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6일(이하 한국 시각)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렸던 시카고 컵스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가 시작되었다. 그 중 1차전은 조 매든과 데이브 로버츠 두 감독의 실수를 서로 공략하여 컵스가 승리한 경기가 됐다.

이 날 경기는 8회초까지만 해도 3-3의 팽팽한 승부였다. 3-3 동점이 되었던 원인은 리드 상황에서 섣부른 투수 교체를 단행한 컵스의 매든 감독의 판단 착오였다. 그러나 이후 다저스의 로버츠 감독이 또 한 번 실수를 하면서 그 실수를 컵스가 놓치지 않으며 승부가 갈렸다.

매든 감독의 실수, 투구수 적은 레스터의 조기 교체

이 날 경기의 초반은 컵스가 앞서갔다. 1회말 크리스 브라이언트가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의 슬라이더를 걷어 올려 적시 2루타를 작렬했다. 그러나 후속 타자들의 타구들이 모두 야수 정면으로 향하면서 크게 도망가지 못했다.

이후 다저스는 2회초 찬스를 맞이했다. 컵스의 선발투수 존 레스터를 상대로 애드리안 곤잘레스와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볼넷으로 1사 1,2루 찬스를 만든 다저스는 그러나 작 피더슨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후 다저스는 투수인 마에다 타석에서 안타가 나오며 공격 찬스를 이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여기서 판단 착오로 인한 주루 플레이 미스가 나왔다. 다저스의 3루코치인 크리스 우드워드가 타구 판단을 잘못하여 팔을 돌려 곤잘레스에게 홈으로 들어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곤잘레스는 홈으로 들어온 송구보다 늦게 홈에 도착하며 아웃되며 허무하게 득점 기회를 날렸다.

그리고 2회말 컵스는 선두타자 제이슨 헤이워드의 3루타와 하비에르 바에즈의 연속 2루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 그리고 투수 레스터의 타석에서 마에다의 폭투가 나왔다. 이 때 2루에서 3루로 진루했던 바에즈는 홈 스틸까지 성공했다. 마에다는 상대 투수 레스터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이후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하면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헀다.

이후 마에다가 3회와 4회를 잘 버티자 다저스도 반격에 나섰다. 5회초 공격에서 다저스는 투수 마에다 타석에서 대타 안드레 이디어를 냈다. 그리고 이디어는 2013년 8월 19일 경기 이후 무려 317경기(포스트 시즌 포함) 만에 왼손 투수(레스터)를 상대로 홈런을 기록하며 대타 작전을 성공했다. 이디어의 포스트 시즌 홈런만 계산하면 2009년 NLCS 5차전에서 콜 해멀스(현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기록한 뒤 처음이었다.

이후 다저스는 페드로 바에즈가 등판하여 2이닝 무실점으로 막으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다. 그러자 컵스는 6회말 레스터의 타석에서 대타 호르헤 솔레를 냈다. 6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하고 있던 레스터의 투구수는 고작 77개였고, 대타로 교체될 때 레스터는 다소 아쉬움을 드러냈다.

여기서 매든은 2점 차 근접 승부에서 투구수도 여유 있게 호투하던 에이스를 너무 일찍 내리는 실수를 범했다. 클레이튼 커쇼처럼 3일 휴식 후 등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컵스의 선발진은 여유가 있었다. 2차전 카일 헨드릭스, 3차전 제이크 아리에타 그리고 4차전 존 래키까지 선발투수들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컵스는 디비전 시리즈 3차전에서 연장 13회 승부를 치르는 등 불펜 소모가 다소 컸다. 이런 상황에서 투구수가 80개도 되지 않는, 그것도 1실점으로 호투하는 에이스를 내릴 이유는 전혀 없었다. 하지만 매든 감독은 점수를 더 뽑기 위해 대타를 냈지만, 결국 대타 작전도 실패했다.

이 때문에 컵스는 7회에만 트래비스 우드, 마이크 몽고메리 두 명의 투수를 투입해야 했고, 8회에도 페드로 스트롭과 마무리투수 아롤디스 채프먼까지 조기 투입해야 했다. 레스터의 투구수를 감안하면 7회 또는 8회까지 구원투수들을 꺼내지 않아도 될 상황이었다. 게다가 다저스는 올해 정규 시즌에서 왼손 투수 상대 타율이 꼴찌인 팀이었다.

로버츠 감독의 실수, 경기 후반 만루 작전은 도박

 LA 다저스 구단 공식 홈페이지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 선임 발표

지난해, LA 다저스 구단 공식 홈페이지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 선임 발표를 갈무리한 것 ⓒ LA DODGERS 공식 홈페이지


컵스가 투수 교체 타이밍을 너무 빨리 잡아 버리는 바람에 고전했다면, 다저스는 레스터가 내려간 뒤 컵스의 불펜을 흔들었다. 8회초 선두 타자 앤드류 톨레스의 안타가 나오면서 컵스의 4번째 투수가 나오길 유도했다.

이후 다저스는 체이스 어틀리의 볼넷과 저스틴 터너의 안타까지 합하여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만루 찬스에서 올라온 컵스의 투수는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투수 채프먼이었다. 그리고 코리 시거와 야시엘 푸이그는 채프먼의 구위를 이기지 못하고 연속 삼진을 당했다.

