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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작가회의 회장 김희정 시인이 대전 중구 대흥동에  ‘미룸(美 ROOM) 갤러리’(중구 충무로 55번길 26)를 열었다. 일반주택을 개조해 만든 '미룸갤러리'의 출입구 모습.
 대전작가회의 회장 김희정 시인이 대전 중구 대흥동에 ‘미룸(美 ROOM) 갤러리’(중구 충무로 55번길 26)를 열었다. 일반주택을 개조해 만든 '미룸갤러리'의 출입구 모습.
ⓒ 임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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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원도심 주택가 가운데, 하루 종일 문이 열려 있는 집이 있다. 동네의 사랑방이라도 되는 것일까? 지나가던 노인들도 걸음을 멈추고 대문 안쪽을 들여다본다. 대흥동 326번지 일대 골목길에 위치한 그 집은 바로 대전작가회의 회장 김희정 시인이 지난 12일 오픈한 '미룸(美 ROOM)갤러리'(대전 중구 충무로 55번길 26)다.

지난 해 산문집을 낸 데 이어, 시인의 또 하나의 도전이다.(관련기사: 시인의 첫 산문집에 '산문'으로 답하다) 갤러리 오픈 후 첫 전시로 수묵 인물화의 대가 김호석 화백의 초대전이 개최되고 있다. 초대전 이름도 '사랑방 이야기'이다.

'미룸 갤러리' 김희정 대표는 "문학과 미술의 만남을 주선하는 마담뚜를 자청하고 싶다"며, "함께 예술을 이야기하는 사랑방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갤러리) 문을 열게 되었다"고 초대전 초대의 글에서 밝히고 있다.

다음은 김희정 대표와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 시인이 갤러리를 연 이유는?
"예술은 사물의 이면을 표현하는 것으로, 그냥 볼 때는 안 보이는 이면을 관찰력과 상상력을 동원하여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모든 예술은 본질적으로 똑 같습니다. 단지 소통하는 방법의 도구만 다를 뿐입니다. 화가는 그림으로, 시인은 시로, 음악가는 곡으로 표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림과 시는 사물을 접근하는 방법이 다를 뿐, 감상하는 방법은 같습니다. 오브제 즉, 소재를 잡는 과정도 똑같습니다. 그림의 소재를 잡아가는 과정이나, 시인이 시의 글감을 잡아가는 과정을 보면 똑같습니다. 그런 문학과 미술이 만나 그림이라는 이름으로 소통하고, 함께 예술을 이야기하는 사랑방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문을 열었습니다."

 갤러리 오픈 첫 초대전인 김호석 화백의 작품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 '미룸갤러리' 김희정 대표
 갤러리 오픈 첫 초대전인 김호석 화백의 작품에 대해 설명을 해주는 '미룸갤러리' 김희정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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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첫 전시 작가로 김호석 화백을 초대한 이유는? "예술가들은 관찰력과 상상력이 풍부해야 하는데, 나이를 먹으면 관조적인 힘이 생깁니다. 하지만 그 단계에 가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김 화백의 그림을 보면 관조가 느껴지고, 시 제목보다도 좋은 게 많습니다. 예를 들면, 여기 전시된 작품 중에 제목이 '자식인 줄 알았는데 허공이었다'라는 작품이 있어요. 그림 제목이 시 제목보다 더 좋아요.

그런데 김 화백은 이것을 그대로 표현해 낸다는 거죠. 뿐만 아니라, 기존 수묵화가 갖고 있던 편견을 깹니다. 그림의 소재도 아름답고 품격 있는 것들이 아니라, 미물이라고 하는 거미와 잠자리와 같은 곤충, 벌레 이런 것들을 수묵으로 그리는 거예요. 김 화백의 그림들은 개인이 갖고 혼자 보면 안 되고, 그림이 걸려야 하는 곳이 있습니다.

여기 전시된 작품 중에 하나의 주제로 연결된 4점의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아들이 군대 간 이야기.. 이 작품들은 국방부가 훈련소에 걸어놔야 합니다. 이런 그림들이 걸려 있으면 절대 애들이 죽지 않을 겁니다. 그런 그림을 보면 선임병들이 후임병을 때릴 수가 없습니다."

