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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고소동의 벽화 골목. 이순신 장군이 섬과 뭍을 연락하는 통신수단으로 쓴 갖가지 연이 그려져 있다.
 여수 고소동의 벽화 골목. 이순신 장군이 섬과 뭍을 연락하는 통신수단으로 쓴 갖가지 연이 그려져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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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고소동 벽화마을이다. 아름다운 여수 밤바다와 고지대의 장점을 살려 벽화거리를 조성한 곳이다. 골목의 길이가 1004m. '천사 벽화 골목길'로 이름 붙었다. 비좁은 골목길이 이리저리 구부러져 있다.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이 골목의 담벼락에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림의 소재가 다양하다. 꽃이 피고 새들이 날고 있다. 이순신 장군의 모습도 보인다. 이순신 장군이 섬과 뭍을 연락하는 통신수단으로 쓴 갖가지 연도 그려져 있다. 진남관 등 관련 유적도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제법 솜씨를 부린 것도 있지만, 아이들의 낙서 같은 그림이 많다. 고양이가 죽으면 정성스레 묻어줄 정도로 순박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개장골의 전설을 담은 그림도 있다. 정겨움이 가득 배어있다.

여수 고소동의 벽화. 골목과 도로를 따라 벽화가 그려져 있다. 그 길이가 1004미터에 이른다. '천사 벽화마을'로 불린다.
 여수 고소동의 벽화. 골목과 도로를 따라 벽화가 그려져 있다. 그 길이가 1004미터에 이른다. '천사 벽화마을'로 불린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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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동 벽화마을에는 갖가지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여수 앞바다를 내려다보며 차를 마실 수 있는 갤러리 카페도 있다.
 고소동 벽화마을에는 갖가지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여수 앞바다를 내려다보며 차를 마실 수 있는 갤러리 카페도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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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7일 찾아간 고소동 벽화마을은 2012년 여수엑스포를 앞두고 주민자치위원회가 앞장서 꾸몄다. 주민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성금 모금으로 비용을 마련한 것도 애틋하다. 골목길 담장의 그림을 보며 쉬엄쉬엄 걷기에 좋다.

여수 앞바다를 내려다보며 차 한 잔 마실 수 있는 갤러리 카페도 있다. 건물의 옥상을 활용한 전망 쉼터도 만들어 놓았다. 쉼터는 특별한 편의시설을 하기 보다, 그늘막을 설치하고 의자를 펼쳐 놓았다.

고소동은 여수의 대표적인 산동네다. 북서쪽으로 나지막한 종산이 있고, 남쪽은 바다와 접해있다. 1200여 가구 3000여 명이 살고 있다. 주택은 대부분 슬레이트와 슬라브 구조의 단독이다. 적산가옥도 섞여 있다.

천사 벽화골목을 가리키는 표지판. 생김새와 글자까지도 정겹다. 벽화골목에 세워져 있다.
 천사 벽화골목을 가리키는 표지판. 생김새와 글자까지도 정겹다. 벽화골목에 세워져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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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카페와 어우러진 고소동 벽화마을. 좁은 골목에서부터 도로변까지 다양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갤러리 카페와 어우러진 고소동 벽화마을. 좁은 골목에서부터 도로변까지 다양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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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는 1970∼1980년대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세월의 더께는 담쟁이 넝쿨이 기어오른 담벼락에서도 묻어난다. 골목길 빈 터에는 손바닥만한 텃밭이 만들어져 있다. 텃밭에는 남새가 무성하다. 골목길은 조용하다. 길손의 발걸음을 경계하는 개 짖는 소리와 뱃고동 소리가 가끔 들려올 뿐이다.

마을에서 내려다보이는 돌산대교와 거북선대교가 가로질러 놓인 바다 풍광도 예쁘다. 바다에는 유람선과 어선이 오가고 있다. 돌산도와 자산공원을 오가는 해상케이블카도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옛 모습 그대로의 추억이 흐르는 몽마르트르 언덕 같다.

천사 벽화골목에서 만나는 고소대. 이순신 장군이 수군의 훈련을 독려하고 군령을 내린 곳으로 알려져 있다.
 천사 벽화골목에서 만나는 고소대. 이순신 장군이 수군의 훈련을 독려하고 군령을 내린 곳으로 알려져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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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최초의 비석 타루비. 이순신과 함께 싸웠던 수군들이 주머니를 털어서 1603년에 세웠다. 여수 고소대에 있다.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최초의 비석 타루비. 이순신과 함께 싸웠던 수군들이 주머니를 털어서 1603년에 세웠다. 여수 고소대에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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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동은 임진왜란을 전후해 생겨났다. 포루였던 고소대(姑蘇臺)가 창설되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고소대는 이순신 장군이 수군의 훈련을 독려하고 군령을 내린 곳이다. 비각 안에 3기의 비석이 서 있다. 통제이공수군대첩비와 타루비가 있다. 대첩비의 건립 경위 등을 적어놓은 동령소갈비도 있다.

