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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현장]

젊은층 사이에서는 문재인 지지율 높아

 홍대거리 모습
ⓒ 고재연

 12월 19일 대선일 홍대거리의 모습. 추운 날씨 때문인지 인파가 그리 많지 않다.
ⓒ 고재연

 12월 19일 대선일 한산한 홍대거리의 모습.
ⓒ 고재연

오후 2시 젊은이들의 거리 홍대는 한산했다.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하러 왔다는 한 30대 남성은 "문재인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며 "2차토론 이후 확신이 들었다. 주변에도 토론을 기점으로 다들 나와 같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남성 역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2번이 될 것 같다"며 "20·30대는 투표율이 확실히 늘었다. 주변에서만 봐도 지난 대선과는 분위기가 다르다"고 전했다.

또 다른 30대 남성역시 "2번이 될 것이다"라며 "사실 나의 바람이 그렇다"며 웃었다. 문재인이 '남자'후보라서 유리할 것 같다고 한 20대 후반 여성도 있었다. 그는 "왠지 남자가 더 정치를 잘할 것 같다"며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예상했다.

첫 대선후보를 뽑은 20세 유권자들

 대선일 오후 2시 홍대 정문 앞 역시 한산하다.
ⓒ 고재연

20세 남성 유권자들을 만났다. 투표 후 동아리 활동 때문에 학교에 나왔다는 한 남성은 "이렇게 높은 투표율을 보니 문재인이 될 것 같다"며 "나의 첫 투표 기준은 도덕성"이라고 밝혔다. 자신을 사범대생이라고 밝힌 또 다른 20세 남성은 "내 생각에는 박근혜가 될 것 같다
"며 "확실히 젊은층 사이에서는 문재인에 대한 지지도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주변에서 보면 생각보다 투표하러 안 가는 친구도 많다. 젊은층 투표율이 낮다면 박근혜가 당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사범대생인 만큼 대선 후보들의 교육정책을 살펴보고 투표를 했다"며 자신의 투표 기준을 설명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대통령을 뽑는 20세 여성은 "두 후보 모두 박빙인 것 같다"며 "내 마음에 드는 후보는 없었다. 하지만 투표는 했다. 무효표를 던지더라도 투표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주변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페이스북이 난리다. 모두들 투표 인증샷으로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젊은층 투표율이 확실히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12월 19일 대선일, 홍대 입구 역에서 투표를 독려하는 모습
ⓒ 고재연

박빙승부 예상, 하지만 젊은층 투표율 높을 것

지인들과 늦은 식사를 하러 온 20대 후반의 한 남성은 "누가 이길지 모르겠다"며 "하지만 젊은층 사이에서 투표 열기가 확실히 높다"고 말했다. 친구와 나들이 나온 20대 후반 여성 역시 "확실히 사람들이 투표를 많이 하는 게 느껴진다"며 "오늘 투표를 할 때도 줄을 서서 계속 기다렸다"고 전했다.

한 30대 후반의 남성은 "개표방송을 볼 때까지는 (누가 이길지)모르겠다"고 말했다. 20대 후반의 한 여성은 "따로 지지하는 후보는 없다. 그래서 그냥 아버지를 따라서 투표를 했다"며 "된다면 아버지가 지지하는 후보가 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홍대 거리에서 만난 젊은 유권자 대부분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지지하는 후보가 없는 경우에도 차악을 선택했거나, 무효표를 던졌거나 아버지가 지지하는 후보에게 투표했다. '투표는 꼭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노량진 현장]

"컵밥 먹으러 온 문재인, 공시생들 잘 챙길 것 같아"

▲ 노량진 1동 제1투표소 아침 일찍 독서실 가기 전,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들이 투표소에 들러 투표를 했다.
ⓒ 이규정
한국의 대표적인 고시촌, 노량진1동. 여기 고시생들은 투표날에도 여느 날처럼 공부로 시작했다. 19일 오후 3시 현재 노량진 1동 투표소에서는 투표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투표장에는 가방을 메고 슬리퍼를 신은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들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 대기시간은 10분 남짓으로 수월한 편이다.

오전 6시 30분은 고시식당이 문을 열고, 독서실이 문을 여는 시간이다. 공시생들은 아침 일찍부터 나와 투표를 했다.

기자는 6시 30분께 노량진1동 투표소 앞으로 갔다. 공무원시험 준비 3년 차인 장대현(27)씨는 "가장 중요한 건 정권을 바꾸는 것이다"라며 "현 정부의 실적 위주의 정책이 서민들 삶을 더 어렵게 했다"고 했다. 장씨는 투표를 마치고 바로 고시식당에서 아침을 먹은 뒤 독서실로 향했다.

공시생인 최지열(29)씨도 투표를 한 뒤 아침 먹고 독서실에 간다고 했다. 노량진의 아침은 여느 때처럼 바삐 움직이는 공시생들로 붐볐다. 아침부터 문을 연 카페에는 공시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아침 스터디를 했다.

