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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통해 남도의 정서를 지속적으로 표현해온 전남 강진의 김충호 화백이 이번에는 연꽃 시리즈를 통해 성찰이 있는 삶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김 화백의 작품에는 늘 남도의 풍경이 있고 그 풍경 속에서는 섬과 강과 들판이 어우러져 하나의 곡선의 길을 만들고 열어 제치며 그 길 위에 흔들리는 꽃이 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설움에 잠길 테요.
(중략)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 까지는> 중에서  

김충호 화백의 '대섬' 2일부터 전시하는 김충호 화백 작품 표제작
▲ 김충호 화백의 '대섬' 2일부터 전시하는 김충호 화백 작품 표제작
ⓒ 박상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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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출신인 그는 고향에 눌러 앉아 남도의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니며 꽃을 통해 삶의 희망 혹은 생명력을 이야기한다. '뚝뚝 떨어져 버린' 꽃에서 남도의 정서를 되짚어내고 이내 강하고 끈끈한 감각으로 키워낸 그의 붓은 또 하나의 꽃이다.

그는 다만 모란이 아닌 연꽃을 통해 '처염상정', 즉 더러운 곳에서 있어도 물들지 않고 항상 맑은 본설을 간직하여 맑고 향기로운 꽃으로 피어나 세상을 정화한다는 연꽃정신을 구현한다. 세상 한복판에 피어나 세상에 물들지 않고 하늘을 향해 깨끗한 꽃으로 피어나는 그런 연꽃의 청결 혹은 신성함을 이야기한다. 

강진의 후예인 그는 김영랑의 꽃의 상징어인 상실, 소멸, 슬픔, 성찰, 도취 등의 연장선에서 있다고 할 수 있다. 꽃은 그냥 꽃인 채로 피어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사는 우리들에게 또 하나의 '꽃'의 의미를 깨닫게 한다는 것이다. 그냥 지는 꽃 아니라 우리가 나아가야 할 생명의 길, 내일을 피우는 꽃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 김춘수의 <꽃> 중에서

연꽃 연꽃에 맺힌 한 방울
▲ 연꽃 연꽃에 맺힌 한 방울
ⓒ 박상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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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꽃들은 김춘수 시인의 작품 <꽃>처럼 다시, 이내, 주체적 만남, 소통, 사유, 존재의 의미로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져준다. 김충호 화백의 연꽃 그리고 그 위에 한 방울로 낙화하는 또 하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이슬'은 연꽃이 담고 있는 정화적 메시지와 정신을 우리에게  나지막이 되새김질하게 한다.

꽃이 피고 지는 9월이다. 김충호 화백의 꽃을 통해 이 가을, 무엇을 기다리고 그 기다림 앞에서 어떻게 성숙되어 갈 것인가? 우리는....이 가을, 저 들판의 꽃들을 보면서 추억과 삶의 뒤안길을 돌아보면 어떨까.

'사랑은 기다림에 앞서듯 / 기다림은 성숙에 앞서는 것'(오세영 <9월> 중)처럼 말이다.

김충호 화백의 작품은 2일부터 광주광역시가 주최하고 광주미술협회와 광주문화재단이 공동 주관하는 2015광주국제아트페어에서 만날 수 있다. 광주국제아트페어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2일 개막해 5일간 열린다.

이번 전시에는 국내외에서 엄선된 79개 갤러리가 참여해 국제 미술시장의 흐름과 다양한 현대미술의 경향을 보여준다. 특히, 특별전은 아트페스티벌 형식으로 지역 및 외부작가 100여 명을 선정해 작가들에게 부스를 제공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작품들로 관람객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김충호 화백의 '연' 시리즈 이번 전시에서는 향(회상), 연, 상사화, 환희 등의 작품이 선보인다.
▲ 김충호 화백의 '연' 시리즈 이번 전시에서는 향(회상), 연, 상사화, 환희 등의 작품이 선보인다.
ⓒ 박상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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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박상건 기자는 시인이고 시집 '포구의 아침' 산문집 '빈손으로 돌아와 웃다'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섬여행', '바다, 섬을 품다'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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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언론학박사, 한국기자협회 자정운동특별추진위원장, <샘이깊은물> 편집부장,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현재 한국잡지학회장, (사)섬문화연구소장, 국립등대박물관 운영위원. 저서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섬여행> <바다, 섬을 품다> <포구의 아침> <빈손으로 돌아와 웃다> <레저저널리즘> <예비언론인을 위한 미디어글쓰기>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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