타루비에는 당시 수군들의 눈물이 배어 있다. 타루(墮淚)는 비석을 바라보면 눈물을 흘리게 된다는 중국의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순신 장군과 함께 싸웠던 수군들이 주머니를 털어서 1603년에 세웠다. 높이 97㎝, 폭 58.5㎝로 크지 않지만 의미가 깊다.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최초의 비석이다.

통제이공수군대첩비는 1620년에 완공했다. 길이 305㎝, 폭 124㎝로 국내에서 가장 큰 대첩비다. '좌수영대첩비'라고도 불린다. 조정이 주도해서 세운 첫 비석이다.

천사 벽화마을에서 내려다 본 고소동 일대와 여수 앞바다. 거북선대교와 해상케이블카가 보인다.
 천사 벽화마을에서 내려다 본 고소동 일대와 여수 앞바다. 거북선대교와 해상케이블카가 보인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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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이 지휘소로 썼던 진해루의 자리에 들어선 진남관. 국보로 지정돼 있다. 지금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순신이 지휘소로 썼던 진해루의 자리에 들어선 진남관. 국보로 지정돼 있다. 지금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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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는 삼도수군통제사가 머물던 통제영이었다. 통제영이 설치된 것은 임진왜란이 일어난 1592년 8월부터 1601년 3월까지였다. 고소대에서 가까운 진남관(鎭南館)은 조선 수군의 본거지였다. 전라좌수영의 본영이었던 진해루(鎭海樓)가 있던 자리다.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이 지휘소로 썼던 곳이다.

정유재란 때 불에 탄 것을 1599년 제4대 삼도수군통제사 이시언이 세웠다. 75칸의 객사였다. 남쪽의 왜구를 진압해 나라를 평안하게 한다고 '진남관'이다. 화재로 불탄 것을 1718년 전라좌수사 이제면이 다시 세웠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지방의 관아 건물 가운데 가장 크다. 지금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임란유물전시관에서는 당시의 해전 상황과 전라좌수영성의 규모를 짐작해볼 수 있다. 거북머리 아래에 귀신머리를 새긴 거북선도 그림과 모형으로 만난다. <난중일기>로 널리 알려진 이순신의 임진일기와 서간첩(국보 제76호)도 전시돼 있다.

고소동의 정원을 이루는 여수앞바다. 해상케이블카가 지나는 거북선대교 아래로 유람선이 지나고 있다.
 고소동의 정원을 이루는 여수앞바다. 해상케이블카가 지나는 거북선대교 아래로 유람선이 지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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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이순신광장에 들어서 있는 이순신 동상. 뒤편의 도로를 따라가서 보이는 기와집이 진남관이다.
 여수 이순신광장에 들어서 있는 이순신 동상. 뒤편의 도로를 따라가서 보이는 기와집이 진남관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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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빛 여수바다와 맞닿은 이순신 광장에 거북선 모형 체험관도 있다. 실제 거북선과 똑같은 길이 37m, 폭 8.2m로 만들어져 있다. 거북선대교와 돌산대교, 해상 케이블카가 어우러진 여수밤바다 풍광도 황홀하다.

이순신을 기리는 최초의 사당 충민사도 여기서 가깝다. 통영 충렬사보다 62년, 아산 현충사보다 103년 앞서 세워졌다. 1601년 삼도수군통제사 이시언이 세웠다. 덕충동에 있다. 충민사 내 석천사는 의승수군으로 참여했던 자운·옥형스님이 1599년에 이순신 장군의 충절을 기리려고 지은 절집이다.

이순신을 기리는 최초의 사당 충민사. 통영 충렬사보다 62년, 아산 현충사보다 103년 앞선 1601년에 세워졌다.
 이순신을 기리는 최초의 사당 충민사. 통영 충렬사보다 62년, 아산 현충사보다 103년 앞선 1601년에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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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민사 내 석천사의 대웅전과 의승당. 의승수군으로 참여했던 자운·옥형스님이 1599년에 이순신 장군의 충절을 기리려고 지은 절집이다.
 충민사 내 석천사의 대웅전과 의승당. 의승수군으로 참여했던 자운·옥형스님이 1599년에 이순신 장군의 충절을 기리려고 지은 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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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찾아가는 길
호남고속국도 순천 나들목에서 여수 방면으로 17번 국도를 타고 여수로 간다. 여수 도심을 관통하는 좌수영로를 타고 버스터미널을 거쳐 서교동 로터리를 지나 진남관에 이른다. 진남관 건너편이 고소동 천사 벽화마을이다.



태그:#고소벽화, #천사벽화마을, #고소동, #타루비, #이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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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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