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

메이저리그 '핵잠수함' 김병현이 마침내 넥센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18일 넥센 입단이 공식 발표된 뒤 이틀만인 20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김병현은 애리조나시절 달았던 등번호 49번이 새겨진 넥센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공식 기자회견을 열며 국내무대 데뷔에 대한 기대와 소감을 밝혔다.

1999년 성균관대학교 재학시절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입단했던 김병현은 2001년 팀의 마무리로 활약하며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월드시리즈 마운드에 서서 첫 우승을 경험했고 2004년에는 보스턴으로 둥지를 옮겨 두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동양인으로서는 최초로 양대 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하지만 2007년 플로리다를 끝으로 더 이상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지 못했고 이후 독립리그를 전전하다 지난해에는 일본 프로야구 라쿠덴 골든이글스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비록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 1군 무대에서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2군 리그에서 몇 차례 마운드에 올라 140km대 후반의 공을 던지며 자신의 구위에 대해 어느 정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고, 넥센 관계자의 전언에 의하면 다행히 김병현의 현재 몸 상태는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국내무대에서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현재로서는 물음표 상태다.

너무 길었던 공백기.. 핵잠수함 위용 보여줄까?

앞서 언급했듯 김병현은 2007년 플로리다를 끝으로 더 이상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서지 못했고 이후 독립리그를 거쳐 지난해 일본무대로 자리를 옮지만 1군 무대 등판은 없었다. 때문에 공백기가 너무 길었다는 것은 분명 걱정스러운 부분이다. 어쩌면 김시진 감독이 김병현 영입에 큰 미소를 지으면서도 보직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07년 이후 실전등판이 거의 없었다는 것은 실전에서의 경기감각이 그만큼 떨어져 있다는 방증이며 김병현이 지난해 일본리그 2군 경기에서 몇 차례 등판을 했다고는 하지만 2군 리그와 1군 리그의 차이는 분명 다르다. 또한 메이저리그를 경험했다고 해서 국내무대에서의 활약을 장담할 수도 없다. 이는 김병현에 앞서 메이저리그를 거쳤다 국내에 복귀한 선수들이 데뷔 첫해 고전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다른 해외파들과 다르게 김병현은 박찬호와 더불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선수 중 한명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 부분이 김병현 스스로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특히, 성격이 급하고 자존심이 강하기로 소문난 김병현이 조급한 마음에 일찍 마운드에 올랐다가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할 경우 심리적인 압박감을 극복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미 김병현은 보스턴시절 자신에게 야유를 보냈던 팬들에게 손가락 욕설을 해 파문을 일으켰던 적이 있고 이로 인해 보스턴에서 팀을 떠날 때까지 팬들에게 대접을 받지 못했던 전례가 있다. 국내 프로야구도 메이저리그와 다르지 않다. 김병현이 제 모습을 보여준다면 팬들은 많은 격려와 박수를 보내겠지만 자칫 기대이하의 성적을 올린다면 김병현도 팬들과 여론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

김병현의 넥센 입단은 분명 팀에게도 긍정적인 요소이며 프로야구 흥행에도 크나큰 호재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 급한 마음에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운드에 올라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하는 것보다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준비해서 완벽한 몸을 만든 뒤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

때문에 이장석 대표가 '올해는 적응기간으로 삼고 내년을 위해 확실히 준비하라'고 당부한 말을 다시 한 번 새길 필요가 있다.

'풍운아'라는 별명처럼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우뚝 섰다가 기나긴 방황을 마치고 마침내 국내무대에 서게 된 김병현이 완벽한 몸을 만들어 애리조나 시절 '핵잠수함'의 위용을 선보이며 연착륙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병현 메이저리거 김병현 귀국 넥센히어로즈 프로야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