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절을 올리며 시청자에게 사과한 <1박2일> 멤버들

큰절을 올리며 시청자에게 사과한 <1박2일> 멤버들 ⓒ KBS


KBS 노동조합의 총파업으로 중단됐던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의 촬영이 6주 만에 재개됐다. 연출자 최재형 PD가 촬영 현장으로 잠정 복귀해 회사 측이 마음대로 편집했던 스페셜 편이 아닌 진짜 <1박2일>을 내놨다. 이름 하여 '자연탐사 프로젝트 1탄 돌고래 114편'이었다.

6주만에 재개된 <1박2일>..."김종국에게 자리 없냐고 문자"

제주도 앞바다에 114마리가량 산다는 남방큰돌고래를 찾아 떠난 여정. 촬영을 쉬는 동안 팀워크를 다졌다는 <1박2일> 멤버들은 근황을 전하며 시청자에게 인사를 건넸다. <적도의 남자>를 통해 '복수의 아이콘'이 된 엄태웅을 주축으로 큰형님 김승우, 태극마크를 달고 등장한 성시경, 앨범을 다 만들고도 활동을 미뤄왔다는 김종민, 깨알 같은 개그센스의 차태현, 변함없는 이수근, <각시탈> 촬영 직후 합류한 주원까지 여전히 그대로였다.

"스케줄이 이거(<1박2일>) 하난데 쉬는 동안 죽겠더라고. 그래서 김종국한테 살짝 연락했어. '그쪽(경쟁 프로그램인 SBS <런닝맨>)에 자리 없냐고."

차태현의 재치 섞인 한마디는 6주 만에 재개된 촬영의 어색함을 날려버리기에 충분했다. 이어진 오프닝에서 <1박2일> 멤버들은 "죄송합니다"라며 큰절을 올렸고, 제작진은 '죄송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라는 자막을 넣어 마음을 전했다. 정작 '죄송하다'는 말을 전해야 할 사람은 따로 있으면서 말이다.

 <1박2일> 팀이 제주도에서 만난 남방큰돌고래떼

<1박2일> 팀이 제주도에서 만난 남방큰돌고래떼 ⓒ KBS


남방큰돌고래 찾아라! 눈 빠지게 찾아 헤맨 결과는?

남방큰돌고래를 찾는 여정은 '예능'보다 '다큐'에 가까웠다. 큰 웃음은 없었지만 충분히 의미 있었다. 오전 2시에 모여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다다른 7명의 멤버들은 숨을 돌리거나 끼니를 챙길 여유도 없이 각각 헬기와 보트, 차에 나눠 타고 남방큰돌고래 떼를 찾기 시작했다.

과정 또한 극적이었다. 해무가 잔뜩 낀 터라 육안으로는 100m 앞도 식별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헬기가 뜨기까지는 한참이 더 걸렸다. 결국 해가 져 보트도 육지로 돌아온 터라 희망은 헬기밖에 없었다. "눈 빠지겠다"면서 졸기까지 하던 성시경의 외마디 비명은 그래서 더욱 반가웠다.

"와. 저기 좀 보세요. 배에서 봤으면 진짜 장관이었겠다. (중략) 아, 아쉽다. 배에서 찍었으면 대박이었을 텐데. 내일 아침에 다시 갈까요?"

엔딩곡 '흰수염고래', 알고보니 MBC, KBS, YTN '파업송'

남방큰돌고래의 힘찬 점프에 덧입혀진 음악은 YB의 '흰수염고래'. 앞서 전파를 탔던 바비킴의 '고래의 꿈'에 이은 BGM이었다. 얼핏 들으면 '고래'라는 공통점을 찾는 데서 그칠 수 있지만 '흰수염고래'는 상징적인 곡이다. 바로 MBC와 KBS, YTN이 내세운 '파업송'인 것.

MBC <무한도전> 연출자 김태호 PD와 문지애 MBC 아나운서, 박대기 KBS 기자, 최원정 KBS 아나운서, KBS 2TV <개그콘서트> 연출자 서수민 PD 등 KBS, MBC, YTN의 노조원 40여 명은 지난 3월 YB의 '흰수염고래'를 부르고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나가자는 의미로 이 곡을 택한 것. 파업에 참여했던 연출자가 잠정 복귀한 후 처음으로 촬영된 <1박2일>의 엔딩곡으로 흘러나와 그 의미를 더했다.

<1박2일> 방송 직후 누리꾼들은 "의미가 있는 선곡인 것 같다"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PD의 마음이 느껴진다" 등의 반응을 나타내며 '흰수염고래'의 선곡 의미를 곱씹었다.

오랜만에 돌아온 <1박2일>은 12.1%(AGB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 시간 대 방송된 MBC <나는 가수다2> 8.5%에 비해 높았지만 17.0%의 시청률을 나타낸 SBS <런닝맨>에는 뒤진 성적. <1박2일>이 언제쯤 일요일 오후 예능 3파전의 정상에 복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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