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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MBC기획조정본부장이 지난해 3월 26일 오전 김재철 MBC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결정되는 서울 여의도 방송문회진흥회(방문진) 사무실에 도착하고 있다.
 이진숙 MBC기획조정본부장이 지난해 3월 26일 오전 김재철 MBC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결정되는 서울 여의도 방송문회진흥회(방문진) 사무실에 도착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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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워싱턴지사장, 안광한 MBC플러스미디어 사장, 최명길 인천총국 부국장이 MBC 사장 후보로 선정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제기된 '이진숙 사장 낙점설'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어 13명의 지원자 가운데 사장 후보 3명을 뽑았다. 이중 이진숙 지사장과 안광한 사장은 이명박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을 상징하는 김재철 전 MBC 사장의 최측근으로, MBC 안팎에서 거센 비판에 제기되는 인물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공영방송대책특별위원회는 이날 성명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MBC 추락에 충성경쟁을 했던 자들, 하나같이 평생 권력을 쫓아 일신의 영달만을 추구했던 권력의 주구들, 법원이 확인해 준 MBC 방송 공정성을 후퇴시킨 장본인들, 이들이 어떻게 공영방송 MBC의 사장 후보가 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반면, 김종국 현 MBC 사장의 연임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지난 1월 김 사장은 2012년 MBC 노조의 파업을 '정당한 파업'이라고 규정하고 당시 해직노조원들이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선고한 판결을 맹비난했다. MBC는 <뉴스데스크>에서 회사의 입장만을 담은 일방적인 리포트를 내보내고 보수 일간지에 판결 내용과 노조를 공격하는 광고를 냈다. 김 사장이 연임을 위해 강경 대응에 나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결국 그는 방문진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쌀집아저씨'로 유명한 김영희 예능본부 특임국장도 최종 후보에 들지 못했다. 김 국장이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해 창조경제 사례로 <나는 가수다>와 <아빠 어디가>의 중국진출을 소개한 것을 두고, 사장 선임과 관계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 바 있다.

방문진은 오는 21일 이사회를 열어 최종 후보를 확정한다. 새 MBC 사장은 3년의 임기를 보장받는다.

이진숙 지사장에 대한 MBC 안팎 우려 커

MBC 사장 후보 3명에 김재철 전 사장 측근 2명이 포함된 것을 두고 비판이 거세다. 앞서 언론노조 MBC본부(노조)는 지난 13일 MBC 사장 공모에 김재철 전 사장 측근들이 대거 지원서를 내자 "누가 사장이 되더라도 '증오와 보복 경영'으로 일관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면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특히, 이진숙 지사장에 대한 MBC 안팎의 우려가 크다. 이 지사장은 한때 종군기자로 이름을 날렸지만, 지금은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에 동조하면서 MBC의 공정성을 망가뜨린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2012년 노조가 파업을 벌여 김재철 당시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자, 이 지사장은 김재철 사장을 적극 대변했다. 노조의 파업을 두고 "불법이고 정치적인 의도를 가졌다"고 지적했다.

파업을 주도한 정영하 당시 노조위원장 등 6명의 언론인들이 해고되고 노조원에 대한 무더기 징계가 내려지는 동안, 이 지사장은 '초고속 승진'으로 MBC 첫 여성임원의 자리에 올랐다. 노조는 이를 두고 "51년 MBC 역사상 전무후무한 일일 것"이라며 "그동안 사실왜곡을 서슴지 않으며 후배들에게 무자비한 칼질을 하고 '김재철의 입' 노릇을 충실히 한 대가"라고 일갈했다. MBC 기자회는 그를 불공정보도의 주범으로 지목해 퇴출시켰다.

이 지사장은 또한 2012년 대선 개입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대선 직전인 2012년 10월 이 지사장은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만나 정수장학회의 MBC 지분을 팔아 부산·경남 지역 대학생에게 '반값등록금'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민주당은 "박 후보를 돕기 위해 검은 뒷거래를 했다"면서 두 사람을 강하게 비판했다.

안광한 사장, 2012년 파업 노조원 징계 주도

안광한 사장 역시 김재철 전 사장의 최측근이다. '김재철 체제'에서 부사장을 지냈다. 그는 2012년 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인사위원장으로서 파업 노조원들에 대한 징계를 주도했다. 지난 1월 법원 판결로 부당한 징계였음이 드러났지만, 안 사장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안 사장은 2010년 편성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시사 교양 프로그램인 <후플러스>와 <김혜수의 W>를 폐지해, 구성원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또한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의 경영진 사전 시사를 고집해, 불방 사태를 야기하기도 했다. 제작 자율성이 위축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당시 노조는 "제작본부장이 임원회의에서 방송을 보류할 경우 문제의 소지가 있음을 분명히 했지만, 안 본부장은 임원진의 시사 없이는 방송이 불가하다며 가장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며 "프로그램의 공영성을 앞장서서 수호해야할 편성본부장이 오히려 공영성 훼손의 첨병으로 나서는 웃지 못할 상황을 초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명길 부국장이 최종 후보에 든 것을 두고는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 부국장은 안광한 사장과 함께 지난해 사장 공모에서 최종 후보에 오른 바 있다. 노조 관계자는 "최명길 부국장의 이름이 박근혜 대통령의 수첩에 올라와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면서 "이런 식의 낙하산 임명은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태그:#이진숙 MBC 사장 낙점설, 현실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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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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