공부를 하고 있는 심승현(25)씨는 2년차 공시생이다. 그는 "문재인 후보가 컵밥 먹으러 왔을 때 봤다. 그때 고시원도 들렀다"며 "문 후보가 공시생들은 좀더 챙길 것 같고 서민들을 챙길 것 같다"고 했다. 컵밥은 노점에서 파는 길거리 음식이다. 일회용 용기(컵)에 볶음밥 등을 담아 2500원에 판다. 돈과 시간이 부족한 공시생들의 인기메뉴다.

말을 마친 뒤 심씨는 바로 책에 얼굴을 묻고 영어단어를 외우기 시작했다. 기자가 인터뷰를 시도한 많은 학생들이 지방 출신이라 이미 부재자투표를 마친 경우가 많았다.

[코엑스 현장]

보수성향 강남 "강남이라고 다 여당지지 아냐"

 코엑스 현장.
ⓒ 차현아

18대 대통령선거가 있는 19일 낮 12시 반, 강남 코엑스몰의 분위기는 여느 휴일과 다르지 않았다. 코엑스몰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모이는 곳은 아쿠아리움과 대형 영화관이다.

대형 영화관 앞에는 주로 젊은 세대들이 눈에 띄었지만, 가족단위의 영화 관람객들도 적지 않았다. 어린 손자나 손녀의 손을 잡고 나온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도 손자, 손녀와 함께 볼 영화를 고르느라 바빠 보였다. 뭐가 맘에 안 들었는지 엄마 손을 잡고 울먹이는 꼬마와, 그런 아이를 토닥이는 엄마, 팝콘을 사러간 아빠와 뛰어다니는 아이들로 영화관 앞은 분주했다.

"그래도 이번에는 저번 대선보다는 서로 헐뜯는 정도가 덜 한 것 같은데, 자중하자고도 했고···. 결과는 글쎄 모르겠네. 누가 되든 이번엔 좋은 사람이 됐음 하지."

서울 삼성동에 거주하는 64세 한 여성은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듯, 손녀의 얼굴을 보며 말한다. 투표를 했느냐는 질문에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며 손녀의 손을 잡고 바삐 걸어갔다.

보수성향 강한 강남, 지지성향은?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강남이지만, 코엑스에서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 중 자신의 정치 성향을 보수라고 밝힌 이는 그리 많지 않았다. 또한 지역이 아닌 자신이 속한 세대의 성향에 따라 투표 경향이 달라졌다.

야권을 지지한다는 임형진(서울 잠실, 37)씨는 젊은 세대일수록 야권을 지지하는 추세라는 말했다.  

"저도 강남 쪽에 살긴 하지만, 제 주변에 사는 사람들은 강남이라고 다 여당지지는 아닌 것 같아요. 특히 제 나이 또래들은 야권 성향이 강하고요."

목동에 거주한다는 33세 한 남성은 자신의 투표 성향에 대해 '야권지지'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투표는 자신이 속한 세대의 가치관에 충실한 투표 같아요. 혹은 그 세대가 공통으로 추구하는 이익에 충실한 투표랄까. 그래서 이번에 특히 젊은 애들이 투표를 많이 하려는 것 같고."

삼성역으로 지하철을 타러 가던 70대 노부부(경기도 성남 거주)는 연령이 높은 세대들이 '보수 성향'인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들은 "우리는 정책보고 안 뽑아. (우리는)그런 관점이 아니라 6·25를 겪은 세대잖아. 불안한 사람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으니까, 국가 이끌 사람이 불안하면 안 되지"라고 말했다.

코엑스 몰에서 만난 젊은이들 중에는 투표에 관심이 없다고 밝힌 이들도 있었다. 자신을 24세 대학생이라 밝힌 한 여성은 투표할 생각이 없으며 관심도 없다고 밝혔다. 권수진(서울 성북구, 21)씨는 아직 찍을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월요일 3차 토론을 봤는데, 그냥 웃기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정책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것도 아닌 것 같아 헷갈리기도 하고. 아직 마음을 못 정했어요."

어린 아들과 함께 아쿠아리움에 입장하기 위해 기다리던 수원에 거주한다는 한 아빠는 이렇게 말했다.

"이번에는 진보와 보수가 너무 분명하게 갈렸잖아요. 말 그대로 이거 아님 저거인데. 박빙의 승부니까 다들 그런 기대감 때문에 투표를 많이 하러 가더라고요. 개표 결과가 참 기대되네요."

오후 5시 현재 투표율은 70.1%를 넘어섰다. 15대 대선 이래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다. 휴일을 맞은 코엑스 몰도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활기가 돌았다. 투표를 이미 끝낸 사람들의 여유가 코엑스 몰에 가득했다.


태그:#노량진,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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