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새 월화드라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이하 <우결수>)의 김윤철 PD는 "결혼과 이혼을 앞둔 자매와 그의 어머니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관문인 결혼의 의미를, 그리고 나아가 삶의 의미를 탐색해 보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우결수>는 이미숙·정소민·정애연 등 여성들의 이야기가 중심축을 이룬다. 하지만 이들에게 '골칫거리'인 남자들의 이야기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한다. <우결수>가 흥미로운 것은 다양한 연애관을 지닌 남자들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착한 남자 성준, 못된 남자 김영광



<우결수>에서 배우 성준은 혜윤(정소민 분)의 든든한 남자친구 정훈 역을 맡았다. 두 사람은 결혼을 결심하지만, 혜윤의 엄마 들자(이미숙 분)의 간섭으로 위기에 놓인다. 혜윤이 자신의 부모님을 찾아오려던 날 갑자기 이를 취소해도 혜윤의 편을 들고, 혜윤과 첫 거사를 치르려던 날 들자의 출동에 혜윤을 고이 집으로 모셔다 주는 그는 <우결수>에 유일한 '착한 남자'라 불릴 만하다.

이를 두고 성준은 "자유롭게 사는 평소의 나와는 정 반대"라며 "배우들은 작품이 들어가기 전에 그 인물이 되기 전에 하는 작업이 있는데, 정훈을 위해 많은 걸 준비했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반면 정훈의 사촌이자 독신주의자인 기중은 배우 김영광이 연기했다. 기중은 동비(한그루 분)와 오랜 연인관계에 있지만, 일편단심 그만을 바라보는 동비와는 달리 결혼과 연애를 적확하게 구분하는 남자. 헤어지겠다는 동비의 협박에도 "네가 다시 돌아오는 데 10원을 건다"며 뒤도 돌아보지 않는 기중은 나쁘다기보단 '못된 남자'다.


김영광은 이를 두고 "결혼을 비즈니스라고 생각하고, 자기 일에만 몰두하는 '독한 사람'"이라며 "오래 만난 동비가 '결혼하자'고 하면 바로 '헤어지자'고 이야기할 수 있는, 나쁜 남자라기 보단 못된 남자"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변명도 있었다. 김영광은 "남들이 볼 땐 못됐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분명 기중에게도 이유가 있고, 내면의 문제가 있다"며 "앞으로 방송에서 그런 부분이 충분히 설명될 거라 본다"고 내다봤다.

사실 '착한 남자' 성준과 '못된 남자' 김영광은 모델 출신에 같은 소속사서 한솥밥을 먹는 사이. 실제로 세 살 터울이 나는 두 사람은 두 번째로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은근한 경쟁이 있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짓궂은 질문에 성준은 "처음엔 그런 생각도 했는데 영광이 형이 워낙 멋있는 사람이다"라며 "미적으론 따라갈 수 없어서 포기한 지 오래고, 연기를 열심히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손을 내저었다. "성준은 성준대로 나름 매력이 있고, 나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는 김영광은 '그래서 본인이 더 낫다고 생각하느냐'는 한그루의 돌발 질문에 "그럴지도 모른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나쁜 남자 김성민, 나빠지려는 남자 김진수

끊임없이 여자를 찾아다니는 도현(김성민 분)은 <우결수>의 정말 '나쁜 남자'다. "원나잇을 빼면 3년 동안 만났던 여자가 셋"이라고 아내 혜진(정애연 분)에게 덤덤히 고백하고, 도리어 "파트너를 바꾸기 귀찮으니 봐주려면 다 봐 달라"고 요구하는 그의 모습을 보자면 탄성이 나올 지경. 김성민 스스로도 "도현은 나쁜 '남자'라기 보단 '짐승'"이라고 자인했다.

하지만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고 했던가. 그런 나쁜 놈에게도 사연은 있다는 게 김성민의 설명이었다. 김성민은 "이 인물들 속에는 원인이 다 있다"며 "그 원인을 우리 배우들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우결수>의 매력을 두고 "멜로드라마지만 스릴러처럼 비밀을 풀어가는 과정이 있다"고 말한 그는 "기억상실증·출생의 비밀이 없고, 있을 것 같은 일들로만 구성이 되어 있어 공감대가 많이 형성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런가 하면 혜윤·혜진 자매의 이모이자 들자의 동생 들래(최화정 분)와 러브라인을 이루는 민호는 배우 김진수가 연기한다. "같은 정장을 입고 와선 김영광과 성준을 이길 수 없을 것 같아 튀려고 했다"며 원색 패션을 선보인 그는 자신의 캐릭터를 두고 "두 번 결혼하고 이혼한 남자로 자유연애주의자고 철없는 중년"이라고 설명했다.

언뜻 화려한 여성 편력을 보이는 그에게도 '나쁜 남자'의 향기가 날 것 같지만, 김진수는 "나쁜 남자는 아닌 것 같다"고 부인했다.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갖고 살다가 나름 상처를 받고 '사랑 같은 건 믿지 않아'라는 생각으로 자유연애를 한다"고 설명한 김진수는 "나빠지려고 하는 남자이지만 본심은 착한 남자"라고 강조했다. 다만 들래와의 미래를 두고는 "들래를 만나고 사랑의 불씨를 당기기는 한다"며 "하지만 잘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네 남자의 각양각색 사랑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JTBC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는 29일 오후 11시에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