수 없는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또한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신청 심사에 대한 금융위의 공정성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최근 수출입은행이 태그얼롱(Tag-along: 대주주와 같은 가격에 지분 매도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하지 않은 점도 강조했다. 이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는)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김승유 회장의 연임 욕심이 부른 특혜"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하나금융 측은 서면 답변을 통해 ▲ 론스타에 대한 세금 면제 협조 ▲ 하나금융 유상증자에 단기투자자나 헤지펀드 등이 상당수 참여 ▲ 주당 850원 배당금 추가 보장 및 허위 공시 등 김 위원장 주장에 대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아래 상자기사 참조).

다음은 금융노조 외환은행지부 김기철 위원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행명 유지 방침은 한시적이란 조건... 우리로서는 의미 없는 이야기"

 지난 7일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앞에서 노조원 7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론스타 850원 추가 배당 반대 촛불시위'
 지난 7일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앞에서 노조원 7백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론스타 850원 추가 배당 반대 촛불시위'
ⓒ 외환은행 노동조합 제공

관련사진보기


- 12월에 위원장이 기자들에게 보내는 편지가 화제가 됐다. 일단 그와 같은 편지를 어떻게 쓰게 됐는지.
"언론 또는 국민들이 우리가 왜 투쟁하는가를 좀 더 알아 달라는 취지로 보냈다. 편지에도 적었지만, 이게(하나금융 인수 반대투쟁이) 결코 집단이기주의나 이런 부분이 아니다. 급여 부분이나 고용 안정 문제 등이 겁나서 하는 투쟁이 아니란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 ANZ나 HSBC 등 외국계 은행으로의 인수에는 반대하지 않았다. 그런데 2006년 KB금융이나 하나금융 등 국내 은행의 인수 움직임에는 반대하고 있다. 그래서 고용 안정이나 급여 부분을 고려한, 결국 밥그릇 싸움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
"명백하게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항상 인수 문제에는 큰 기준을 갖고 접근했다. 외환은행의 정체성, 즉 행명·상장 유지·국내외 네트워크 유지·고용 안정 등 이런 기준을 충족시키느냐다. 이에 따라 새로운 대주주를 찬성하느냐 아니냐를 결정을 해왔다. ANZ나 HSBC 같은 경우는 이와 같은 기준에 좀 더 맞는 대주주로 본 것뿐이다.

국내·국외를 따지는 게 아니다. 산업은행에 대해서도 주장을 많이 했다. 방금 이야기한 기준에 더 맞다고 본 것이다(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보다는 산업은행에 인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놨었다-기자 주). 그럼 KB금융이나 하나금융을 왜 반대하느냐. 행명·상장·국내외 네트워크 유지·고용 보장 등 이런 부분을 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이다."

-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이 행명 유지 방침을 밝힌 걸로 아는데?
"한시적이란 조건을 분명히 달고 있는 것이다. 통합과정에서 2∼3년 유예기간을 두겠다는 것뿐이다. 우리로서는 의미가 없는 이야기다."

- 물론 중요한 문제겠지만, 한편으로는 행명이나 상장 유지 등은 일반적으로 국민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로 보이는 것 또한 사실 아닌가.
"대주주 찬성 여부에 대해 이제까지 그와 같은 일관적인 기준을 적용해왔다는 말을 한 것이다. 회사를 지키는 핵심적인 조건이니까, 은행의 정체성이나 경쟁력 유지에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보기 때문이다."

"과다한 차입으로 공멸, 승자의 저주 예고"


- 하지만 국민이 꼭 신경을 써야 하는 문제로 보이지 않는 건 여전하다. 하나금융 인수 반대 투쟁이 왜 밥그릇 싸움이 아닌지, 그에 대한 설명으로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현대건설 딜(Deal)이 MOU 체결 이후 깨지면서 현대자동차로 넘어갔다. 핵심적인 이유가 무엇이었나. 승자의 저주 아니었나. 무리한 차입을 통해 기업을 인수했을 경우의 역작용, 인수한 기업마저 같이 망가지는 역작용을 우려한 결과였다.

지금 하나금융의 인수 자금 조달은 어떠한가. 5조 원 정도를 조달하는데, 반을 외부에서, 나머지 반을 내부에서 한다. 먼저 외부 조달, 다시 절반이 부채인 회사채고, 나머지 반은 유상증자인데 대부분이 펀드다. 그것도 상당수가 헤지펀드 등 실체가 불분명한 특수목적회사(SPC)다.

