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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출마를 번복한 국민의당 안귀옥 후보는 지난 31일 인천지법에 '야권단일후보' 사용금지 가처분 청구소송을 냈다. 안귀옥 후보가 더민주와 정의당에 후보단일화를 위한 경선을 요구해 파문일 일고 있다. 또한 이는 단일화를 거부한 국민의당 당론과도 다르다.
▲ 국민의당 안귀옥 불출마를 번복한 국민의당 안귀옥 후보는 지난 31일 인천지법에 '야권단일후보' 사용금지 가처분 청구소송을 냈다. 안귀옥 후보가 더민주와 정의당에 후보단일화를 위한 경선을 요구해 파문일 일고 있다. 또한 이는 단일화를 거부한 국민의당 당론과도 다르다.
ⓒ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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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단일후보'에서 '더민주·정의당 단일화 후보자'로

인천 남구을 선거구는 인천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관심을 받는 선거구다. 친박 실세인 윤상현 의원이 당 대표를 겨냥해 막말을 해 파문이 일자,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곳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윤 의원이 탈당하자 김정심 인천시당 여성위원장을 후보로 공천했다. 공천 당시 김 위원장은 새누리당 인천지역 예비후보자들 중 가장 약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야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인천시당과 정의당 인천시당 위원장이 지난달 22일 광역시도·당 중에서 유일하게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고, 김성진 후보가 두 당의 단일후보로 출마했다.

새누리당이 윤상현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한 지난달 15일, 지역구에선 이미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가 파다했다. 새누리당이 김정심 여성위원장을 공천하기 했지만 당원 3000여 명이 윤 의원과 동반 탈당한 상황이라, 남구을 선거는 '친박 실세' 무소속 윤상현과 '더민주·정의당 단일후보' 김성진 간 대결로 압축되는 듯했다.

하지만 불출마를 선언했던 국민의당 안귀옥 후보가 돌연 후보 등록을 하면서 야권이 분열 됐다. 게다가 안 후보가 지난달 31일, 김성진 후보를 상대로 '야권단일후보' 명칭 사용은 허위사실 유포라며 고소하는 동시에 '사용 금지 가처분'을 신청해, 갈등의 골이 파였다.

더민주와 정의당 인천시당은 지난달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선거구에 다른 야당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가 있어도 야권단일후보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제250조에 위반되지 않는다'라는 유권 해석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인천지방법원 민사21부(박태안 부장판사)는 지난 1일 안 후보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연설·방송·선거홍보물 등에 '야권단일후보' 표현을 사용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김성진 후보는 즉시 이의를 제기하고 항소했지만, 중앙선관위는 기존 유권해석을 번복해 '야권단일후보'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이로 인해 김성진 후보뿐 아니라 두 당의 단일화 후보들이 혼란에 빠지게 됐다. 인천시의원 계양1선거구 보궐선거 후보자도 마찬가지다.

선관위는 이 후보자들에게 각종 선거홍보물에 표기된 '야권단일후보'를 5일까지 바꾸라는 지침을 3일 통보했다. 선관위가 명칭 변경에 따른 추가비용은 보완·교체에 필요한 통상의 범위 안에서 보전비용 대상에 포함하되, 그 추가비용은 선거비용제한액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더민주와 정의당 각 후보 선거캠프는 선거홍보물을 교체하는 데 시간과 인력을 허비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홍영표(부평을) 더민주 인천시당위원장과 김성진(남구을) 정의당 인천시당위원장은 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관위의 오류로 멀쩡한 선거홍보물들을 불필요하게 교체해 많은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게 됐다. 무엇보다 유권자들에게 마치 우리 야권연대 후보자들이 위법한 표현을 사용한 것처럼 만든 책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혼란이 선관위의 귀책사유인 만큼 공식 사과를 요구한다. 또한 공식 사과는 모든 유권자가 알 수 있게 언론과 방송 등, 필요한 모든 방법으로 유권자들에게 우리 후보자들이 위법한 행위자로 오해받지 않게 모든 조치를 취해야할 것이다. 이는 공정선거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다"라고 요구했다.

