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방영됐던 <무한도전> '미남이시네요' 특집

2011년 3월 방영됐던 <무한도전> '미남이시네요' 특집 ⓒ MBC

9주 째 결방. <무한도전> 방영이래 가장 장기간 결방이었던 2010년 7주 결방을 가볍게 뛰어넘는 수치다. 이 정도면 '금단현상'을 넘어 체념수준이다.

 

예상외로 장기화되는 파업에 MBC 사측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인가보다. <무한도전> 9주 째 결방으로 무려 20억 원에 가까운 손해가 났다니 말이다.

 

<무한도전> 피해 20억원? 그보다 더 큰 피해자는

 

그러나 <무한도전> 장기 결방의 가장 큰 피해자는 2달이 넘는 시간 동안 잠시 일손을 놓아야하는 김태호 PD를 포함 전 스태프들과 출연진, 그리고 시청자다.

 

특히나 KBS 주말 간판 예능인 <1박2일>도 최재형PD와 주요 연출자들이 대거 파업에 참여함에 따라, 최악의 상황의 경우 결방에 돌입할 수도 있다는 소식은 가뜩이나 웃을 날 없는 시청자들을 더욱 우울하게 한다.

 

도대체 왜 시청자들은 주말 소소한 즐거움이었던 <무한도전>, <1박2일>마저 '포기'해야할까. 하지만 촬영 현장이 아닌 거리에 나선 그들을 비난할 수 없는 없다.

 

그들이 자신의 생업을 일시적으로 포기하고 파업에 돌입한 이유는, 월급을 더 올려달라, 제작환경을 개선해달라는 논리가 아니다. 국민의 품안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공영방송 사수. 그 슬로건 하나로 언제 끝날지 모르는 기약 없는 골리앗과의 대결에 나선 것이다.

 

 2011년 3월 방영됐던 <무한도전> '미남이시네요' 특집

2011년 3월 방영됐던 <무한도전> '미남이시네요' 특집 ⓒ MBC

미남이시네요 특집...투표하세요?

 

이렇게 지난 31일도 <무한도전>을 스페셜로 즐길 수밖에 없는 암울한 상황에서 방영된 '미남이시네요' 특집은 4.11 총선국면에 돌입한 지금, 정치와 선거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극명한 메시지를 남긴다.

 

특히나 최근 노조와 사측이 김재철 사장이 4월 11일 당일 선거방송 시간대인 오후 4∼6시 투표 독려 방송 중단을 지시했나를 두고 벌이는 진실공방으로 극한 대립을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재방송을 통해 <무한도전> 주요 시청층인 20∼30대 젊은 유권자에게 '투표 특집'을 내보냈다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남다르다.

 

4.11 총선을 앞두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격렬한 대립에 돌입한 MBC와 그 뒤를 이어 주요 예능 결방 사태 조짐이 보이고 있는 KBS.

 

아마 노조측이 원하는 대로 사장님들이 자진해서 물러나는 '만우절' 같은 소식이 들리지 않는 이상, 오는 7일 <무한도전>은 10주 째 결방이라는 신기록을 수립하게 된다. 그리고 '미남이시네요' 2탄을 통해 <무한도전> 멤버들이 지금 길거리에서 보이는 장면 그대로 잠바차림으로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시민들과 악수하고,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국밥 한 그릇 먹는 모습도 방영될 것이다.

 

하지만 <무한도전> 시청자에게 있어서 가장 최고의 투표 독려는 9주 째 결방되고 있는 <무한도전> 그 자체이다. <무한도전>에 이어 <1박2일>까지 결방 조짐이 보이면서 또 하나의 주말의 즐거움이 사라지고 있는 지금, 그것만으로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야한다는 것은 명확해졌으니 말이다.

2012.04.01 10:04 ⓒ 2012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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