그렇다고 내부조달은 건전한가. 3분기 순익 7168억 원의 하나은행에서 1조9342억 원, 옵션쇼크로 760억 원의 손실을 봤던 하나대투증권에서 2717억 원의 배당을 끌어냈다. 그렇다고 이게 지주사인 하나금융에 남는 것인가. 결국 다 긁어서 론스타에 주는 것 아니냐.

이렇게 과도한 차입과 배당, 결국 무엇으로 갚겠는가. 외환은행으로부터 그 자금을 빼내서 할 것이다. 그렇게 내부 유보된 자금을 빼내면, 결국 두 금융기관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과다한 차입으로 인한 공멸, 승자의 저주가 예고되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가 다시 닥치면? 그 때 가장 많이 손 벌린 곳이 하나은행이었다. 또 손 벌리면? 외환은행까지 합쳐져 거대 금융그룹이 됐는데,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크겠는가. 혈세 투입이 또 불가피하지 않겠나. 이런 점을 국민들께서 알아주길 바라는 것이다."

- 한편 대형화에 따른 효과도 기대할 수 있지 않겠나.
"무작정 대형화한다고 세계적 은행이 되는가. 외환은행의 장점을 살릴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외환은행은 우리 경제가 해외로 진출하고 영항력을 확대하는 데 큰 역할을 지난 40년 동안 해 왔다. 외국환·기업금융·무역금융·해외영업망 등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하나금융은 소매금융 밖에 안 해 본 조직 아닌가. 실제로도 그쪽에는 관심도 없어 보인다. 그런 조직이 하나은행에서 1조9000억 원이나 빼갔겠나. 무리한 차입으로 자금 압박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외환은행에 재투자가 이뤄지겠나. 결국 승자의 저주, 외환은행의 장점을 살릴 수 없다는 것, 모두 국민과도 직결된 문제라는 것이다."

하나금융이 론스타 탈세 범법 행위에 적극 협조?

 론스타와 하나금융 간의 외환은행 인수계약서 약식번역문. 11.9.5, 11.9.8이 특히 외환은행 노조가 하나금융이 론스타의 탈세 범법 행위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는 근거로 꼽는 조항들이다
 론스타와 하나금융 간의 외환은행 인수계약서 약식번역문. 11.9.5, 11.9.8이 특히 외환은행 노조가 하나금융이 론스타의 탈세 범법 행위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는 근거로 꼽는 조항들이다
ⓒ 외환은행 노동조합 제공

관련사진보기


- 하나금융이 론스타의 세금 회피를 돕는다고 주장하고도 있는데?
"지금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맺은 계약을 보면, 하나금융이 세금문제에 관해서 방조 내지는 협조를 하도록 되어 있다. 그 금액이 5000억 원이 넘는다. 이것 또한 국민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부분 아닌가. 그런 측면에서도 이번 딜이 진행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지난 달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이 론스타의 탈세 범법 행위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하나금융과 론스타가 맺은 계약서에 "론스타는 하나금융지주에게 자본이득세에 관련된 세금 면제 신청서를 제공한다. 그리고 하나금융지주는 동 세금면제신청서를 계약이 완결되는 해당월 익월의 9일 이전까지 세무당국에 제출한다"라고 명시돼 있다는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론스타 지분 매매대금이 4조9865억 원일 경우 5465억 원의 원천징수세액이 발생한다고 한다. 통상적으로 원천징수세액은 매매대금이 지급된 해당월 다음달 10일까지 국내에서 주식을 매수한 자가 자동 납부한다. 국세청이 원천징수세 납부에 대해 사전 고지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이기 때문이다.

노조는 2007년 크레딧스위스(CS)증권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당시 매각주간사였던 크레딧스위스 증권은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 지분 13.6%를 매입할 때 사전 국세청 질의를 통해 원천징수세액 1192억 원(8770만주, 매매대금 1조1928억 원)을 차감하여 국세청에 납부하고 나머지 매매대금을 론스타에 지급했다고 한다. 그런데 하나금융은 세금면제신청서를 해당월 익월의 9일 이전까지 세무당국에 제출하도록 론스타와 계약을 맺음으로써, 원천징수의무자로서 납세의무를 다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 노조 측의 입장이다.

