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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순 이장
▲ 여성이장 이인순 이장
ⓒ 방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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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이장을 여성이 한다는 것을 과거에는 꿈도 꾸기 어려웠다. 얼마 전부터 시내 지역을 중심으로 여성 통장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가뭄에 콩 나듯이 귀하긴 해도 여성 이장들을 찾아볼 수 있게 됐다.

그만큼 우리 농촌도 변화의 바람을 탔다는 증거다. 지난 22일 만난 층남 서산시 고북면 양촌1리 이인순(58) 이장도 면내 1호 여성이장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희귀한 부류에 속하는 인물이다.

처음에는 어색하기만 했던 '이장님'이란 호칭이 친근해질 만큼 시간이 흐른 지금, 이 이장은 보기 드믄 여성이장이 아니라 일 잘하는 이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장을 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가 갑작스레 마을 일을 맡게 됐지만 젊어서부터 반장, 부녀회장 등 마을일이라면 안 빠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한 터라 생각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한다.

"젊어서부터 마을 어른들이 시키는 일은 애를 업고 다니면서도 곧잘 잘했어요. 그런 모습을 잘 봐주셨는지 투표에서 이장으로 선출됐죠. 그때나 지금이나 열심히 하라고 응원해 주는 마을주민들이 있어 늘 든든합니다."

4년차 이장인 지금이야 어떤 일이든 자신감이 있지만 처음 이장이라는 완장을 달았을 때는 아무리 마을일에 단련됐어도 힘들 수밖에 없었다. 마을의 총사령관격인 이장은 이전에 맡았던 직책과는 엄연히 차이가 나는 자리였다.

"처음 보는 여자 이장에 농사도 안 짓고. 처음에는 주민들도 걱정을 많이 했죠. 그래서 더 열심히 했습니다. 어떨 때는 직장일이 끝나고 밤늦게까지 직불금을 돌리기도 했죠. 그러면서 차츰 인정을 받았고, 요즘은 보는 분마다 응원해줘 신명나게 일하고 있습니다."

방범대, 체육회, 시민경찰 등 이장 말고도 지역사회에서 맡은 일이 많아 늘 종종거리지만 이 이장은 불평 없이 늘 열심이다. 그렇다보니 보도블럭 교체, 마을 도로 포장 등 굵직한 사업이 이미 확정돼 마을 발전을 위한 기틀을 단단히 잡아 놨다.

허학회 전 이장과 반장들의 적극적인 협조에 늘 감사드린다는 이 이장은 "섬세한 여성의 손길로 마을 발전 이룬 이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며 임기 중 마지막 욕심을 이야기 하며 빙그레 웃는다.

"마을회관이 건축한지 20년이 넘다보니 어르신들이 사용하기에 불편한 점이 많아요. 임기 중에 리모델링이라도 하고 싶은 꿈을 이뤄보고 싶네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산시대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여성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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