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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에 억새가 만발해 손짓하고 있다.
 강변에 억새가 만발해 손짓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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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예년 같으면 농민들이 황금 들녘에서 수확에 나서야 할 시기다. 하지만 강변에서 농사를 짓던 농민들은 4대강 사업과 동시에 자취를 감추었다. 여울져 흐르던 금강은 거대한 호수로 변했고 가을바람에 각종 쓰레기와 부유물질만 떠다니고 있다. 강물을 막아놓은 보가 위험 구간으로 변해 구조 훈련까지 벌이고 있다.

'두 바퀴 현장리포트 오마이리버' 특별취재팀과 동행해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낙동강을 돌아보느라 금강 현장을 비웠다. 16일 여독이 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금강을 돌았다.

강원도 설악산에 예년보다 보름이나 빠르게 첫눈이 내릴 정도로 아침 기온이 6℃까지 떨어진 16일. 오전 9시 충남 공주시 곰나루 선착장을 찾았다. 강물은 여전히 떠밀려온 쓰레기와 부유물질이 바람에 떠밀리고 있었다. 아직도 녹조가 창궐하는지 건너편 쌍신 공원에는 여전히 조류 제거선이 떠 있다.

공주소방서에서는 공주보에서 수난구조 훈련을 하고 있다.
 공주소방서에서는 공주보에서 수난구조 훈련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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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에서는 공주소방서가 수난훈련을 준비하고 있었다. 관계자는 "119구조대는 산악과 수난을 같이 겸하고 있는데 수난 사고가 이어지면서 훈련 차 나왔다"며 "4대강 사업으로 보가 생기고 물도 깊어져 위험한 구간으로 변해 수상구조대가 상시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공주시 탄천면 카누훈련, 백제보 수심측정, 백제보 선착장에 세워진 수상금지 표지판, 강변 쓰레기를 실은 차량.
 공주시 탄천면 카누훈련, 백제보 수심측정, 백제보 선착장에 세워진 수상금지 표지판, 강변 쓰레기를 실은 차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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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을 따라 달리는 차량 사이로 억새가 너울너울 춤을 춘다. 햇살이 부서지는 억새 사이로 카누 군단이 연습에 한창이다. 주로 호수나 댐에서 하는 연습을 이제는 금강에서 한다. 그만큼 금강에서 물 흐름이 사라진 것이다.

공주시 쌍신 공원 앞에 세워진 조류제거선과 탄천면 강변에 심어진 코스모스.
 공주시 쌍신 공원 앞에 세워진 조류제거선과 탄천면 강변에 심어진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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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천면 청남지구에 도착했다. 10헥타르에 이르는 구간에 걸쳐 코스모스가 절정이다. 코스모스 사이로 공주시청 차량이 보인다. 강변에 설치된 표지판엔 노란꽃창포, 매자기, 벌개미취, 갈대, 억새, 부들, 큰고랭이, 꽃창포, 갯버들, 구절초 등이 심어져 있다고 돼 있지만, 기자의 눈에는 온통 코스모스뿐이다.

공주시청 공무원에게 강변에 코스모스만 심은 이유를 물었다. 그랬더니 "강변이라 유지관리가 너무 힘든데 코스모스는 관리하기가 편하다. 지난 여름 적은 인건비로 코스모스를 심느라 고생을 했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그는 이용객이 없어서 머쓱했는지 "주말에는 사람이 많이 왔는데..."라고 말하고는 자리를 떴다.

백제보에서는 수자원공사에서 보트를 이용하여 수심측정을 하고 있었다.
 백제보에서는 수자원공사에서 보트를 이용하여 수심측정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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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방문한 백제보. 보트 한 대가 수심을 측정하는지 이리저리 떠다닌다. 수자원공사 차량이 세워진 것으로 보아 세굴측정을 하는 듯했다. 보 아래 선착장에는 '이곳은 수상활동 금지구역입니다'란 표지판이 새롭게 세워져 있다. 수상 레저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선착장까지 만들어 놓고 수상활동 금지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그 다음으로 논산시 황산대교까지 돌았다. 하지만 금강변은 고요하기 그지 없었다. 널다랗게 펼쳐진 강변엔 시설보수를 하는 공무원들과 청소 차량만 눈에 띄였다.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하는 시민들은, 기자가 발견하기로는 고작 3명뿐이었다.

가을 하늘에 억새가 만발한 금강 자전거길 이용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가을 하늘에 억새가 만발한 금강 자전거길 이용객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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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4대강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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