나아가 "하나금융지주는 본 계약서상의 대금 지급과 관련하여 어떠한 자본이득세도 원천징수하거나 공제하지 않는다"는 계약 내용을 들어 론스타의 탈세행위도 돕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외에도 노조는 "자본이득에 대한 세금부과에 관해 론스타 명의로 혹은 하나금융지주 명의로 소송을 제기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론스타의 결정에 따른다… 향후 론스타가 자본이득세에 대한 협상이나 방어를 할 수 있도록 하나금융지주는 이에 협력하고 론스타가 요청하는 조치를 취한다"등 계약 내용을 들어 하나금융이 론스타 탈세를 돕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범정부 차원의 특혜... 정부에서 하나금융 도와주고 있다"

 인터뷰 당일 오후 삭발한 김기철 위원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인터뷰 당일 오후 삭발한 김기철 위원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외환은행 노동조합 제공

관련사진보기


- 그렇다면, 현재 노조가 주장하는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의 거짓말은 무엇인가?
"대표적인 것은 세 가지다. 첫째, 가장 큰 거짓말은 론스타와의 거래가 시작되는 단계에서 실사를 하지 않고 했다고 한 것이다. 하나금융 직원이 들어온 적도 없고, 자료가 나간 적도 없다. 무슨 자료를 갖고 실사를 열흘 만에 했다는 것인가.

둘째, 허위 공시다. 실제로 주당 850원을 추가 보장해 놓고 인수가액을 그보다 낮춰 공시했다. 그랬다가 우리가 문제를 제기하니까 정정 공시했다. 하나금융 측은 배당 상한선을 둔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로 인해 손해를 보든 또는 이익을 보든, 추가로 보장해 준 것은 맞지 않나. 허위 공시로 금융당국은 물론 국민을 속인 것이다.

셋째, 전략적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유치하지 못했다. 이번 하나금융 유상증자에 36개 투자자가 참여했는데, 단기 투자자·헤지펀드가 상당수를 차지하는 재무적 투자자만 유치한 것이다. 그 밖에도 처음과 달라진 이야기들이 많다. 김승유 회장이나 하나금융, 믿을 수 없는 집단이다."

- 지난달 26일 노조가 하나금융의 인수 중단을 촉구하는 100만인 서명지를 청와대에 전달했다. 그때 위원장은 "정부가 모든 일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리한다면 하나금융은 결코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없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가?
"가장 중요한 것이 금융위다. 그런데 김승유 회장 위세에 눌린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하나금융과 론스타와의 계약도 사후에 보고받은 것 아닌가. 또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아직 진행 중이다. 이 부분이 결론난 후에 하나금융 인수신청을 심사하는 게 맞지 않나. 이번 계약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분인데도, 별개로 끌고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인수신청 심사에서도 반드시 따져봐야 하는 것이 이번 하나금융의 유상증자 부분이다. 우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36개 투자자 가운데 헤지펀드가 절반 이상이다. 같은 곳에서 나왔을 돈이 분산됐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동일인 여부 확인을 반드시 해야 한다. 이면계약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단기 투자 자금이라면, 그만큼 수익을 보장해줬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하나금융을 도와주고 있다고 본다. 수출입은행은 2006년 KB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려고 했을 때는 분명히 동반매도권(태그얼롱)을 행사하겠다고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를 행사하지 않았다. 사실상 6천억 원에 해당하는 자금을 빌려준 것이다. FI(Financial Investors:M&A 등에서 부족한 자금을 조달해주는 재무적 투자자) 아닌가.

수출입은행은 수출기업을 지원하는 곳이지, 이자 받는 조건으로 돈 장사를 하는 곳이 아니다. 게다가 당장 돈이 없어 국회에 자본 확충까지 요구한 상황에서 태그얼롱을 행사하지 않는다? 하나금융 인수자금 마련에 도움을 주려는 것이라고, 상식적으로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런 상황들을 감안했을 때, 분명 보이지 않는 손이 있지 않겠느냐, 범정부 차원의 특혜가 작동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태그얼롱(Tag Along)이란 1대 주주가 보유 지분을 매각할 경우 2, 3대 주주가 같은 가격으로 지분 매각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1대 주주인 론스타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주당 1만425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2대 주주인 수출입은행이 태그얼롱을 행사하면 역시 같은 금액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최근 수출입은행은 하나금융과 태그얼롱을 행사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를 두고 하나금융의 자금 사정을 고려한 특혜성 합의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과 수출입은행이 합의한 그날 외환은행 주가는 9900원이었다.

"김승유 회장의 연임 욕심이 부른 특혜"

- 그러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위원장은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가.
"김승유 회장의 연임 욕심이 부른 특혜라고 정의하고 싶다. 김 회장이 연임할 때마다 큰 이슈들이 있었다. 그 대부분이 M&A를 통한 연임이었다는, 그런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다고, 특히 대통령과의 친분이 통하고 있는 것이라 본다."

