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개장한 이후 '거대한 중앙분리대'로 불리며 국가상징거리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혹평을 듣고 있는 광화문광장의 재구조화가 추진되고 있다.
서울시가 3일 발표한 설명자료에 따르면, 시는 광화문광장을 시민중심의 열린 보행광장으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전문가와 시민들을 모아 '광화문포럼'을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8월까지 개선 방향을 도출할 예정이다.
또 새 정부가 들어서면 오는 9월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합동TF를 구성하고 내년 3월 국제현상설계공모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광화문포럼의 그간 논의 결과를 보면, 국가권력의 상징공간이었던 광화문광장을 시민중심 광장민주주의의 상징 공간으로 성격을 재정립하고 광화문월대 복원, 해태상 이전, 의정부터 회복, 육조거리 회복, 기념비전 주변 환경정비 등으로 역사성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월대(궁전 앞에 있는 섬돌) 복원으로 광화문 앞은 '광장형 공간'으로, 세종대로 주변은 '거리형 공간'으로 조성한다.
특히 광화문광장은 현재와 같은 교통섬이 아닌 완결된 보행광장으로 확대 개편을 모색하고 있다. '비움'의 원칙 아래 역사공간과 도시공간을 연결하고, 왕복 10차로를 대폭 줄여 보행 위주의 교통체계로 개편한다는 것이다.
시는 이를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낸 촛불 민심을 담아 광화문광장을 국가 개혁의 시민의 공간으로 돌려준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유럽을 방문중인 박원순 서울시장도 2일(현지시각) 런던에서 동행기자들과 만나 광화문광장이 광장으로서의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중앙 정부와 함께 재구조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현재의 광화문광장은 시민광장이라기보다는 대통령의 앞마당, 행차길 같은 성격을 띠고 있다"며 "청와대 중심의 도로·교통체계가 지금의 기형적인 구조의 광장을 만들어냈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따라서 "중앙분리대 느낌인 광화문광장을 어느 쪽이든 한쪽으로 붙이거나 왕복 10차로를 절반으로 줄이는 등의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차도를 모두 지하화하고 광화문 전체를 광장으로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있는 지장물, 특히 지하철 때문에 쉽지 않다"고 밝혔다.
촛불집회를 기억하기 위해 광화문광장의 신호등에 촛불 모양을 넣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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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 영국 런던 템즈강변의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를 찾아 헌화, 묵념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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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은 또 오는 5월 새로 들어서는 정부에서는 청와대를 개조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자신이 처음 주장한 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도 비슷한 취지로 말한 사실을 언급하며 "역대 대통령을 다들 실패한 대통령으로 만든 것은 풍수지리 문제가 아니라 청와대가 국민과 격리된 공간이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집무실과 비서실이 아예 다른 건물에 있다는 것이 결정적 문제"라며 "영국의 총리공관인 다우닝가처럼 다른 정부기관 옆으로 옮기거나, 미 대사관이 이전하고 남는 건물에 들어가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신 이번 순방의 두 번째 도시였던 오스트리아 빈 시가 최소 금액만 받고 국제기구를 유치한 것처럼 청와대도 그런 용도로 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용산 미군기지 내 잔존 건물들에 대해서는 약속한 대로 이른 시간 내 반환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서울광장 박사모 천막에 대해서는 "당장 철거할 방법이 없다"면서도 "물리력 행사 전에 주최측이 정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