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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실련,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은 5일 오전 강정고령보 공도교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취수원에 자전거도로 설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대구경실련,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은 5일 오전 강정고령보 공도교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취수원에 자전거도로 설치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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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4대강 사업의 하나로 낙동강 취수원인 매곡취수장에서 죽곡취수장 사이를 잇는 자전거길을 조성하면서 상수원 위를 지나는 다리를 건설하기로 한 것과 관련 환경단체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관련기사 : <상수원보호구역 무시하고 자전거길 조성이라니...>)

대구시가 발주한 자전거도로 공사는 수자원공사가 사업비 56억 원 전액을 부담해 지난 8월 착공했으며, 매곡취수장과 죽곡취수장 사이의 1472미터 중 1072미터를 강관말뚝을 박아 교량을 설치하고 3.5미터 폭의 콘크리트 도로로 현재 93%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준공예정일은 12월 19일이다.

대구경실련과 체인지대구,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5일 오전 강정고령보 공도교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충분한 공론화를 거칠 때까지 자전거도로 건설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매곡취수장은 대구시민의 식수의 원수를 취수하는 곳"이라며 "시민들의 먹을 물을 취수하는 곳이고, 그래서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그런 곳으로 자전거도로가 놓인다는 것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고 반문했다.

이들은 또 "누구나가 들어갈 수 있는 관광지가 아니다"라며 "만약 누군가가 오물이나 독극물 같은 것을 투척이라도 하면 어쩔 것인가"라고 묻고 "취수원 앞으로 교량을 놓고 산까지 깎아 자전거도로를 조성하겠다는 국토부도 문제지만 시민의 식수원을 관리해야 할 주체인 대구시가 그 사업을 직접 맡아 시공하고 있다는 것은 더 문제이고 웃음거리"라고 비난했다.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국장은 "대구시가 시민 70% 이상이 먹는 낙동강 취수원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망각하고 있다"며 "식수원을 옮기기 위해 지금의 취수원을 포기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이 구간은 도심을 약간 돌아가는 우회 길이 안내가 되어 있고 꼭 필요하다면 그 우회도로의 안전을 위해 보완시설을 하면 될 것"이라며 "경남구간처럼 산지의 임도를 이용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대안이 있음에도 56억이 넘는 국민혈세를 투입해서 굳이 취수원 앞으로 자전거도로를 만들어야 했느냐는 지적이다.

이들은 이만큼 심각한 자전거도로 사업에 대해 대구시민들이 제대로 알지 못한다며 충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사업을 전면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공론화가 된 다음에 사업의 재개 유무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대구시민의 70%가 사용하는 낙동강 매곡취수장 옆으로 자전거길을 만들고 있지만 시민들은 자전거길이 만들어지면 취수원이 오염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대구시민의 70%가 사용하는 낙동강 매곡취수장 옆으로 자전거길을 만들고 있지만 시민들은 자전거길이 만들어지면 취수원이 오염될 것이라는 우려를 하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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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마이뉴스>의 기사가 나간 후 대구시의회 건설환경위원회 의원들이 지난 11월 26일 현장을 방문해 강정고령보가 수돗물을 생산하는 매곡정수장과 문산정수장의 취수원이고 공업용수를 생산하는 죽곡정수장의 취수원으로 자전거도로를 설치할 경우 수질의 오염이 있음을 지적했다.

시의원들은 취수원 이전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수원 보호구역을 포기하는 것은 원수 수질보전에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대구시에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구시는 취수원 보호시설인 매곡취수장의 경우 561미터 구간에 대해 매곡취수장 정문을 차단하고 매곡취수장 내부는 펜스와 캐노피를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시설물인 변전실은 방호벽을 설치해 이중보호를 하고 접근 감시용 CCTV 6대와 적외선 감지기 8개소를 별도로 설치하여 운영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대구시는 또 죽곡취수장 911미터 구간에는 취수장과 자전거도로를 최대한 사이를 벌려 설치하고 안내판을 이용해 개도한다는 방침이다. 또 죽곡취수장 구간 200미터는 터널형 안전망을 설치하면 전혀 문제가 없다며 상수원 오염은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매곡취수장과 죽곡취수장 사이에 자전거길을 만들기 위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매곡취수장과 죽곡취수장 사이에 자전거길을 만들기 위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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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구시의 이런 공사계획은 꼼수에 불과하다는 것이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강정고령보 안에 같이 있는 매곡취수장과 죽곡취수장 사이의 교량 일부에 대해서만 펜스와 터널형 안전망을 설치한다고 해서 오염원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취수원 위치만 조금 다를 뿐 강정고령보에 가두어 놓은 같은 물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대구시의 이런 계획에 대해 대구참여연대 박인규 사무처장은 "일부 구간 펜스를 설치한다고 해서 가두어놓은 물이 갈라지느냐"며 "대구시민을 우롱하는 '눈 가리고 아웅 식의 꼼수'를 당장 그만두라"고 말했다.


태그:#취수장 자전거길, #강정고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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