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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심재철 국회부의장 주최 '왜 정치교체인가' 초청 간담회에서 새누리당 나경원 정진석 의원 등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 악수하는 반기문-나경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심재철 국회부의장 주최 '왜 정치교체인가' 초청 간담회에서 새누리당 나경원 정진석 의원 등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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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새누리당에 반풍(潘風)이 불어오고 있다.

25일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은 국회 귀빈식당에서 새누리당 의원 23명과 조찬간담회를 했다. 심재철 국회부의장이 주최한 이날 간담회는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로 알려졌지만, 본격적인 세 불리기에 나선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 의원들을 영입하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됐다.

참석 의원 상당수도 '반 전 총장을 돕겠다'고 공언해온 인물들이었다. 충청권 의원들의 경우 정우택 원내대표와 김태흠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참석했다. 반 전 총장 귀국 당일 자택 앞에 환영인사를 갔던 나경원 의원은 정진석 의원, 심재철 부의장과 함께 귀빈식당에 들어서는 반 전 총장을 맞이했다. 이밖에 강효상, 곽대훈, 권석창, 김석기, 김성원, 김승희, 김한표, 민경욱, 송석준, 신상진, 윤종필, 이우현, 이종배, 전희경 의원이 참석했으며 이은재 바른정당 의원도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연이은 새누리당 의원과 만남, 나경원 "적극 지원 공감대 있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심재철 국회부의장 주최 '왜 정치교체인가' 초청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모두발언하는 반기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심재철 국회부의장 주최 '왜 정치교체인가' 초청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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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전 총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도 정치교체를 강조했다. 그는 "정치가 문제를 푸는 게 아니라 문제 자체가 돼 있다"며 "결국 구태의연한 기득권에 사로잡힌 정치 문화를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또 "지난 30년간 계속 된 제왕적 대통령제는 한국을 진전시키기에 한계가 있다"며 "선거제도 개혁으로 21세기 한국에 걸맞은 새로운 정치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국회에서 적극 지원해달라"는 말도 남겼다.

이어 1시간 10분가량 비공개로 이뤄진 간담회에선 반 전 총장의 정치교체뿐 아니라 개헌, 향후 진로 등을 두고 다양한 이야기가 쏟아졌다. 반 전 총장 쪽 이도운 대변인은 "의원들이 여러 의견을 제시했고, 많은 분들이 반 전 총장에게 '보수적 가치를 대변하는 정치 지도자가 돼 달라'고 요청했다"며 "반 전 총장도 잘 알았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명수 의원은 "유익한 시간이었다"며 "반 전 총장이 '준비도 부족하고, 여러 가지 미흡한 부분을 다시 생각하고 있다'며 고충을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저는 새로운 정치를 하려면 국민들에게 새롭게 다가가고, 메시지를 줘야하는데 아직 내용이 없다고 조언했다"고 했다. 또 "기존 정당에 가는 것은 반 전 총장 이미지에 맞지 않으니 신당을 만들라고 했다"며 "반 전 총장은 '충분히 고민하겠다'고만 답했다"고 말했다.

간담회 후 기자들을 만난 나경원 의원도 "반 전 총장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며 "많은 의원들이 반 전 총장의 정치행보를 제안했고, 앞으로 보수 후보로서 전체를 아우를 수 있도록 좋은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그는 "반 전 총장을 더 적극 지원해야겠다는 공감대가 있는 것 같다. 저도 어느 위치에 있든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을 보수대연합의 중심에 세우려는 의원들의 뜻은 결국 '반기문 대통령 만들기'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 충청권 의원들은 설 명절 뒤 반 전 총장을 따라나설 분위기다. 23일 반 전 총장을 만난 초선 의원들이나 25일 간담회에 참석한 의원들이 동참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새누리당 내 2차 집단 탈당이 머지않았다는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 까닭이다.

새누리당 지도부도 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24일 불교방송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옛날에 국회의원을 떼어가는, 아주 그릇된 형태가 있었다"며 "반 전 총장이 정치를 시작하면서 이런 식으로 하는 것은 참 유감스럽다"고 했다. 그는 "정책을 밝히고 당을 만들든지 그래야지 다른 당 국회의원들 와라 이렇게 하는 것을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냐"며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정정당당하게 해야죠"라고도 비판했다.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서면브리핑에서 "반 전 총장이 우려스러운 행보를 하고 있다"며 "새누리당과 의원들을 흔드는 것은 정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이런 행보는 반 전 총장이 밝힌 정치 교체의 대상"이라며 "기본과 예의의 문제다, 반 전 총장 말씀대로 정치 교체를 위해서 모범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반기문은 아니라지만 새누리 지도부 반발 "흔들기는 정치 교체 대상"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심재철 국회부의장 주최 '왜 정치교체인가' 초청 간담회에서 새누리당 정진석 의원과 대화나누고 있다.
▲ 대화 나누는 반기문-정진석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심재철 국회부의장 주최 '왜 정치교체인가' 초청 간담회에서 새누리당 정진석 의원과 대화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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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전 총장 쪽은 '새누리당 흔들기'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도운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의원들은 민심을 대변하는 분들 아니냐"며 "심재철 부의장이 자리를 만들 때도 의견을 한 번 들어보고, 얼굴도 보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그는 '반 전 총장과 같이 하겠다는 사람이 있었냐'는 질문에도 "그런 성격의 자리는 아니었다"고 답했다. 또 "23일 모임은 새누리당 의원들 초청으로 갔다"며 "오늘 반 전 총장이 인명진 비대위원장에게 전화를 드려 모임 성격을 설명드릴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반 전 총장 쪽이 구상하는 '빅텐트'가 세워진다면 새누리당 의원들도 바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이도운 대변인은 "의원들도 어느 당으로 가실 거냐, 빅텐트를 어떻게 할 거냐 질문을 많이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 전 총장은 의원들의 질문에 "아직은 아니고 의견을 수렴해 곧 결정하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반 전 총장 쪽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플랫폼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정당을 선택하면 그 틀에 갇혀서 대통합하는 데에 많은 어려움이 있어 좀 더 크게 구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빅텐트, 개헌 등에 관한 생각을 25일 오후 2시 열리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밝힐 것으로 보인다.


태그:#반기문, #새누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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