- 미술품을 감상하는 비법을 말씀해주신다면...
"갤러리에서 작품의 배치는 무척 중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큐레이터의 역할이죠. 그리고 그림을 볼 때, 기본적인 것은 그림의 1.5배 지점에서 봐야 합니다. 거리감을 조절해가면서 그림을 감상하면 느낌이 다를 거예요. 그림을 보는 방향은 동양화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보고, 서양화는 오른쪽에서부터 보는 것이 기법입니다.

그 다음에 인간은 다섯 가지 감각, 오감을 가지고 있는데, 그 오감이 표현되는 곳이 바로 얼굴입니다. 얼굴을 보면 오감이 모두 표현되어 있어요. 인물이 묘사된 그림에서는 얼굴을 먼저 봐야 합니다.

'내음으로 기억되다'라는 그림에서 아들의 장정 소포를 받은 엄마의 얼굴을 보면 애절함이 표현되어 있고, 옆의 누이는 그런 엄마를 또 애절하게 보고 있어요. 애절함이 연결되어 있는 것이죠. 이런 그림들을 군인들이 보면 어떤 마음이 들겠습니까?"

- 갤러리를 찾아오기가 좀 불편한 것 같은데...
"갤러리라는 것이 길 옆에 있는 것보다는 찾아오는 것이 맞아요. 그리고 이제는 150만 명이 들어갈 수 있는 도서관보다는 50명이 들어갈 수 있는 동네도서관이 필요하듯이, 대규모 갤러리보다 동네마다 작은 갤러리가 많이 생겨야 해요. 그래서 사랑방 가듯이, 동네 공원 가듯이 가서 그림을 볼 수 있어야죠. 갤러리 공간을 여기로 선택한 이유는 시간적 공간이 아니라, 공간으로서의 공간을 본 거죠. 한번 와 보기만 하면 잊어버릴 수가 없어요."

- 그러면 동네 주민들도 갤러리에 자주 오시나요?
"그럼요. 아침마다 동네 할머니들이 옆 당산나무로 마실을 가시는데, 지나가며 가끔 들리기도 해요. 지난 13일에는 당산나무 아래에서 주민들과 함께 집들이도 했어요."

- 요즘 기존 갤러리들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용감하게 갤러리 문을 열게 된 이유는?
"사람들이 내가 갤러리를 연다는 얘기를 듣고 신기하게 생각했어요. 우선 문을 여는 데는 성공을 했지만, 사실 앞으로는 운영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죠. 실제 기존 갤러리들도 운영하기가 힘들거든요. 침체된 원도심을 예술가들이 들어와 살려 놓으면 임대료가 올라가 쫓겨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대흥동 원도심보다 조금은 떨어진 대흥동 관사촌 옆인 이곳을 선택했어요. 이 갤러리가 성공한다면 대흥동 326번지 일대에 갤러리가 몇 개는 생길 것아요(웃음)."

 미룸갤러리 입구 앞에 선 김희정 시인
 미룸갤러리 입구 앞에 선 김희정 시인
ⓒ 임재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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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주택을 리모델링해서 만든 '미룸 갤러리'는 21평 규모의 작은 갤러리지만, 동네 안 사랑방과 같은 공간이고,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갤러리이다. 현재 첫 전시회로 김호석 화백의 초대전을 진행하고 있는데, 도록에 수록된 19점 중 '어리광', '물고기는 알고 있다' 등 12점만이 전시되어 있다. '내려놓다', '전체보다 큰 부분' 등 나머지 7점은 다음 주 월요일에 기존 전시와 교체되어 화요일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잠시 일상을 미루고, 미룸갤러리에 와서 김호석 화백의 담백한 수묵 작품을 보며, 큐레이터와 갤러리 대표로 변신한 김희정 시인의 해설을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미룸 갤러리는 매일 오전 10시에 문을 열고, 저녁 6시에 문을 닫는다. 월요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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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교육연구팀장(북한학 박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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