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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15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김 전 수석은 2008년 전당대회에서 박희태 후보를 당 대표에 당선시키기 위해서 당 소속 국회의원과 대의원들에게 돈봉투를 살포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수석은 검찰 조사에서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돈봉투를 돌려받은 사실을 보고받은 것과 고승덕 의원에게 전화를 건 사실 등을 시인했다는 말이 나온다.

 

그런데 김 전 수석은 고승덕 의원이 돈봉투 사건을 처음 고백하며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자 "고 의원과는 18대 국회 들어 말 한마디 해 본 적이 없고 눈길 한번 나눈 적이 없다"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한 바 있다. '돈봉투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되는데도 청와대 정무수석이라는 현직을 계속 유지하면서 사실상 수사 진행을 방해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검찰이 김 전 수석이 개입한 단서를 추가로 잡자 마지못해 지난 9일 청와대 정무수석에서 사퇴할 뜻을 밝혔다. 검찰은 김 전 수석에 대한 조사에 이어 조만간 박희태 전 국회의장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김 전 수석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사이버테러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12월 조현오 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건 내용을 논의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해당 사건에 청와대가 조직적으로 압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명박 정권이 출범한 후 대통령 측근과 여당인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한 권력형 비리가 잇따라 터지고 있다. 역대 그 어떤 정권과도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엄청나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이 대통령의 자화자찬을 두고 비난이 쏟아지는 판국이다. 하지만 조중동은 권력층의 비리와 의혹을 제대로 파헤치고 보도하여 언론의 사명을 다하기는커녕 4년 내내 MB정부와 새누리당을 두둔하는 데 앞장서더니, 이번에도 역시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5일 고승덕 의원의 폭로로 실체가 상당히 드러난 새누리당 돈봉투 사건을 의혹 제기 수준이었던 민주당 돈봉투 사건과 대등하게 보도하며 새누리당 돈봉투 사건을 '물타기'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조중동은 돈봉투 사건의 핵심으로 거론되는 김효재 전 정무수석에 관해서도 소극적인 보도로 일관했는데, 보도 건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표] 참조). 특히 조선일보는 가장 소극적인 보도 행태를 보였는데 김 전 수석이 조선일보 편집부국장 출신이라는 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한편 이러한 조중동의 소극적인 보도는 참여정부 시절과도 대비된다. 조중동은 노무현 대통령 집권 당시 청와대 인사에게 아주 작은 의혹만 제기되더라도 대대적인 공세를 취한 바 있다. 2007년 9월부터 11월까지 조중동은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의 스캔들을 보도하면서 청와대와 노무현 대통령을 무자비하게 공격했고, 참여정부와 노 대통령을 비난하는 사설을 쏟아낸 바 있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김효재 수석이 검찰이 소환되는 사진을 1면에 싣고, 새누리당 돈봉투 사건의 핵심인 김 전 수석과 박희태 국회의장에 대한 검찰 수사 관련 내용을 다룬 기사를 2건씩 내보냈다.

 

14시간 조사받고 귀가 (한겨레, 1면/16일/사진)

검찰, 박희태 이르면 주말 소환 (한겨레, 1면/16일)

김효재 기소 불가피…다음은 박희태 (한겨레, 10면/16일)

 

한겨레신문은 16일 1면 기사 '검찰, 박희태 이르면 주말 소환'에서 김 전 수석이 검찰에 소환되었다고 전하면서, 검찰이 김 전 수석을 상대로 '돈봉투 살포 지시 여부, 이를 박 전 국회의장에게 보고했는지, 당시 캠프의 불법자금 조성·운영 사실' 등을 캐물었다고 보도했다. 또 검찰이 이르면 이번 주말에 박 전 국회의장을 소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10면 기사 '김효재 기소 불가피…다음은 박희태'에서는 고승덕 의원의 폭로에도 혐의를 부인하던 김 전 수석이 또 다른 2천만 원 살포 사건에 개입됐다는 단서가 드러나자 소환 조사까지 받게 되었다면서, 새누리당 전당대회 돈 살포 의혹 흐름을 정리해서 보도했다. 기사는 검찰이 '구속이든 불구속이든 김 전 수석의 기소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라며, 박 전 의장을 조사한 후 두 사람의 형사처벌 수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입 다문 '돈봉투 의혹' (경향, 1면/16일/사진)

김효재 혐의 일부 인정… 내주 초 영장 여부 검토 (경향, 10면/16일)

디도스·내곡동 사저·FTA 부적절 대응 '구설 몰고 다닌 MB 참모' (경향, 10면/16일)

 

