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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가 청문회 증인 채택을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2일 국회 정문 앞에서 국정조사 파행을 규탄하며 항의농성을 벌이고 있는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이 불볕더위에 축 늘어져 아스팔트에 드러누워 있다.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가 청문회 증인 채택을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2일 국회 정문 앞에서 국정조사 파행을 규탄하며 항의농성을 벌이고 있는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이 불볕더위에 축 늘어져 아스팔트에 드러누워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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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무슨 죄인이야? 왜 길을 막아!"
"도대체 우리가 사람을 죽였노, 돈을 훔쳤노! 무신 죄가 있다고 그러노, 우리한테!"

2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 이곳에서 농성 중인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은 국회에서 열리는 저축은행 비리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기관보고장 진입을 시도했지만, 경찰에게 제지당했다.

부산저축은행 피해자 50여 명이 국회 인근에 도착한 것은 1일 오후 10시. 경찰이 이들을 알아보고, 버스에서 내리지 못하도록 막았다. 이들 중 20여 명만이 경찰의 눈을 피해 이날 오전 국회 앞에 도착했다. 경찰의 제지에,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빨리 문제를 해결하라"고 외치는 것뿐이다.

국회 정문 앞에서 만난 오승탁(55) 부산저축은행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피해자 보호대책에 대한 확답을 받는 게 목표"라며 "특검으로 넘긴다는 얘기가 있는데 피해보상은 언제 해줄 것이냐, 하루빨리 청문회 증인을 채택해 국정조사 기간 내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호받지 못하는 5000만 원 이상 예금자와 후순위채권자의 피해를 100% 보상해줘야 한다"며 "국민 세금이나 외부 자금으로 보상해달라는 게 아니다, 대주주들 은닉재산이 있을 거 아니냐, 그 돈으로 보상받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부위원장은 "피해자보호대책안을 받을 때까지 부산으로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생 모은 돈을 허무하게 날려버릴 수 없어서 농성에 참여했다는 손아무개(67)씨는 "은행 직원의 말을 믿고 몇 십 년 동안 모은 3000만 원을 날렸다, 돈 못 찾으면 집에 못 가고 죽어야 한다"며 "남의 집 청소하고 종이 열심히 줍거나 평생 배 타서 돈 모은 사람들은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가 청문회 증인 채택을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2일 국회 정문 앞에서 국정조사 파행을 규탄하며 항의농성을 벌이고 있는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이 불볕더위에 축 늘어져 아스팔트에 드러누워 있다.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가 청문회 증인 채택을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2일 국회 정문 앞에서 국정조사 파행을 규탄하며 항의농성을 벌이고 있는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이 불볕더위에 축 늘어져 아스팔트에 드러누워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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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 날씨가 무더워졌다. 피해자들은 챙겨온 양산을 하나 둘씩 펼쳐 그늘을 만들고는 하염없이 부채질을 했다. 햇빛을 피하려 종이박스로 들어간 피해자도 있었다. 화장실을 가겠다는 피해자들과 이들을 둘러싸 경찰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국회 담장에 몸을 기대고 있는 피해자들은 "그래도 우린 팔 다리 멀쩡하니 괜찮다"며 "어제 버스에서 못 내린 노인분들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어제 오후 4시부터 차 안에 있는 어르신들은 한 끼도 못 먹고 있어. 병 있는 분들도 있는데 어카면 좋노. 이종혁 한나라당 의원이 버스 안에 있는 사람들 꺼내 주고 밥도 주고 한다고 캤는데…. 아무 소식 없네."

덧붙이는 글 | 이주영 기자는 <오마이뉴스> 14기 인턴입니다.



태그:#부산저축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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