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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회사의 재개발 이유만으로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 민주화 운동으로 투옥된 수많은 사람들의 애환이 담긴 옥바라지 골목은 구본장여관과 단독주택 1채 정도만 남겨지고 거의 다 허물어진 상태이다.
 서대문형무소 앞 옥바라지골목의 현재 모습. 재개발로 인해 대부분 헐리고 구본장여관과 단독주택 몇 채만 남았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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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강제철거 과정에서 논란을 빚은 옥바라지골목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다시 한번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박원순 시장은 6일 오전 서울시청 신청사 6층 시장실에서 옥바라지골목보존대책위 관계자들을 만나 "옥바라지골목 문제는 제가 시장으로 부임한 이래 구체적으로 진행된 사안으로서 제 책임임을 통감하며, 사실을 제대로 몰랐다는 점 역시 책임을 져야 하는 사안이므로 이 부분을 사과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진작 알았다면 대책위의 주장처럼 전면 재검토 했을 것"이라며 "방법이 찾아질 때까지 이 곳에서 더 이상의 강제집행은 없도록 조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지난달 17일 박 시장이 옥바라지골목이 속한 무악2지구 재개발지역에 유일하게 남은 구본장여관 강제철거를 중지시킨 이후 사유재산권 침해 등 '일방적 결정'에 대한 일각의 비판여론이 있었으나, 합의 없는 강제철거에 대한 박 시장의 반대 의지가 명확함이 재확인됐다.

이날 박원순 시장과 대책위 관계자들의 만남은 당초 지난달 30일 박 시장 주재로 열기로 했던 '끝장토론'이 대책위와 재개발조합 양측의 거부로 무산된 뒤 대책위의 제안으로 전격 이뤄졌다.

서울시 측은 박 시장 외에도 담당 국장과 간부들, 자문관 등이 참석했고, 대책위 측은 이전 반대 주민 2명과 이들과 연대해 보존운동을 벌이고 있는 사회단체, 역사단체 회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구본장여관 주인 이길자씨는 "구본장여관은 생계를 유지하는 가정집이기도 한데, 그렇게 빨리 집행할 줄은 몰랐다"며 "돈을 더 받아내기 위해 버티는 것이라는 누명을 벗기 위해 금융거래기록까지 시청에 전부 제출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주민 최은아씨는 "난 가난하지만 돈에 좌지우지되는 삶을 살지 않았다"며 "옳은 일이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는데, 힘든 길 같이 온 사람들과 앞으로도 이 운동을 계속할 것이고 후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시재생 대안단체 박은선 대표는 현 무악2지구가 옥바라지골목이라는 증거와 역사적 가치를 설명하고, 특히 아파트가 지어지는 앞부분에 존재하는 너비 14m의 공공부지에 옥바라지골목을 일부 나마 보존할 수 있는 등 다른 대안이 있음을 강조했다.

후지이 타케시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원은 "옥바라지골목 보존운동은 (관이 아닌) 시민들이 역사적 가치를 찾아 주장한 사례"라고 강조하며 "이곳에서 벌어진 일들은 향후 도시의 재개발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소중히 복기될 신기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14미터 공공부지 확보 등 몰랐던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다"며 "제안해주신 내용에 대해 검토하고 합리적인 방법을 함께 찾아가자"고 말했다.

박 시장은 또 "앞으로 건축학자(공공건축가)를 동원해서라도 보존방법을 찾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대책위 한 관계자는 "박 시장이 우리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해 너무 기쁘다"면서도 "그간 우리가 제안했던 대안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보면 시장과 담당 공무원들 간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수많은 독립운동가와 민주화 운동가들의 가족들이 옥바라지하기 위해 머물렀던 옥바라지골목은 재개발사업에 의해 사라질 위기에 처했으나, 반대주민들은 시민단체, 역사학계 등과 함께 원형 보존을 요구하며 투쟁해왔다.

현재 대부분의 건물이 철거되고 구본장여관 건물과 3-4채의 주택만 남아있는 상황에서 지난 17일 용역직원들에 의한 구본장여관 강제철거가 시도됐으나 당일 박 시장이 현장에 나타나 공사를 중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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