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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의 계열사 펀드 몰아주기가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가 '자본시장 통계(http://freesis.kofia.or.kr)'를 통해 최근 공개한 자료를 보면, 지난 7월 31일 현재 펀드 판매사 상위 10곳 중에서 미래에셋증권의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77.71%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판매순위 11위 미래에셋생명의 계열사 판매 비중은 무려 92.56%로 나타났다. 이들 두 회사의 설정원본(펀드에 유입된 자금 총액)을 더하면 11조7188억 원으로 펀드 판매사 중 가장 많았다. 미래에셋의 계열사 '펀드 몰빵'의 심각성을 드러낸 셈이다.

이는 여타 증권사의 '계열사 판매 비중'과 비교해도 알 수 있다. 펀드 판매액 1조 원 이상 증권사 중 미래에셋증권(77.71%) 다음으로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이 높은 곳은 삼성증권(59.26%)이었다. 삼성증권의 펀드 판매액은 4조8480억 원으로 미래에셋증권(9조3142억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국투자증권의 계열사 판매비중은 한국투신운용이 47.98%,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12.01%로 각각 나타났으며, 교보증권의 계열사 판매 비중(46.57%) 역시 미래에셋증권의 경우보다 훨씬 낮았다. 그밖에 하나대투증권이 39.69%, 한화투자증권 38.61%, 하이투자증권 34.5%, 동양증권이 28.93% 등이었다.

주식형펀드 3년 장기수익률은 매우 낮아...

펀드 판매 1조원 이상 상위 17개사의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
 펀드 판매 1조원 이상 상위 17개사의 계열사 펀드 판매 비중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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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심각한 문제는 이와 같은 미래에셋의 '몰빵'이 개인 투자자의 이익과는 거리가 매우 멀다는 데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근거로 한 지난 7월 언론보도를 보면,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34개 주식형펀드 판매사 중 3년 장기수익률이 20.71%로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생명 역시 21.58%로 간신히 최하위를 면했다.

이는 당시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나타난 한국씨티은행(46.11%)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같은 증권사인 삼성증권의 수익률 42.81%와 비교해봐도 미래에셋증권의 성적표가 얼마나 초라한 지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당시 보도에서 특히 "자산운용사를 계열사로 둔 판매사보다는 독립판매사가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우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 점을 주목할 만 하다. "계열사 펀드 판매 부담 없이 객관적으로 상품 라인업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계열사 펀드 '몰빵'은 반시장적인 관행

여의도 미래에셋증권 사옥
 여의도 미래에셋증권 사옥
ⓒ 이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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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영석·백강 서강대학교 교수가 발표한 한국증권학회 논문 역시 비슷한 맥락을 짚고 있다. 계열사 펀드 몰아주기 관행이 개인 투자자의 이익에 반한다는 것이다.

'계열 자산운용사 판매집중도가 펀드 판매시장에 미치는 영향 실증 분석'이란 제목의 이 논문은 "계열 자산운용사들이 높은 판매 집중도를 이용해 상대적으로 높은 판매사 보수를 부과하고 '수요-가격' 사이의 시장 원리에 반하는 행태를 보임으로써 펀드 판매시장 전체의 정책 효과를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작년 한국금융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국내 대형자산운용사의 계열사 판매 비중을 줄여야 한다"며 그럼으로써 "판매 채널을 다양화해 시장 경쟁을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결국 개인 투자자들이 판매사가 추천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은 현실에서, 그룹의 이해관계가 앞섰을 때 시장 경쟁이 어떤 식으로 왜곡되는지를, 또 개인 투자자는 물론 '스스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미래에셋이 잘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2007년 11월 5일, 미래에셋증권은 당시 주가 18만8033원을 기록하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5년여, 현재(13일 기준)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31,450원으로 '여섯 토막'이 난 상태다.


태그:#미래에셋, #펀드,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 #금융투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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