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는(?) 뉴스가 연일 '빵빵' 터져서일까. 최근 들어 각 방송사 주요 드라마 시청률이 답보상태에 빠졌다. 특히, KBS 2TV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종영 이후에는 이른바 '대박 드라마'가 자취를 감춘 모양새다.

수애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KBS 2TV 월화드라마 <우리집에 사는 남자>는 10%의 벽도 힘겨워 보이며, 동시간대 경쟁작인 MBC <캐리어를 끄는 여자> 역시 좀처럼 한 자릿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선을 수요일과 목요일로 돌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SBS <질투의 화신>, MBC <쇼핑왕 루이>,  KBS 2TV <공항 가는 길> 이 10% 안팎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을 뿐이다. 이는 <구르미 그린 달빛>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tvN 기대작으로 화제를 모은 <안투라지>는 지난 주말 간신히 1%를 넘기며 체면을 구겼다.

나라꼴이 이 모양인데, 드라마 시청률이 뭔 대수냐고 할 수 있겠으나, 다음 주 16일 나란히 시청자를 찾아오는 세편의 드라마 입장은 다르다. 어떻게 해서든 '집 나간 시청자'를 붙잡아야 하며, '뉴스보다 더 재미있는 이야기'로 대중의 관심을 돌려야 한다. 새롭게 시작하는 수목드라마 3편을 미리 살펴보도록 하자.

[SBS] 전지현-이민호 주연의 <푸른 바다의 전설>

 전지현과 이민호가 주연으로 나선 <푸른 바다의 전설>. 16일 첫 방송.

전지현과 이민호가 주연으로 나선 <푸른 바다의 전설>. 16일 첫 방송. ⓒ SBS


출격 대기 중인 세 편의 수목드라마 가운데 가장 관심이 쏠리는 드라마는 <푸른 바다의 전설>이 아닐까 싶다. <별에서 온 그대>를 성공시킨 박지은 작가의 복귀작이란 점에서도 흥미로운데, 하물며 안방극장 '흥행 보증수표'로 통하는 전지현과 이민호가 주연배우로 나섰다. '대박 드라마'의 계보를 잇기에 충분하다는 평가가 결코 과장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스토리도 흥미롭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인어를 모티브로 한 판타지 로맨스다. 멸종직전의 마지막 인어(전지현)가 천재 사기꾼(이민호)을 만나 육지생활에 적응해 나간다는 설정인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다양한 이야기와 매력을 그려낼 것으로 보인다.

'비주얼 깡패'로 통하는 전지현과 이민호가 그려낼 영상미, 그리고 천부적인 이야기꾼으로 자리매김한 박지은 작가의 신선한 스토리가 과연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MBC] 판타지에 맞서는 청춘물 <역도 요정 김복주>

 이성경의 변신이 기대되는 <역도 요정 김복주>. 16일 첫 방송

이성경의 변신이 기대되는 <역도 요정 김복주>. 16일 첫 방송 ⓒ MBC


전지현과 이민호에 맞서 MBC는 청춘물 카드를 꺼내들었다. 체육대학교 역도부를 배경으로 진행될 <역도 요정 김복주>는 이성경, 남주혁, 경수진 등 다양한 청춘 스타를 앞세워 스무 살 갑자기 찾아온 첫사랑을 풋풋하고 달달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오 나의 귀신님>과 <고교처세왕>의 양희승 작가와 <송곳>, <올드미스다이어리>의 김수진 작가가 의기투합에 극본을 쓰는 만큼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주연배우로 나선 이성경과 남주혁 모두 이번 작품이 첫 주연인 만큼, 이들이 얼마만큼 기대 이상의 매력을 보여주느냐가 초반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랜만에 전파를 타는 청춘들의 성장드라마이니 만큼 시청자의 선택을 받는 건 어렵지 않겠으나, 지난여름 종영 한 JTBC <청춘시대>와의 비교가 불가피할 전망. 결국,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공감을 얼마나 이끌어내느냐가 관건이다.

[KBS 2TV] 아동치매라는 독특한 설정 <오 마이 금비>

 아동치매를 소재로 한 <오 마이 금비>. 16일 첫 방송.

아동치매를 소재로 한 <오 마이 금비>. 16일 첫 방송. ⓒ KBS


새롭게 선보이는 수목드라마 세편 중 SBS <오 마이 금비>는 상대적으로 화제성이 가장 낮다고 볼 수 있다. 한류스타나 라이징 스타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믿고 보는 인기작가의 필력에 기대를 걸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KBS 2TV가 <오 마이 금비>를 편성한 것은 이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있지 않을까 싶다. 이 드라마는 아동 치매에 걸린 열 살 딸 유금비(허정은)를 돌보며 인간 루저에서 진짜 아빠가 돼가는 남자 모휘철(오지호)를 통해 기억과 삶의 가치를 잔잔하고 따뜻하게 전해줄 예정이다.

굳이 장르로 분류하자면, '힐링드라마', '착한드라마'정도가 될 수 있을 터. 그간 치매를 소재로 한 이야기는 많았으나, 아동치매는 흔치 않았던 만큼, 소재 자체는 신선하게 다가온다. 온 가족이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만큼, 수목드라마 대전에서 의외의 복병 역할을 할지도 모르겠다. 

결국 뚜껑은 열어봐야 아는 법. <푸른 바다의 전설>의 무난한 흥행이 이어질지, 아니면 <역도 요정 김복주>와  <오 마이 금비>의 예기치 못한 반전이 펼쳐질지, 이들의 첫 승부는 오는 16일 펼쳐진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박창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saintpcw.tistory.com)와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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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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