경향신문은 16일 10면 기사 '김효재 혐의 일부 인정… 내주 초 영장 여부 검토'에서 고승덕 의원실에 300만 원 살포할 때와 안병용 새누리당 은평갑 당협위원장이 지역 구의원들에게 2000만 원을 전달하는 과정에 김 전 수석이 개입했다는 진술과 정황을 검찰이 확보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고 의원 외 다른 의원 수십 명에게도 돈봉투가 살포됐다는 의혹과 대선잔금 등 거액의 불법자금이 사용됐다는 의혹 등은 그대로 남게 돼 '부실수사' 논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디도스·내곡동 사저·FTA 부적절 대응 '구설 몰고 다닌 MB 참모''에서는 김효재 전 정무수석이 이번 돈봉투 사건 외에도 여러 차례 논란을 빚었다는 점을 보도했다. 김 전 수석은 그동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사이버테러 사건의 축소·은폐를 위해 경찰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비롯해 '여당 의원들을 상대로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독려하며 색깔론을 내세운 것',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파문과 측근 비리에 사과 대신 변명으로 일관한 것' 등 구설을 몰고 다녔다고 전했다.

 

김효재 전 정무수석 소환 '돈봉투 개입' 여부 조사 (조선, 10면/16일)

박희태 전 국회의장 소환 임박 (중앙, 16면/16일)

'돈봉투' 검찰 조사 받은 김효재 전 수석 (동아, 1면/16일/사진)

'돈봉투 기획' 조사… 돈 받은 의원 더 나올까 (동아, 12면/16일)

 

반면 조중동은 김효재 전 정무수석 소환 기사를 내보냈으나 매우 분량이 적었다. 지면 배치도 뒤로 밀렸다. 조선일보는 10면 '김효재 전 정무수석 소환 '돈봉투 개입' 여부 조사'에서 김 전 수석의 소환 소식을 간략히 전했다. 중앙일보는 16면 왼쪽 하단에 '박희태 전 국회의장 소환 임박'이라는 기사에서 김 전 수석 소환 사실을 함께 실었다.

 

동아일보는 1면에 검찰에 소환되는 김효재 전 정무수석의 사진을 실었다. 기사는 12면 ''돈봉투 기획' 조사… 돈 받은 의원 더 나올까'에서 간단하게 다뤘다.

 

조중동, 참여정부 시절엔 '나라 무너질 듯' 호들갑

 

하지만 조중동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 9월부터 11월에 당시 변양균 청와대 정책실장의 스캔들 관련 보도를 대대적으로 내보내며 나라가 망하기라도 한 듯이 야단법석을 떨며 참여정부를 공격했다. 당시 석 달 동안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변양균 정책실장과 관련해 쏟아낸 사설만 각각 19편, 13편에 달했다.

 

2007년 9월 21일 조선일보는 사설 '청와대 앉아 이렇게 국민 세금 도둑질했다니'에서 "대통령의 사람 보는 눈이 어떤 수준인지 말해준다"며 비난했고, 동아일보도 같은 날 사설 ''도덕 정권'의 벗겨지는 가면들'에서 "자칭 '도덕 정권'의 가면이 벗겨지면서 드러나는 맨얼굴은 과거 부패한 정권들과 다를 바 없는 '도긴 개긴'이다"라고 헐뜯었다.

 

10월 13일 동아일보는 사설 '변, 신 씨 구속영장에 담긴 이 나라의 한 자화상'에서 "이 정권의 도덕성 추락, 공직과 그 주변 사회의 윤리 불감증을 확인시켰다"며 꾸짖었다. 11월 1일 조선일보는 사설 ''권력형 비리'로 판명난 '깜도 안 되는 의혹''에서 "이 정권 사람들에게선 공직이 얼마나 조심스럽고 무서운 것인가 하는 공인 의식을 찾아볼 수가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변양균씨는 2007년 10월 11일 구속되어 재판을 받았고, 2009년 1월 30일 대법원에서 쌍용그룹 김석원 전 회장 측과 관련된 알선수재 및 제3자 뇌물수수죄, 신정아씨의 동국대 교수 임명 과정 및 두 사람 간의 관계와 관련해 적용됐던 뇌물수수죄, 광주 비엔날레 관련 업무 방해죄에서 모두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유죄 판결은 개인 사찰 흥덕사 등에 특별교부세를 배정한 것을 직권 남용으로 인정하는데 그쳤다. 조중동이 그렇게 목청껏 외치던 '대통령 측근의 권력형 비리'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참여정부 시절 날카롭고 준엄한 잣대로 대통령과 정부 여당을 공격하고 비판하던 조중동이 당시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심각한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의 권력형 비리에는 왜 눈을 감고 있는지 묻고 싶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언련 신문 일일브리핑 입니다. 기사 내용은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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