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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고, 부끄럽다" (중략) LH유치와 관련해서는 도민 결속을 이념화해 전북도의 분산 유치 논리를 그대로 선전하는데 바빴다. 당초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정부 때리기 일변도 였다. 대부분의 언론이 분산 유치 논리의 문제점, 실패 가능성과 대안 마련의 필요성, 구시대적인 주민 동원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눈감았다. 전북도의 선전기관이나 다름없었다. (6월 2일 새전북신문 김경섭 편집국장 칼럼 중)

지방자치단체가 국책사업 유치전에 뛰어들때, 지역언론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지방자치단체와 한몸같이 움직이며 지역사회 여론만 적극 대변해야 할까요? 아니면 제3자의 위치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진행상황을 '차분하게' 기술해야 할까요?

그리고 국책사업의 승패가 정해진 이후 지역언론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자기 말에 책임 지지 않는 지방자치단체장 또는 선출직 공직자의 행보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해야 할까요? 아니면  정치권과 청와대를 향해 비난의 목소리만 높이면서 상대적으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의 '무책임함'에 슬쩍 눈감아야 할까요?

또한 국책사업 유치전 동안 지역언론은 자신의 모습이 저널리즘에 충실했는지 여부를 되돌아봐야 할가요? 아니면  '지역홀대, 역차별, 선거때 표로 심판하리라'등등의 '자극적'목소리로 자신의 오류를 슬쩍 감춰야 할까요?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지역언론의 존재이유인 지역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해야 한다는 점과 함께 저널리즘 원칙도 꾸준히 지켜야 한다는 '공자왈, 맹자왈'같은 이야기 정도만 남아 있는 상황인데요.

그런데, 최근 새전북신문 김경섭 국장이 LH공사 유치전에서 '전북도의 선전기관이나 다름없었던 스스로를 반성한다'고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나섰습니다.

지난해 8월  인사검증과정에서 각종 부조리로 논란이 된 김태호 국무총리(전 경남도지사, 현 국회의원) 가 사퇴를 선언하던 날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편집국장이 <권력감시 역할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라며 공개 사과를 한 이후 두번째 입니다.

전북 시민단체 '낡은 리더쉽 청산', 새전북신문 '부끄럽습니다'

앞서 5월 31일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이하 전북시민연대)는 <도민에게 드리는 글 : LH공사 유치실패 교훈 삼아 전북의 정치와 행정, 시민사회의 새장을 열어가자 : 전북의 낡은 리더쉽을 청산하고 변화을 물꼬를 트자>는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성명서(2011년 5월 31일)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성명서(2011년 5월 31일)
ⓒ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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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시민연대는 "LH공사 유치과정에서 드러난 지역사회의 청산과 변화의 과제를 분명히 평가하며 지속가능한 전북의 발전과 보다 나은 도민들의 삶을 위한 공동의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기다"라며 다섯가지 과제를 제시합니다.

△ 전북 정치권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를 통해서 새로운 비전과 지속가능한 발전전략을 내오는 초서을 다져야 한다 △ 권위주의적인 낡은 리더쉽의 김완주(전북도지사) 도정은 과감한 인적쇄신과 새만금과 LH공사를 극복하는 새로운 전북발전전략을 제시하여야 한다 △ 토건개발세력과 정치와 도정의 나팔수가 되어 관제동원에 앞장서 도민들의 여론을 획일적으로 몰아간 관변인사들의 자진 퇴진이 전북의 미래를 밝게 할 수 있다. △ 진정한 지역발전을 가로 막는 언론사의 자정과 공기로서 기능을 충실하지 못하는 언론사의 퇴출이 지역발전 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다. △ 민주당을 제외한 야3당과 시민사회진영도 전북도민에게 진심으로사과하고 전북발전을 위해 통 큰 협력을 해야 한다 등입니다.

새전북신문 김경섭 편집국장은 전북시민연대 '언론사의 자정과 공기로서 기능을 충실하지 못하는 언론사 퇴출'이라는 지적에 <부끄럽고 부끄럽다> (6월 2일)는 칼럼으로 화답했습니다.

김경섭 편집국장 칼럼
▲ 새전북신문 2011년 6월 2일 김경섭 편집국장 칼럼
ⓒ 새전북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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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편집국장은 이 칼럼에서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가 지난달 31일 낸 'LH실패, 도민에게 드리는 글'을 보고 지역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럽기 짝이 없음을 고백한다. (중략) 나아가 내가 몸담고 있는 새전북신문이 참여연대가 도내 언론에 대해 지적한 문제점에 대해 "나와 우리에게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항변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자신의 모습을 되볼아보고 있는데요.

또한 "LH유치와 관련해서는 도민 결속을 이념화해 전북도의 분산 유치 논리를 그대로 선전하는데 바빴다. 당초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정부 때리기 일변도 였다. 대부분의 언론이 분산 유치 논리의 문제점, 실패 가능성과대안 마련의 필요성, 구시대적인 주민 동원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눈감았다. 전북도의 선전기관이나 다름없었다"며 이는 다섯 달이나 계속된 전주 시내버스 파업 보도는 더욱 가관이었다고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편 "신문이 10개가 넘은 만큼 각 사의 입장에 따라 다양한 시각과 보도가 이뤄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대부분 지방정부와 기관의 시각이 바로 신문의 시각이나 마찬가지다. 온통 지방정부 따르기 행렬에 들어갔다.  너나 할 것 없이 기사 담합. 기자의 광고 유치와 개입이 일반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비판이나 감시는 고사하고 의제발굴은 사치가 돼 버렸다"며 "참여연대가 지적한 대로 지역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구시대의 유물인 낡은 리더십과 토호세력의 발호, 무책임한 정당과 시민사회, 사이비언론을 혁신하지 않으면 지역의 변화와 발전은 요원하다"며 언론개혁은 지역 혁신의 핵심임을 당부하고 있네요. 

대구경북권 언론, '지방은 죽었다', '역차별' 등 감성 자극하는 '말잔치'

동남권 신공항, 과학벨트 등 잇단 국책사업 유치실패를 경험했던 대구경북. '실패'가 가진 허탈감에 이들이 선택했던 보도방향은 '지방은 죽었다', '지역역차별', '대구경북 갖고 노나' 등등 구시대 유물인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나쁜 말잔치'로 일관했습니다.

이들은 국책사업이 유치되지 않으면 '중대한 결단', '의원직 사퇴', '결사항전'운운했던 선출직 공직자(지방자치단체장, 대구시·경북도 의원)의 '말잔치'에 그 책임도 묻지 않고 있습니다.

전직 경남도지사였던 김태호 총리후보의 권력남용을 제대로 감시하지 못했다고 반성하는 <경남도민일보>, LH공사 유치에 '전북도의 선전기관이나 다름없었다'며 부끄러워하는 <새전북신문>.

화려한 말잔치로 지역민의 '감성'만 자극했던 대구경북권 언론과는 차별성이 뚜렷하게 부각되고, 그들이 꿈꾸는 저널리즘의 길은 이 지역 언론과 다른 것 같습니다.

당신들의 용기있는 결단에 박수를 보냅니다. 

경남도민일보 2010년 8월 30일
▲ 경남도민일보 2010년 8월 30일 경남도민일보 2010년 8월 30일
ⓒ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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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오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글쓴이는 참언론대구시민연대(www.chamma.org) 사무국장입니다.



태그:#LH공사, #새전북신문,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 사과, #지역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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