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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유 하나학원 이사장이 지난해 9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서울시교육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김승유 하나학원 이사장이 지난해 9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서울시교육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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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김승유 하나고 이사장(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10월 말 이사장직에서 물러난다. 신임 이사장으로는 김각영 전 검찰총장이 선임될 전망이다.

김승유 이사장은 하나금융지주 회장으로 재임하던 지난 2008년 당시 전국 단위 자율형사립학교인 하나고를 설립, 초대 이사장으로 취임했고, 연임을 통해 8년간 이사장을 역임하며 학교 운영을 총괄해왔다.

그러나 그는 하나고가 2011~2013년 지원자 103명에 대한 입학성적을 조작한 혐의로 서울시교육청 감사에서 적발되면서 교장 등 하나고 관계자들과 함께 검찰에 고발됐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법을 잘 몰랐다"라고 말했으나, 이후 이사회에 참석해 해당 내용을 숙지하고 있었음이 회의록을 통해 드러났고 위증죄로 고발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하지만 지난 6월 서울서부지검은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4월 1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기 때문에 마무리 수사를 진행 중이고 조만간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에도 감사처분사항을 이행하지 않는 등 하나고 사태가 해결되지 않자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등 야당에서 그를 국감 증인으로 신청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증인 채택을 못하게 하는 바람에 교문위에 신청된 증인이 전원 채택되지 않았다. 덩달아 김승유 이사장 국감 증인 채택도 무산됐다. 만약 그가 이번에 국감에 나왔으면 2014년 정무위, 2015년 교문위에 이어 3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는 기록을 세울 뻔했다.

하나고 입시부정, 채용비리, 운영비리 철저한 진상규명, 관련자를 처벌하라
▲ 하나고 앞 1인시위 하나고 입시부정, 채용비리, 운영비리 철저한 진상규명, 관련자를 처벌하라
ⓒ 서울교육단체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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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유 "후임은 하나금융지주이사회 의장직 역임했던 분"

김승유 이사장은 지난 10일 <머니투데이> 등과의 인터뷰에서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는 이유를 "제 두 번째 임기가 끝나서 이사장직을 내려놓게 됐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입시 비리가 불거지자 교육·시민단체들은 "하나고 부정행위 책임지고 김승유 이사장은 사퇴하라"라고 압박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직에서 물러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으나, 김 이사장은 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청이 더 이상 김승유 이사장의 (세 번째) 연임은 어렵다는 태도를 견지했다"라면서 "그것도 김 이사장이 물러나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김 이사장의 후임은 김각영 전 검찰총장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은 <머니투데이>를 통해 "제 자리를 대신할 분은 하나금융그룹 이사회 의장직을 역임하셨던 분"이라며 "이미 이사회를 거쳐 모든 절차가 끝났으며 서울시교육청의 인가만이 남았다"고 밝혔다.

김각영 전 검찰총장은 2002년부터 2003년까지 검찰총장을 역임했고, 이후 2010년 3월부터 2014년 3월까지 하나금융지주이사회 의장직을 역임했다. 신임 이사장은 오는 11월 이사회에서 선임될 예정이다. 현재 하나학원은 이태준 전 하나고 교장과 김각영 검찰총장 등 4명의 이사와 감사 1명에 대해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태준 전 하나고 교장은 교육청이 감사결과 파면을 요구한 사람이고 (하나학원이) 교육청의 처분요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면서 "어떻게 그런 사람을 이사로 승인하겠느냐? 반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각영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는 "면밀히 살펴보고 있으나 부적격 사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김각영 전 검찰총장, 검찰 수사의 방패막 역할?
현재 하나학원은 이태준 전 하나고 교장과 김각영 검찰총장 등 4명의 이사와 감사 1명에 대해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 하나학원이 이번에 새로 신청한 이사 명단 현재 하나학원은 이태준 전 하나고 교장과 김각영 검찰총장 등 4명의 이사와 감사 1명에 대해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 김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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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고 설립 초기부터 관여했던 한 임원 관계자는 "신망받는 교육전문가들도 많은데 하필 검찰총장을 역임한 인사를 이사장으로 세우려는 의도가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2010년께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건, 미래저축은행 부당지원 혐의 등이 터져 사회적 문제가 됐을 즈음에 김승유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 등에서 당시 하나금융 이사회 의장이었던 김각영 전 검찰총장이 검찰 수사의 방패막이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도 검찰수사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 아니겠느냐"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김승유 이사장이 물러나더라도 그 영향력은 여전할 것이다. 새 이사들이 그와 가까운 사람들로 채워지기 때문"이라면서 "김 전 검찰총장과 유병택 이사는 하나금융 사외이사 출신이고, 권오남 교수는 하나고 3회 졸업생 학부모로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하나고는 작년 입시부정 등 여러 가지 범죄혐의에 대해 서울교육청 고발로 검찰 수사 중이다"라며 "지금 이 시기에 김승유 이사장이 물러나고 김각영 전 검찰총장이 하나고 이사장으로 온다면 검찰 수사 무마용이라는 세간의 의심을 피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위기 때마다 김각영 전 검찰총장이 등장하고 교육과는 전혀 무관한 분이 학교 이사장으로 오는 게 너무 이상하다"라면서 "김승유 이사장의 호위무사인지 아니면 하나고 수사를 잘 방어할 구원투수인지 모르겠지만 우연의 일치가 반복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시의회 하나고 특위 이정훈 위원장은 "단계적으로 임직원전형폐지를 결정한 현 시기에 전직 검찰총장을 학교법인 하나학원 이사장으로 임명하는 이유가 마땅치 않다"라면서 "마치 입시비리 등 여러 혐의로 고발되어 수사 중인 김승유 이사장에게 검찰의 힘을 이용하여 또 다른 면죄부를 주기 위한 의도가 아닌지 의심된다"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하나고 입시부정, 학교폭력 은폐 등 비리 규탄 기자회견'
▲ 교육시민단체 기자회견 지난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하나고 입시부정, 학교폭력 은폐 등 비리 규탄 기자회견'
ⓒ 김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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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서울시의회와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9월 하나고를 감사한 결과 신입생 입학 전형 부정운영 등 7건의 혐의를 적발해 김승유 이사장 등 관련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2011학년도부터 2013학년도 입시에서 구체적인 점수 부여 기준 없이 지원자 103명의 성적을 조작해 성비를 맞췄다는 혐의다.

이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91조의3 4항)이 지정한 자율형사립고 지정취소 사유에 해당하나 검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경찰이 이 사건을 조사한 뒤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바 있다. 현재 서울서부지검은 이 사건에 대해 1년째 수사를 벌이고 있다. 아울러 2014년 하나은행이 하나고에 수백억원을 출연한 일로도 고발당했으나 검찰은 무혐의 처분했다.

이에 대해 김용섭 전교조 사립위원장은 "지난해 서울시의회와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확인된 하나고 입시부정 사건은 엄청난 사회적 파장과 물의를 일으켰다"라면서 "제대로 된 수사 한 번 진행되지 못한 채 철저하게 묵인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사건을 덮으려한다는 의혹도 있다, 이제라도 교육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엄정하게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이와 유사한 글을 '교육희망'에도 보냅니다.



태그:#하나고 , #김승유, #김각영, #검찰총창, #입시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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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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