윤상현, '악재 불구 야권분열에 어부지리' 양상

윤상현 의원은 1985년 전두환 대통령 장녀와 결혼했다. 그리고 1988 5월 14일 육군 소위로 입대하고 같은 날 전역했다. 2016 총선넷 인천유권자위원회는 '신의 아들보다 더한 병역특례'라고 비판했다.
▲ 윤상현 윤상현 의원은 1985년 전두환 대통령 장녀와 결혼했다. 그리고 1988 5월 14일 육군 소위로 입대하고 같은 날 전역했다. 2016 총선넷 인천유권자위원회는 '신의 아들보다 더한 병역특례'라고 비판했다.
ⓒ 사진출처 인천유권자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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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의원은 자신의 당 대표를 겨냥한 '죽여 버려' 막말 파문이 확산되면서 '친박' 실세임에도 불구하고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정계 입문 후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야권이 분열하면서 어부지리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 인천유권자위원회(이하 유권자위원회)는 '막말 파문'으로 정당민주주의와 대의민주주의를 훼손한 책임을 물어 윤 의원을 낙선 대상자로 선정했다. 2013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북방한계선)을 포기했다'고 정상 회담 내용을 공개, 거짓 주장(2014년엔 '포기한 적 없다'로 번복)해 남북관계와 국익에 해를 끼친 것도 낙선 대상자 선정 이유로 중 하나였다.

아울러 인천유권자위원회가 해양경비안전본부(이하 해경본부)의 세종시 이전을 방치한 데 대한 책임을 물은 것도 윤 의원에겐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정치적 책임론이 부각하자, 윤 의원은 지난 1월 말에 "세종시 이전을 위한 행정조치는 이미 2015년 9월 말에 모두 마친 상황이었고, 해경본부 이전 결정이 다시 검토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이뿐이 아니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윤 의원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유권자위원회는 윤 의원의 병역 특혜 의혹과 작은할아버지의 친일행적을 들추며 낙선운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렇게 비판은 거세지만, 윤 의원의 행보는 거침이 없어 보인다. 그는 당선 후 복당해 당 대표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여러 악재가 겹쳤지만 야권 분열 구도 속에 3선을 낙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야권단일 못쓰게 해놓고 단일화 경선 주장은 후안무치"

 남구<을> 후보로 나서는 정의당 김성진 인천시장위원장(사진 왼쪽)과 더민주 홍영표 인천시당위원장은(가운데) 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야권단일후보르 못쓰게 소송을 제기한 뒤, 야권단일화 경선을 주장한 국민의당 안귀옥 후보를 비판했다.
▲ 인천 야권연대 남구<을> 후보로 나서는 정의당 김성진 인천시장위원장(사진 왼쪽)과 더민주 홍영표 인천시당위원장은(가운데) 4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야권단일후보르 못쓰게 소송을 제기한 뒤, 야권단일화 경선을 주장한 국민의당 안귀옥 후보를 비판했다.
ⓒ 사진제공 더민주 인천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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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야권연대는 지난달 더민주·국민의당·정의당 인천시당 간 합의가 원활하지 않자, 시민사회단체가 중재해 이끌어내는 형태로 진행됐다. 3당의 후보단일화는 불발됐고, 더민주와 정의당만 후보 단일화를 합의했다.

더민주와 정의당은 "남구을의 경우 당시 (3당의) 논의 때도 단일화 지역으로 돼 있었는데, 불출마를 선언한 안귀옥 후보가 후보 등록 이후 야권연대를 소송까지 끌고 가면서 선거를 파행으로 치르게 됐다"고 주장했다.

홍영표·김성진 인천시당위원장은 4일 오전 "안귀옥 후보는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지난 3월 8일 예비후보 사퇴와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래서 시민사회단체들의 중재로 만들어진 3당 협의 때 남구을을 정의당의 후보 단일화 지역으로 합의할 때 국민의당에 무공천을 요청했고, 국민의당도 긍정적이었다"고 밝혔다.

더민주와 정의당은 '윤상현 의원의 무소속 출마로 남구을 선거 판세가 요동치자, 안귀옥 후보가 돌연 불출마를 번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후보 등록 후 야권후보 단일화 경선을 주장한 것도 같은 연장선에 있다'고 여기고 있다.

두 시당 위원장은 "결국 본인이 빠진 야권단일후보를 인정하지 못한다고 형사고소와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오늘의 사태를 야기했다. 그런데 안귀옥 후보는 이 와중에도 단일화 경선을 입에 담고 있다. 참으로 후안무치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당 인천시당(위원장 문병호)은 지난 3일 "선관위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선관위 결정에 따라 현재 '야권단일후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후보자들에 대한 형사고소와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유권자의 판단을 흐릴 가능성이 있는 홍보물의 사용을 중지시키기 위한 노력을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더민주와 김종인 대표는 더 이상 국민의당을 흔들기 위한 명분 없는 더민주 중심의 야권연대 주장과 어떤 식으로든 '야권단일후보'라는 표현을 쓰려는 꼼수를 중단하고 정책선거로 당당하게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20대 총선, #인천 남구을, #윤상현, #김성진, #안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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