그러나 경기 초반 무리한 주루 플레이로 득점 기회를 날렸던 베테랑 타자 곤잘레스가 여기서 실수를 만회했다. 채프먼을 상대로 적시타를 터뜨리면서 톨레스와 어틀리 두 명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승부는 원점이 됐다.

8회말 다저스는 불펜에서 가장 믿음직한 셋업맨 조 브랜튼을 투입했다. 풀 타임 선발투수로 오랫동안 뛰었기 때문에 동점 상황이 길게 이어질 경우 2~3이닝을 활용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여기서 블랜튼은 선두 타자 벤 조브리스트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실점 위기에 몰렸다. 다음 타자 에디슨 러셀을 땅볼로 잡았지만 뒤이어 헤이워드를 고의사구로 내보내면서 위기는 계속됐다. 바에즈를 뜬공으로 잡고 2사 1,2루 상황이 되었을 때였다.

여기서 컵스 포수 데이비드 로스 타석에 대타로 크리스 코글란이 나왔다. 그런데 여기서 다저스 배터리는 고의사구로 주자를 채우는 선택을 했다. 컵스의 마무리투수 채프먼이 조기에 투입되었다는 점을 감안하여 다음 타순에 채프먼이 그대로 나올 것으로 예상했던 것이다.

그러나 8회말 동점 상황에서 선택한 만루 작전은 도박보다 더 위험했다. 컵스는 채프먼 타석에서 대타로 미겔 몬테로를 투입했고, 몬테로는 다저스에서 가장 믿음직한 중간 투수 블랜튼을 상대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만루 홈런을 작렬했다.

만루 홈런의 충격 때문이었는지 블랜튼은 다음 타자 덱스터 파울러에게도 홈런을 맞았고, 그 다음 타자 브라이언트에게 2루타를 허용하면서 이닝을 끝내지 못했다. 결국 다저스는 그랜트 데이튼을 투입하면서 이닝을 겨우 끝냈다. 채프먼 타석에서 대타를 투입했던 컵스는 9회초 헥터 론돈이 등판하여 경기를 마무리했다.

컵스와 다저스 모두 소모 컸던 경기, 다음 경기에 영향은?

일단 1차전을 이기긴 했지만, 컵스는 1차전에서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은 불펜을 소모했다. 이 날 컵스는 패한 다저스보다도 더 많은 7명의 투수를 투입했는데, 그 중에서 7회와 8회에만 무려 5명의 투수를 소모하는 실수를 범했다.

선발진이 다저스에 비해 다소 탄탄한 점, 그리고 디비전 시리즈에서 연장 13회 승부도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선발투수들이 최대한 구원진에 휴식을 안겨줬어야 했다. 그리고 다저스가 왼손 투수에 약한 점을 감안했을 때 레스터는 충분히 8회까지 등판할 수도 있는 투구수를 기록했다.

결국 컵스는 7회와 8회 무려 5명의 투수를 투입했고, 9회에 나와야 할 채프먼이 8회에 조기 투입되는 결과를 낳았다. 경기는 승리했지만, 이 날 구원투수들은 다소 많은 투수들이 체력을 소모하고 말았다.

이 날 패하긴 했지만 다저스는 컵스보다 적은 5명의 투수를 활용했다. 선발투수 마에다도 3실점으로 크게 무너진 것은 아니었다. 두 번째 투수 바에즈도 2이닝을 버티며 기대 이상의 역할을 수행했다.

다만 다저스는 불펜에서 마무리투수 켄리 잰슨을 제외하고 가장 믿을 수 있었던 베테랑 투수 블랜튼이 한 순간에 만루 홈런을 맞고 무너진 것이 뼈아팠다. 물론 컵스가 채프먼을 8회에 올렸던 것처럼 잰슨을 투입하여 실점을 막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은 끝내 잰슨을 투입하지 않고 아꼈다. 디비전 시리즈 3차전에서 1점 뒤진 상황에서 잰슨을 투입한 적이 있었는데, 잰슨은 세이브 상황이 아닐 때 등판해서 4실점으로 다저스 코칭 스태프를 당황하게 한 적이 있었다. 게다가 잰슨은 디비전 시리즈 5차전에서 선발투수 리치 힐 다음으로 많은 공을 던졌다.

이 점에 있어서 다저스는 구원투수 운영이 컵스에 비해 효율적이었다. 다만 이 날 경기에서 만루 홈런을 맞고 무너진 블랜튼이 사실상 독박을 맞은 셈이 되었는데, 다음 날 경기에서 블랜튼이 이 충격을 딛고 일어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또한 다저스는 9회말 론돈을 상대로 1점을 만회하면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컵스와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2차전은 17일 같은 장소인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다. 다저스는 디비전 시리즈 5차전에서 7구 세이브를 기록한 에이스 커쇼가 이틀 휴식 후 등판한다. 컵스는 정규 시즌 평균 자책점 1위를 기록했던 헨드릭스(16승 8패 2.13)가 등판한다.

컵스는 1945년이 마지막 내셔널리그 챔피언이었고(마지막 월드 챔피언은 1908년), 다저스는 1988년(당시 월드 챔피언)이 마지막이었다. 1차전부터 총력전을 펼치기 시작한 만큼 7전 4선승제로 치러지는 챔피언십 시리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MLB 메이저리그야구 LA다저스 시카고컵스 내셔널리그챔피언십시리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