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도착하는 이진숙 MBC본부장 이진숙 MBC기획조정본부장이 26일 오전 김재철 MBC사장에 대한 해임안이 결정되는 서울 여의도 방송문회진흥회(방문진) 사무실에 도착하고 있다.

보도본부장으로 임명된 이진숙 전 워싱턴지사장. ⓒ 권우성


MBC가 새 임원 선출을 알린 가운데 언론 노조 및 관련 종사자들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또한 EBS 이사진의 전횡과 YTN 사외 이사 선임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MBC는 6일 오후 이사회를 통해 주요 임원진을 선임했다. 안광한 신임 사장 체제 하에 권재홍 전 보도본부장이 신임 부사장으로, 워싱턴지사장이었던 이진숙은 보도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경영기획본부장에는 백종문 편성제작본부장이, 편성제작본부장에는 김철진 콘텐츠제작국장이 선임됐다.

"MBC 신임 임원 선임은 곧 김재철 체제로의 회귀"

MBC 측이 이번 인사에 대해 "능력과 책임감을 우선 고려한다는 원칙에 따라 경영진으로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인물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김재철 전 MBC 사장 체제로의 회귀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안광한 사장이 3년 임기의 첫 단추를 어처구니없는 인선으로 꿰고 말았다"면서 "내용과 절차 모두 정당성을 상실한 것은 물론, 사장 이름만 바뀐 김재철 체제의 완벽한 부활에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강성남) 또한 성명을 내고 "김재철 체제 부활을 원한다면 '김재철 시절 투쟁'으로 화답하겠다"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언론노조는 "권재홍은 김재철 체제 때 보도본부장을 맡아 총선과 대선 국면에서 편파 보도를 주도했던 인물이고, 이진숙은 선후배와 동료들로부터 MBC기자회 사상 처음으로 제명당한 인물이며, 김철진 역시 < PD수첩 > 부장 시절 'MB 무릎기도 사건', '남북 경협 중단' 아이템을 자신이 허락하고도 국장 말 한마디에 철회한 인물"이라며 날을 세웠다.

이어 "2012년 170일간에 걸친 MBC 최장기 파업의 책임이 노조가 아니라 김재철을 비롯한 당시 경영진에게 있다는 사법부의 질타를 끝내 무시하는 처사"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BS와 YTN도 몸살, "무자격자의 방송국 진입 막아야"

 MBC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았던 권재홍 신임 부사장(왼쪽).
ⓒ MBC

관련사진보기


EBS 현직 이사들의 전횡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회사 차량을 사적인 용도로 남용해 감사원의 지적을 받은 이사장과 술자리에서 주먹다짐을 한 이사들이 EBS 현직 이사자리를 꿰차고 있다"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 힘겹게 쌓아온 공영방송 EBS의 이미지를 이사들이 마구 훼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춘호 현 EBS 이사장은 이명박 정권 때 여성부 장관 후보에 지명됐다가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낙마 후 2009년 EBS 이사장 자리에 올랐다. 임기가 끝난 2012년 다시 이사장에 연임되며 내·외부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술자리에서 다른 이사와 난투극을 벌인 이종각 EBS 이사는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에 대한 뇌물 제공 혐의로 구속된 김학인 전 이사의 보궐이사로 선임된 인물.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난투극의 당사자 중 한 명은 이사직에서 물러났지만 또 다른 당사자인 이종각 이사는 버젓이 버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지부장 한송희)는 지난 2월 26일 이들의 행동을 규탄하고 퇴진을 요구하며 침묵시위를 한 바 있다. 

또한 YTN이 이사회를 통해 문재철 전 스카이라이프 사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한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납득할 수 없는 회전문 인사"라며 "YTN 주주들의 선임안 부결을 촉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문재철은 2012년 3월부터 최근 해임될 때까지 스카이라이프를 망가뜨린 장본인"이라며 "'성과를 대우하겠다'며 구성원들 길들이기와 줄세우기, 갈등과 분열을 조장한 인물"이라고 평했다. 또한 "악의적으로 노동 조합의 간부들을 연고가 없는 지방으로 발령내 노조 무력화를 시도한 인물"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런 인물을 YTN이 다시 이사로 받아들인 걸 납득할 수 없다"며 "위성 방송을 제멋대로 경영한 자를 다시 임원자리에 앉힌다면 YTN의 신뢰도와 위상 역시 동반 추락하게 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오는 21일 주주총회를 앞둔 YTN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임명안 부결을 촉구하며 "문재철 사외이사 선임 저지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MBC 이진숙 EBS YTN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