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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에서 노인에게 욕설을 퍼붓는 20대 남성(출처 :포털사이트 동영상 캡쳐화면)
▲ 지하철 막말남 지하철에서 노인에게 욕설을 퍼붓는 20대 남성(출처 :포털사이트 동영상 캡쳐화면)
ⓒ 포털사이트 동영상 캡쳐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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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지하철에서 어떤 20대 젊은 남성이 60대 노인에게 욕설을 마구 퍼붓는 동영상이 '지하철 막말남'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게재됐다. 한 노인이 지하철에서 다리를 꼰 채 옆 좌석에 앉아있던 젊은 남성에게 다리를 풀어줄 것을 요청하자, 그 젊은 남성이 노인에게 폭언과 욕설을 한 것이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공분을 느끼며 그 젊은 남성에 대해서 비판하고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까지는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이러한 사건들이 일어날 때마다 네티즌들은 이렇게 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네티즌들의 도가 지나쳤다. 네티즌들은 동영상 내용을 토대로 젊은 남성에 대한 정보를 파악해 OO에 거주하고 서울 소재 H대학교를 다니는 대학생이라고 밝히는 이른바 '신상 털기'를 했다.

이 내용이 퍼지자 H대학교의 행정실에는 항의전화가 빗발쳤고, 그 대학생의 미니홈피는 네티즌들에 의해 테러 당했다. 하지만 이것은 곧 허위정보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관련 없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고, H대학은 업무 차질은 물론이고 학교의 명예를 실추했다며 고소하겠다는 입장이다.

피해자로 오해받은 사람의 미니홈피(출처 : 피해자 미니홈피화면 캡쳐)
▲ 피해자 미니홈피 피해자로 오해받은 사람의 미니홈피(출처 : 피해자 미니홈피화면 캡쳐)
ⓒ 피해자 미니홈피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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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신상털기'는 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처음 생겨난 말로, 인터넷 상에서 논쟁이나 싸움이 발생했을 때, 상대방의 이름, 전화번호, 블로그 및 홈페이지, 집 주소 등을 알아내 인터넷에 유포하고 그들에게 전화를 하거나 블로그나 미니홈피를 통해서 욕설이나 폭언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신상털기'로 당사자뿐만 아니라 동명이인, 비슷해 보이는 사람들이 네티즌들의 집중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렇게 '신상털기'를 통하여 그들만의 방식으로 다른 사람을 처벌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인터넷의 발전과 이를 토대로 한 소셜네트워크(SNS)와 같은 뉴 미디어의 발전으로 네티즌들의 힘이 전례없이 강력해진 것은 사실이다. 그들은 인터넷 상에서 그들의 SNS 공간을 통해서 공론장을 형성하여 사회적 이슈나 논쟁에 대해서 비판하기도 하고 그것에 대해서 바로잡으려고 애쓴다. 하지만 '신상털기'와 같은 방법을 통하여 개인의 정보를 불법적으로 유출하고 그들을 '욕 먹어도 싼, 비난 받아 마땅한' 대상으로 규정지어 공격하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또한 그 정보가 확실하지 않고 거짓 정보일 때에는 더욱 더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부산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재학중인 이상훈(24)군은 "네티즌들이 사회적 고발 의식을 가지고 인터넷 상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하는 것은 높게 평가할 수 있지만, 그들이 어떠한 사람에 대해서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유출하는 '신상털기'를 하고 비난 및 욕설 등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네티즌들은 인터넷상에서 행해지고 있는 '신상털기'는 엄연히 다른 사람의 정보를 불법적으로 유포하는 범죄행위라는 것은 인지해야 한다. 사회적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서 제시한 네티즌 행동강령에서는 제1항, 4항을 통해 타인의 인권과 사생활을 존중하고 보호하며 타인의 정보를 보호해야 한다고 하고 있고 제 5항에서는 비속어나 욕설사용을 자제하고, 바른 언어를 상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네티즌들의 역할은 사이버 경찰 수사대가 아니라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유익한 정보를 교환하고 자율적인 감시와 환경조성에 힘쓰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이러한 사항을 숙지하고 실천하여 어떠한 이슈나 사안에 대해서 '신상털기'와 같은 방법을 통한 당사자에 대해 맹목적인 비난을 할 것이 아니라 올바른 시각을 가지고 비판적인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서 제정한 네티즌 행동강령(출처 : 정보통신윤리위원회)
▲ 네티즌 행동강령 정보통신윤리위원회에서 제정한 네티즌 행동강령(출처 : 정보통신윤리위원회)
ⓒ 정보통신윤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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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지하철 막말남, #네티즌, #신상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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