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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극우파 비난 노래를 제작해 일본 극우단체와 주한 일본 대사관에 보낸 록밴드 블랙스완. 왼쪽부터 멤버 황철호, 안자훈, 김종현, 심보섭씨.
 일본 극우파 비난 노래를 제작해 일본 극우단체와 주한 일본 대사관에 보낸 록밴드 블랙스완. 왼쪽부터 멤버 황철호, 안자훈, 김종현, 심보섭씨.
ⓒ 블랙스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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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을 통해 일본의 극우파 록밴드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위안부를 매춘부로 모욕하는 가사가 담긴 노래와 동영상 시디(CD)를 보냈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이 뉴스를 보고 피가 거꾸로 솟아오르지 않을 국민이 어딨겠어요. 그후 할머니들이 검찰에 일본 록밴드를 고소했는데 처벌할 방법이 없다는 뉴스를 또 봤습니다. 화가 났죠. 그래서 정부와 사법기관도 안 나서고 어떤 정치인도 안 나서니 똑같이 대응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일본의 극우파들을 비난하는 노래와 동영상을 만들어 보내야겠다 마음을 먹은 거죠"

일본의 극우 세력들을 시원(?)하게 비난하는 노래와 동영상을 시디로 제작한 뒤 항의 서한과 함께 일본의 극우단체와 주한 일본 대사관에 보내 화제가 되고 있는 록밴드가 있다.

인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블랙스완'이 바로 그들이다. '블랙스완'은 심보섭(40·리더), 황철호(36), 김종현(31), 안자훈(41)로 이뤄진 4인조 밴드로 인천지역 아마추어 밴드들의 모임인 '인천밴드놀이터(부평구 십정동 소재)'에 소속돼 있다. 2012년 6월에 결성됐으며, 블루스에 기반을 둔 정통 헤비록밴드다.

지난 2월 28일 일본의 극우파 록밴드로 알려진 '벚꽃 난무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거주하는 '나눔의 집(경기도 광주시 퇴초면 소재)'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모욕하는 노래와 동영상이 담긴 시디 1장과 이 노래 가사를 한국어로 번역한 종이 3장을 보냈다.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노래 제목은 '조선놈들을 쳐죽여라'이고 가사는 '매춘부 할망구들을 죽여라. 조선놈들을 쳐죽여라. 다케시마에서 나가라. 동해 표기를 없애라' 등으로 전반적으로 한국을 비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동영상에는 일본 젊은이가 태극기를 찢는 장면도 담겨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지난 3월 4일 일본 밴드를 명예훼손과 협박죄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지만, 이들이 한국에 들어오지 않는 이상 현실적으로 처벌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블랙스완'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각오로 맞대응을 한 것이다.

'블랙스완'은 일본 극우파를 비난하는 노래를 3개월여의 작업 끝에 완성한 후 일본어로 번역한 뮤직비디오 동영상을 만들었다. 이 동영상을 담은 시디를 제작한 후 시디 겉포장에는 안중근 의사의 얼굴과 손바닥 도장 인쇄물을 넣었다. 시디는 일본어로 번역한 항의 서신과 함께 포장돼 일본 극우단체 4곳과 주한 일본 대사관에 지난 10일 보내졌다.

노래 가사에는 '끝없이 늘어 놓는 개소리. 더 이상 듣고 있기 X같네. 더러운 군국주의 환자들. 파렴치한 또라이 전범들. 반성을 할 줄 모르는 원숭이 쪽바리야' 등으로 역사 왜곡과 만행을 일삼는 일본 극우파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항의 서신에는 '너희들이 저지른 차마 인간으로써는 할 수 없는 그 수많은 반인륜적인 만행들을 부정하느냐? 과거의 과오를 깨끗이 인정을 하고 참회를 해도 모자랄판에 우리의 국토인 독도를 너희 땅이라 우겨대고, 너희들이 짓밟은 순수한 영혼들을 부정하고, 그도 모자라 그분들을 폄하하는 노래와 동영상을 만들어 우리 국민의 분노를 일으킨 바, 나도 이렇게 너희들에게 경고하는 메시지를 보낸다.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무릎을 꿇고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진심 어린 용서를 구하라. 그 길만이 너희들이 인간으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니라'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일본 극우 단체들과 주한 일본 대사관에 보내 진 노래 시디와 항의 서신이 담긴 우편물.
 일본 극우 단체들과 주한 일본 대사관에 보내 진 노래 시디와 항의 서신이 담긴 우편물.
ⓒ 블랙스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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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스완' 리더인 심보섭씨는 "우리나라는 가만히 있는데도 계속적으로 자극하는 일본의 우익 세력들에게 똑 같이 대응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해 센 가사와 사운드로 노래를 만들었다"며 "일본 쪽에서 법적인 대응을 하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조금 있었지만, 뭐 별로 크게 신경쓰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도 노래와 동영상이 담긴 시디와 '일본 극우파의 몰상식한 만행에 대해 우리는 더한 내용으로 응징했으니, 이것으로라도 위안을 삼았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편지를 써서 함께 보냈다"라며 "일본 극우단체와 주한 일본 대사관에 보내진 시디와 서신이 그냥 버려지는 어처구니 없는 일만 없었으면 좋겠다. 유튜브에도 뮤직비디오를 올렸으니 많은 사람들이 보고 역사에 대해 인식하고 공감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www.isisa.net)에도 실릴 예정입니다.



태그:#위안부, #블랙스완, #일본 극우세력, #록밴드,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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