- 현재 노조의 요구사항은? 현재 입장은 무엇인가.
"현재로서는 투쟁 이외 달리 입장이 없다. 하나금융과 론스타와의 계약이 철회돼야 하고, 감독 당국에서는 승인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 만약 금융위가 승인을 한다면?
"저희들은 투쟁이 성공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만약 승인이 날 경우, 한국노총, 금융노조와 연대하여 가장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

- 언론 보도에 대한 문제의식은?
"불만이 많다(웃음). 작년 11월부터 투쟁을 시작했는데, 언론보도도 잘 안 됐지만, 더더욱 광고 이런 부분에서 많이 막혔다. 일부 언론들이 하나금융 자본 공세에 넘어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든다. 하나금융 주장을 그대로 담을 게 아니라, 최소한 그에 대한 반론, 저희들의 주장, 이런 부분에 대한 보도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그렇게 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승자의 저주라는 것, 한 번 터지고 나면 국민경제에 엄청난 충격과 파장을 몰고 올 수밖에 없다. 터지기 전에 막아야 하고, 이번 거래는 깨져야 하는 것이다. 하나금융 인수보다 얼마든지 더 나은 대안이 있을 수 있다. 국민들께서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외환은행을 세계적 은행으로 만들어 보답하겠다. 이와 같은, 정말, 우리 외환은행 직원들의 염원이나 뜻이 제대로 전달됐으면 좋겠다."

하나금융지주 "과세당국이 판단할 문제, 안전장치도 마련"
하나금융지주 측은 론스타에 대한 세금 면제를 방조 또는 협조하고 있다는 외환은행 노조 주장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하나금융 측은 지난 17일 서면 질의에 대한 답변을 통해 "론스타의 국내 고정사업장 보유 여부, 한국-벨기에 조세조약의 인정 여부는 과세당국이 판단할 문제"라면서 "하나금융에 원천징수 의무가 있다고 매매대금 지급 이전에 결정될 경우에는 세금을 원천징수 후 나머지 매매대금을 론스타에 지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에 대한 원천징수 의무가 매매대금 지급 이후 결정될 경우에 대해서는 "론스타가 즉시 관련세액을 하나금융에 지급하고 이를 과세당국에 납부하게 된다"며 "론스타가 세액을 지급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하여 국제적으로 신용 있는 은행이 발급한 지급보증서를 제공받았다"고 덧붙였다.

또 하나금융에 대한 원천징수 의무가 없다고 결정될 경우에는 "과세당국이 론스타로부터 세금을 직접 징수하게 되므로 하나금융은 더 이상 세금문제에 관여되지 않는다"면서 "따라서 하나금융은 세금문제와 관련해서 지급보증서 등으로 과세당국에 대한 의무 이행을 위한 명확하고 안전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것"이라고 외환은행 노조 측 주장에 반박했다.

하나금융 유상증자에 참여한 투자자 중 상당수가 단기투자자·헤지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라는 외환은행 노조 주장에 대해서도 하나금융 측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내왔다. 하나금융 측은 "증자에 참여하는 투자자가 대부분 장기투자를 선호하는 외국인 투자자"라는 키움증권 애널리스트 리포트(2월 14일)를 인용하며 "금번 유상증자 관련 투자자는 국내 투자자 9곳(우리사주 포함), 해외투자자 27곳으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이어 하나금융 측은 "해외투자자는 대부분 장기투자를 선호하는 재무적 투자자로 구성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면서 "투자자 유치 과정에서 여러 곳(전략적, 재무적 투자자)을 협상했으며, 협상과정에서 서로 조건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장기투자를 선호하는 재무적투자자 중심으로 유치 노력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론스타에 주당 850원 배당금을 추가 보장한 것이란 외환은행 노조의 주장에 대해서도 하나금융 측은 "추가보장이 아닌 정산의 개념"이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으며, "이는 공시대상이 아니며 법무법인의 검토까지 받은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절대로 허위공시가 아니란 입장이다. 또한 하나금융 측은 "지속적으로 외환은행의 월·분기 보고 및 공시자료를 계속 업데이트해 분석해 왔으며, 2010년 3월 론스타가 매각을 재개한 이후 별도의 내부팀을 구성해서 가동해 왔다. 이렇게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2010년 11월 외부자문사와 정밀실사를 실시했다"는 답변으로 론스타와 딜(Deal) 시작단계에서 실제 실사가 안 이뤄졌다는 노조 측 주장을 반박했다.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4,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