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미국 민주당 편파 경선 의혹과 데비 와서먼 슐츠 의장 사퇴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미국 민주당 편파 경선 의혹과 데비 와서먼 슐츠 의장 사퇴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관련사진보기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를 위해 편파적으로 치러졌다는 폭로가 터졌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각)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고위 인사 7명의 이메일을 해킹해 '클린턴이 유리하도록 경선을 진행했다'는 의혹을 공개했다.

위키리크스는 지난해 1월부터 지난 5월까지 이들이 주고받은 이메일 1만9252건에 클린턴을 옹호하고, 경쟁 상대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의도적으로 비방하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DNC 재무담당 최고 책임자 브래드 마샬은 이메일에서 "샌더스는 자신이 무신론자이고, 신앙이 깊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라며 "누군가 샌더스에게 종교에 대해 질문하면 (클린턴과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라고 썼다.

데비 와서먼 슐츠 DNC 의장은 "샌더스는 망한 거짓말쟁이(damn liar)"라며 "그는 민주당원이 아닌 사람처럼 말하고 다니며, 당이 무엇을 위해 일하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최근 패배를 선언하고 클린턴을 지지한 샌더스는 앞서 경선을 치르는 동안 클린턴과 DNC가 부적절하게 서로 돕고 있다고 주장하며, 슐츠 의장의 사퇴를 지속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DNC는 샌더스의 주장을 부인해왔다.

민주당 지도부 "샌더스는 망할 거짓말쟁이"

위키리크스의 폭로 직후 샌더스는 성명을 통해 "슐츠가 DNC 의장으로서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고 생각한다"라며 ""DNC는 공정해야 하고, 모든 경선 후보를 대표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더 많은 노동자와 젊은이를 끌어들이려면 새로운 지도력이 필요하지만, 슐츠 의장은 그런 역할을 할 수 없다"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다만 샌더스는 위키리크스의 폭로 때문에 클린턴 지지 선언을 철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클린턴의 공식 대선후보 지명을 위해 25일부터 펜실베이니아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DNC의 편파 경선에 항의하는 샌더스 지지층의 대규모 시위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사건으로 클린턴이 샌더스 지지층을 흡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 등 논란이 커지자 슐츠 의장은 결국 전당대회가 끝난 후 사퇴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슐츠 의장은 이날 성명에서 "민주당의 전진이라는 큰 목표를 위해 내가 DNC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라며 "대선에서 클린턴의 승리를 위해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슐츠 의장, 결국 낙마... '러시아 음모론'도

슐츠 의장의 사퇴 발표 후 클린턴은 성명을 통해 "그녀는 나의 오랜 친구"라며 "플로리다 주(슐츠 의장의 지역구)는 물론이고 미국 전역에서 나의 대선 승리를 위해 기여해주기를 바란다"라고 감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슐츠 의장은 나의 재선은 물론이고 국가를 위한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민주당을 하나로 결집했다"라며 "그녀는 언제나 나의 좋은 친구가 될 것"이라고 위로했다.

하지만 선거전문가들은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임 시절 개인 이메일 계정으로 국가 기밀을 다룬 '이메일 스캔들'에 이어 민주당 지도부의 이메일 폭로까지 터지면서 엄청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기감을 느낀 클린턴 측은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클린턴 선거캠프의 로비 무크 본부장은 "러시아 정부 해커들이 DNC 전산망에 침투해 이메일을 해킹했다는 의혹이 있다"라며 "러시아가 공화당과 도널드 트럼프를 돕기 위해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 측은 민주당이 자신들의 선거 부정을 덮기 위해 터무니없는 주장을 한다고 반박했다.


태그:#미국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버니 샌더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