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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영동시장 2층 아트홀에 모인 노래교실 회원 100여 명이 노래를 하고 있다
▲ 노래교실 수원 영동시장 2층 아트홀에 모인 노래교실 회원 100여 명이 노래를 하고 있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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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노래강사를 따라하면서 율동을 하더니 자리에서 모두 일어나 춤까지 덩실거리고 춘다. 이런 분위기라면 누구라도 노래를 따라하지 않을 수 없을 것만 같다. 8일 오후 2시부터 팔달문 앞 영동시장 2층 영동 아트홀에는 100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있다.

"손을 번쩍 들고 소리를 지르고."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요. 아리아리 고개로 날 넘겨주소."

100여 명 노래교실 회원들이 불러대는 노래 소리가 온통 밖으로 퍼져나간다. 복도를 지나던 사람들도 무슨 일인가 궁금해 문을 열고 한 번씩 들여다 보고는 한다. 노래강사 조은(예명)씨는 노래강사를 시작한 지 9년째라고 한다. 수원 영동시장을 찾아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2시부터 노래교실 회원들에게 노래를 지도하고 있다.

영동 노래교실 조은 강사가 노래지도를 하고 있다
▲ 노래강사 영동 노래교실 조은 강사가 노래지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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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을 전공한 국악도가 노래강사로

"저는 원래 청주 서원대학교에서 가야금을 전공했어요. 결혼을 하고 서울로 올라가 학원을 시작하려다가 보니 만만치가 않아요. 가야금을 배우는 사람들도 그렇게 많지 않고요. 그러다가 노래교실이라는 곳을 찾아갔는데 너무 흥겨운 거예요. 음악을 전공했으니 노래는 좀 부르잖아요. 그래서 자격증 따고 노래강사 노릇을 한 것이 벌써 9년이 되었어요."

처음에는 민요를 가르쳤다고 한다. 그러다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가요와 민요를 접목해서 가르치고 있다고. 영동 노래교실 회원들은 50대에서 80대까지 다양하다. 그 중 연세가 가장 많은 분은 올해 86세나 되었다고 한다. 모두들 노래를 좋아하다보니 화요일과 목요일 회원을 모두 합치면 300명이나 된단다. 그 중 160명 정도는 정말 열심히 하는 회원들이라는 것이다.

"저는 일주일에 노래교실을 여덟 번이나 다녀요. 원래 우울증이 심했는데 노래를 부르고 나서 우울증이 사라졌어요. 남편이 노래를 부르는 날이 되면 차를 태워다줘요. 지겹게 다니던 병원도 이제 다니지 않고요. 노래를 부르면서 몸무게도 6kg 정도가 줄어들었어요."

노래교실을 다니면서 병이 나았다는 이명자(59,여)씨는 병원에 다니면서 많은 치료를 받았지만 병이 낫지를 않았다는데, 노래교실 6년차에 몸이 건강해지고 살까지 빠졌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가족들이 모두 노래교실에 다니는 것을 환영한다는 것이다.

가야금을 전공했다는 조은 강사는 노래지도 9년차라고 한다
▲ 조은 강사 가야금을 전공했다는 조은 강사는 노래지도 9년차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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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는 만병통치약, 집안 전체가 활력 되찾아

이름을 손오공(66, 여)이라고 밝힌 회원은 자신을 오락부장이라고 소개한다. 딴 곳과는 달리 영동 노래교실은 오후 1시부터 1시간 반 동안 노래를 시작하기 전에 회원들이 마이크를 잡고 노래연습을 할 수 있다고 자랑을 한다. 이곳처럼 잘 가르치는 곳은 수원에서도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 조은 선생님이 정말 잘 가르쳐주세요. 수원에서도 소문이 자자한 분이죠. 우리 선생님처럼 노래 잘 하고 신바람 나게 가르치는 강사님들은 그리 흔하지 않을 겁니다. 저는 노래를 시작한 것이 위에 언니가 내성적이라 언니 때문에 다니게 되었어요. 언니도 노래교실을 다니면서 성격이 많이 바뀌었죠."

내성적이던 사람도 노래교실 2~3년 차면 활달하게 성격이 바뀐다고 한다. 나이 먹은 여자들이 밖에 나와 수다를 떨 곳이 마땅치 않은데, 노래교실에 오면 회원들과 서로 교류를 하면서 마음대로 이야기를 할 수가 있으니 자연 성격이 활달해진다는 것이다.

노래를 부르면서 운동도 하고 팔도 뻗기도 한다. 심지어는 춤가지 추어가면서 부른다
▲ 노래교실 노래를 부르면서 운동도 하고 팔도 뻗기도 한다. 심지어는 춤가지 추어가면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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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하는 도중 회원들이 혼자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 노래부르기 노래를 하는 도중 회원들이 혼자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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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장관이 노래 강사들에게 감사장 줘야해요"

이제 노래교실에 나온 지 2년이 되었다고 하는 김순남(75, 여)씨는 집에서 무료하게 보내다가 우연히 노래교실에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일주일에 두 번 노래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면 생활의 활력을 찾을 수 있어 집안 분위기까지 바뀌었다는 것이다.

"제가 몸이 많이 안 좋았어요. 그런데 노래를 부르다 보니 건강을 되찾게 되었죠. 제가 보기에는 노래는 만병통치약인 것만 같아요. 시간이 남아서 노래교실을 찾는 것은 아니지만 건강에 좋으니 빠지지 않고 다니고 있어요."

회원들과 함께 이야기를 하고 있던 조은 강사는 우수 노래교실 강사들에게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감사장을 주어야 한다고 웃으면서 말한다. 그만큼 노래교실이 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찾아주고 있다는 것이다.

"노래를 부르면 건강해지죠. 노래를 부르면서 행복하죠. 살면서 활력을 되찾았으니 집안 분위기가 밝아지죠. 춤추고 손뼉치고 팔을 뻗어 운동까지 하면서 노래를 부르니 얼마나 좋아요. 노래강사들한테 보건복지부에서 감사장을 줘야 해요. 연세가 드신 분들이 노래가 아니면 어디서 이렇게 즐거움을 찾을 수 있겠어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와 티스토리 바람이 머무는 곳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노래교실, #영동시장, #아트홀, #강사 조은, #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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