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에는 이름난 3대 빵집이 있다. 오랜 전통으로 찹쌀떡이 맛있는 남내동 중앙시장 근처의 화월당, 우주빵과 우리밀 빵으로 유명한 연향동의 조훈모과자점, 순천역 맞은 편에 있어 전국의 내일로 여행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이인수과자점이 바로 그곳이다.
재벌 빵집 바로 옆에 있어도 매출 걱정 전혀 없어
이인수과자점에서는 꿀빵이 유명하다. 다른 두 곳과 달리 이곳은 카페를 운영하므로 좋아하는 음료와 빵을 골라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곳은 바로 곁에 국내 굴지의 대기업 프랜차이즈빵집이 1년 전 문을 열었지만 전혀 기죽지 않는다. 매출에도 별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이인수과자점은 하루에 서너 차례 빵을 굽기 때문에 빵맛이 유별나다. 이곳의 대표 메뉴인 꿀빵은 두 종류가 있는데, 팥소를 품은 꿀빵과 표면에 달달함이 가미된 꿀빵이 있다. 달콤한 슈크림빵인 왕슈와 천연 발효종 빵인 호밀빵도 인기다. 쵸코파이와 케이크꽈배기도 눈길을 끈다.
지난 28일, 빵처럼 후덕한 인상의 이인수(44) 대표와 잠시 이야기를 나눠봤다.
- 순천의 3대 빵집이라고 하던데 알고 계셨나요. 가장 인기 있는 빵이 뭐죠."(웃음) 가장 인기 있는 빵은 꿀빵입니다. 빵에 딸기쨈과 꿀을 발라 달달하게 만들었는데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습니다. 천연 발효종 빵도 한참 뜨는 빵입니다. 천연호밀로 7일을 숙성했지요. 케이크꽈배기와 왕슈도 맛있습니다."
- 빵과 맺은 인연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제과점을 하는 형님 일을 돕다가 빵을 만들게 됐습니다. 그게 인연이 돼 24년째 빵을 굽고 있지요."
- 바로 옆에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이 있던데요.
"1년 전에 문을 열었는데 매출에는 별 영향이 없습니다. 좋은 재료로 정성을 다해 맛있는 빵을 만들다 보면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정적한 투자로 경쟁력도 갖춰야겠지요."
- 무척 바쁘신 것 같은데요. 어느 계절에 빵이 많이 팔리나요."네, 우리 집은 다른 곳보다 빵이 일찍 나옵니다. 오전 7시께 시작, 하루에 서너 차례 굽습니다. 기차를 이용하는 여행객(내일러)들이 많아 학생들이 방학을 하는 여름과 겨울철이 성수기랍니다."
- 좋은 일도 하신다고 하던데요."순천시에서 운영하는 푸드뱅크와 장애인단체에 빵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손님들로 활기 넘치는 동네빵집서 희망을 보다
잠시 머물러 이야기를 나눴는데도 참 희망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네빵집들이 하나둘 사라져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이곳은 활기가 넘쳐나고 있다. 손님들의 발길이 쉼 없이 이어진다. 손님 층도 아주 다양하다.
큰사진보기
|
| ▲ 김나경(12·중앙초 5년)양은 달콤한 꿀빵 맛이 좋다고 했다. |
| ⓒ 조찬현 |
관련사진보기 |
한국철도공사의 내일로를 이용 여행 중이라는 대전의 박진한(23)군은 초코파이를 먹으며 "근본이 다르게 맛있다"고 한다.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은 김나경(12·중앙초 5년)양은 "달콤한 꿀빵 맛이 좋다"고 했다.
꿀빵은 사실 따지고 보면 빵이라는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다. 빵과 도넛의 장점만 골라 만들었다. 도넛 반죽으로 만들어 기름에 튀겨냈다. 표면에 딸기쨈과 꿀을 바르고 호두·땅콩·아몬드 등 견과류를 뿌렸다. 순수하면서도 은근한 끌림이 있다. 고소함이 긴 여운으로 남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