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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28일 오전 11시 44분]

2011년 4·27 '김해 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투표 참여를 방해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창원터널'(창원-김해)에 교통 체증을 유발한 행위가 실제 벌어졌을까.

새누리당 전 중앙당 청년위원장 손아무개씨의 자필 진술서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손씨는 지난 24일 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자필 진술서는 구속 직전에 작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지난해 4·27 경남 김해 을 보선을 앞두고 당으로부터 TH에게 1억 원을 전달하라는 요청을 받고 김해를 찾아가 돈을 줬다. 터널을 막아 출·퇴근하는 근로자들의 투표 참여를 방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들었음. 그 돈으로 차량을 동원할 것이라고 했음. 오전·오후에는 유권자를 실어 나르고, 저녁에는 교통체증을 유발해 투표장에 못 가게 하는 전략."

진술서에 나온 'TH'는 김태호 의원을 말하고, '터널'은 창원터널을 가리킨다.

고의적 교통체증 유발?... 김태호 측 "그랬다면 소문났을 것"

창원터널.
 창원터널.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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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김해 을' 보궐선거는 민주당 최철국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해 치러진 선거로, 당시 한나라당 김태호 의원과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가 맞붙었다. 4·27 재보선 당시에는 '김해 을'과 함께 '분당'에도 국회의원 선거, 강원도지사 선거도 함께 치러졌다.

창원터널은 상습 정체 구간이다. 특히 출·퇴근 시간에는 정체가 더 심하다. 그러다가 지금은 '제2창원터널'(불모산터널)이 개통되면서 이곳의 정체는 다소 완화됐다.

'김해 을' 선거구에 들어가는 김해 장유면에는 창원지역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거주한다. 특히 창원공단 노동자들이 이곳에 많이 살고 있다. '김해 을'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후보들은 아침저녁으로 창원터널 입구에서 절을 하면서 선거운동을 할 정도다.

재보궐 선거의 투표 마감 시각은 오후 8시. 노동자들의 퇴근 시간은 대개 오후 5~6시 정도다.

<경남도민일보> 인터넷판은 이날 "오후 6시 현재 창원터널 장유방향이 심한 정체를 빚고 있다, 정체구간은 삼성테크윈부터 창원터널 진입하는 2~3킬로미터 구간"이라며 "시간이 갈수록 정체가 심해지고 있으며 차량들은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정체가 김해 을 투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지난 27일 "유권자의 투표 참여를 저지할 목적으로 공작을 했다는 의혹은 '선관위 디도스 공격'과 같이 엄충한 처벌 대상"이라며 수사를 촉구했다.

김태호 의원 측 관계자는 "터무니없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당시 우리는 중앙당 지원을 일절 받지 않고 나 홀로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했고, 또 그렇게 했다"며 "당시 안상수 전 대표의 지원유세는 물론 박근혜 전 대표도 지원유세하러 오겠다는 것을 오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창원터널은 차량 한두 대를 동원해 막을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차량) 수백 대를 동원했다면 진즉에 소문이 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주통합당 경남도당 "진상규명 촉구"

28일 민주통합당 경남도당(위원장 장영달)은 논평을 통해 "천인공노할 조직적 선거방해 의혹 진상규명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는 평소 출·퇴근 차량의 이동이 많은 창원터널에서 계획적으로 공사를 진행해 교통체증을 유발함으로써 유권자의 투표를 막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통합당 경남도당은 "조직적인 투표 방해 행위가 사실로 드러나면 민주주의를 짓밟은 천인공노할 짓을 저지른 게 된다"며 "지난해 헌정사에 오점을 남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자행된 사이버 테러와 다를 바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적 목적을 이유로 치밀한 사전계획에 의해 자행된 조직적인 투표 방해였는지에 대해 사법당국에 엄정하고 철저한 수사를 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태그:#창원터널, #4.27재보선, #김태호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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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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