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해 3월 26일 이진숙 당시 MBC기획조정본부장이 김재철 MBC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결정된 서울 여의도 방송문회진흥회(방문진) 사무실에 도착하고 있다.
▲ 방문진 도착하는 이진숙 MBC본부장 지난해 3월 26일 이진숙 당시 MBC기획조정본부장이 김재철 MBC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결정된 서울 여의도 방송문회진흥회(방문진) 사무실에 도착하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기사 보강 : 오후 8시 15분]

이진숙 MBC 워싱턴지사장이 MBC 사장 공모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방송 훼손'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재철 전 MBC 사장의 '입' 역할을 자처했던 이진숙 지사장의 지원을 두고, MBC 안팎의 비판이 일고 있다.

노조 "공영방송 망가뜨린 인사들 대거 지원"

12일 오후 5시에 마감된 방송문화진흥회의 MBC 사장 공모에는 모두 13명이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마이뉴스> 확인 결과, 이진숙 지사장과 함께 김종국 현 MBC 사장이 사장 공모에 지원했다. '쌀집아저씨'로 유명한 김영희 MBC 프로듀서도 지원서를 냈다.

이밖에 박명규 전 MBC 아카데미 사장, 안광한 MBC플러스미디어 사장, 이상로 iMBC 사장, 전영배 MBC C&I 사장, 정준 전 제주MBC 사장, 정흥보 전 춘천MBC사장, 최명길 전 MBC 보도국 유럽지사장, 최영무 전 MBC 기자, 하동근 전 iMBC 대표이사 사장, 황희만 전 MBC 부사장(가나다 순)도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김재철 전 사장의 측근이 대거 지원을 한 것을 두고 큰 우려를 나타냈다. 박재훈 노조 홍보국장은 "이진숙 지사장, 안광한 사장, 전영배 사장 등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인사들이 대거 지원했다"면서 "이들이 '김재철 체제'의 연장을 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김재철 전 사장 체제 당시 MBC 부사장이었던 안광한 사장은 노조의 파업을 '불법 파업'으로 규정하며, 파업 노조원들에 대한 해고 등 징계를 주도했다. 전영배 사장은 보도국장이던 2009년 신경민 앵커 교체를 강행하다, 기자들의 불신임을 받고 사퇴한 바 있다.

한편,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오는 17일 오후 2시 임시 이사회를 열어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한다. 21일 면접과 이사회 투표를 거쳐 차기 사장 내정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진숙 지사장, 그는 누구인가?

MBC 사장 공모에 지원한 이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단연 이진숙 지사장이다. MBC 노조와 언론단체는 그를 사장이 되지 말아야할 후보 1순위로 올려놓았다.

이진숙 지사장은 한때 종군기자로 이름을 날렸지만, 지금은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에 동조하면서 MBC의 공정성을 망가뜨린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2012년 노조가 공정방송을 요구하며 170일 간의 파업을 벌이자, 이진숙 지사장은 김재철 당시 MBC 사장을 적극 대변하면서 "노조의 파업은 불법이고 정치적인 의도를 가졌다"고 강조했다.

파업을 주도한 정영하 당시 노조위원장 등 6명의 기자들이 해고되고 노조원에 대한 무더기 징계가 내려지는 동안, 이 지사장은 부장에서 부국장을 거치지 않고 국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초고속 승진'으로 MBC의 첫 여성임원의 자리에 올랐다.

노조는 이를 두고 "51년 MBC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일 것"이라며 "그동안 사실왜곡을 서슴지 않으며 후배들에게 무자비한 칼질을 하고 '김재철의 입' 노릇을 충실히 한 대가"라고 일갈했다. MBC 기자회는 또한 그를 불공정보도의 주범으로 지목해 퇴출시켰다.

이진숙 지사장이 노조 파업을 불법으로 호도한 사실은 이미 지난 1월 법원 판결로 드러났다. 법원은 회사의 노조원 해고조치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김재철 당시 MBC 사장 등 경영진이 방송 공정성 보장을 위한 절차·규정을 위반하고 인사권을 남용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조의 파업은 방송 공정성 보장을 위한 정당한 파업"이라고 밝혔다.

이진숙 지사장이 2012년 대선 개입 의혹에 휩싸였다는 점 역시 큰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대선 직전인 2012년 10월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진숙 지사장 등이 만나 "정수장학회의 MBC 지분을 팔아 부산·경남 지역 대학생에게 '반값등록금'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공영방송 경영진이 대선에 개입하려고 했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이 지사장은 이후 관련 재판에서 "김재철 전 사장의 지시로 최필립 이사장을 만났다"고 관련 내용을 인정한 바 있다. 이후 이진숙 지사장은 김재철 전 사장이 지난해 3월 해임되자, 워싱턴으로 떠났다.

강성남 언론노조위원장은 "정치적인 이진숙 지사장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홍보처 장관에 걸맞은 사람이다, 저널리스트가 아니다"면서 "이 지사장이 공영방송을 지키는 MBC의 사장이 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태그:#MBC 사장 공모
댓글1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