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상황 속에서도 늘 희망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개막을 앞둔 2017 K리그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 어느 때보다 불안요소들이 많이 존재했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희망이 보였다. 다시 한 번 위기를 딛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2017 K리그가 개막전 최다 관중 기록과 든든한 메인 스폰서를 들고 닻을 올렸다.

 하나은행과 리그 스폰서를 체결한 K리그

하나은행과 리그 스폰서를 체결한 K리그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의 ACL 출전권 박탈, 한국프로축구연맹총재 추대 논란, 스타플레이어들의 해외 유출 등등 2017 K리그는 개막 전부터 많은 부정적인 요소들을 안고 있었다. 관중과 성적 면에서K리그를 선도하던 전북은 승부 조작으로 인해 ACL 출전권을 박탈 당했고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새 수장을 구하지 못해 총재를 추대할 수 있는 새로운 조항을 만들어 전 총재를 다시 자리에 앉혔다.

국가대표의 미래 권창훈은 수원 삼성을 떠나 프랑스로 진출했고 레오나르도, 아드리아노 등등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외국인 선수들은 늘 그렇듯 중동과 중국, 일본으로 이적했다. 투자는 점점 줄어 재정 악화로 충주 험멜과 고양 자이크로가 사라졌고 몇 팀을 제외하고는 원활한 이적시장이 이뤄지지도 않았다. 중국 슈퍼리그와 일본 J리그가 강력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선수 영입과 마케팅을 시도하는 것에 비해 K리그는 유난히 더 초라해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K리그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바라봤고 어느 때보다 힘든 시즌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2017 K리그는 역대 개막전 최다 관중으로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총 13만4468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개막전부터 성사된 슈퍼매치의 영향이 크긴 했으나 그럼에도 의미 있는 수치였다. 작년 인천의 극적인 잔류 드라마가 쓰였던 숭의 아레나에는 1만 3천여 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고 반면 강등의 아픔을 겪은 성남FC의 탄천 종합운동장에는 6700여 명의 관중이 변함없는 응원을 보냈다.

신생팀 안산 그리너스의 안산 와 스타디움에는 8400여 명의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극적인 승리가 연출되었다. ACL 출전권 박탈로 힘든 프리 시즌을 보낸 전북도 임시 홈구장인 전주종합운동장에 2만여 명의 관중을 모으며 여전한 관중 동원력을 과시했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구단들이 각각 홈구장에서 변함없는 관중 동원을 했다는 점과 신생팀 안산이 첫 홈경기에서 극적인 승리로 홈 팬들에게 어필한 점은 앞으로의 관중 동원에도 매우 긍정적인 요소다. 이제 오는 2라운드에서 프리 시즌의 뜨거운 감자였던 강원FC가 알펜시아 스타디움에서 첫 홈경기를 치르는 가운데 앞으로 2017 K리그가 얼마나 많은 관중 동원을 가능하게 할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경기장 밖에서도 한줄기 빛이 날아들었다. KEB 하나은행과 4년간의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으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6년 연속 메인 타이틀을 달았던 현대오일뱅크조차도 매년 새로 계약을 체결한 만큼 이번 장기 계약은 매우 의미가 크다. 알려진 금액은 4년간 140억으로 1년에 35억원, 현대오일뱅크 시절과 큰 차이는 나지 않지만 리그의 운영이 1년 단위가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운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전보다 안정적인 계약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기존의 리그 회원사가 아닌 외부 업체로부터의 후원이라는 점, 국가대표 경기를 정기적으로 후원해왔던 업체와의 계약이라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연맹은 6년간의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외부 스폰서를 유치했고 국가대표에 이어 프로축구까지 하나의 업체가 후원하게 된 것은 토털 스포츠 마케팅적인 관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다.

이와 더불어 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 3일 MBC 스포츠플러스2와 스포티비(플러스·2)는 라운드마다 클래식을 고정 편성하는 가운데 KBS N 스포츠도 방송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인터넷 포털 네이버와 DAUM은클래식 및 챌린지(2부리그) 모든 경기를 온라인 중계한다. 또한 모든 경기에 2016시즌보다 2배 이상 많은 중계카메라를 배치한다고 밝혀 경기장 밖의 팬들에게도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분명 어려운 시장 속에서도 K리그는 발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K리그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더 다양하고 질 높은 콘텐츠로 팬들에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한다. 먹구름이 껴도 해는 뜬다. 먹구름 사이로 햇빛이 나오기 시작했으니 이제는 먹구름 걷어낼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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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송명근기자
국내축구 축구 K리그 하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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