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1차전 미국과 한국의 경기. 승리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자축하고 있다.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1차전 미국과 한국의 경기. 승리한 한국 대표팀 선수들이 자축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리미어 12 슈퍼라운드에 나선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11일 도쿄 돔에서 열린 미국과의 경기에서 5-1의 깔끔한 승리를 거뒀다. 경기 초반 1사 만루 상황이 만들어지는 등 바뀐 환경에 대한 적응이 덜 된 탓에 조마조마한 장면도 나왔지만, 이내 타선과 마운드가 잘 조합을 이루며 승리를 이끌었다. 

마운드는 양현종이 5.2이닝을 1실점으로, 이영하가 1.1이닝, 이용찬이 1이닝 무실점으로 책임졌고, 클로저 조상우가 마지막 이닝을 막아냈다. 타선에서는 김재환이 1회부터 쓰리런 홈런을 때려내며 마운드의 부담을 덜었고, 이정후와 김하성의 타점도 터져나왔다.

일사 만루 막아내고, 바로 터진 선제 홈런
 
경기 초반은 불안했다. 양현종은 1회 초 원 아웃 상황에서 알렉 봄에게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맞은 직후 연거푸 볼넷과 단타를 내주며 1사 만루 상황을 만들었다. 하지만 직후 두 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탈출했다.

기적적으로 만루상황을 막아낸 마운드에 보답하듯 타선도 폭발했다. 1회 말 김하성의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고, 김하성이 도루하며 미국의 마운드를 뒤흔들었다. 이어 터진 이정후의 안타로 두 명의 주자가 나섰다. 박병호가 파울 플라이로 물러난 직후 타석에 선 김재환이 깔끔한 우월 홈런을 기록하며 가장 먼저 석 점을 올렸다.

양현종은 이후 5회까지 다섯 개의 안타와 한 개의 볼넷을 내주었지만 무실점 피칭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6회 선두타자 브랜트 루커에게 좌월 홈런을 맞으며 흔들렸고, 2사 상황에서 연속 안타를 맞으며 주자를 2루와 3루까지 보냈다. 하지만 바로 올라온 이영하가 삼진을 잡아내며 한국은 위기를 벗어났다.

이영하는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홀드를 챙겼다. 타선도 이영하의 호투에 다시 반응했다. 2사 유격수와 3루수 사이를 빠져나가는 박민우의 안타에 이어, 김하성의 타구를 상대 중견수가 놓쳐 박민우가 홈으로 쇄도했다. 바로 다음 타자인 이정후도 좌측으로 가는 안타를 때려내며 7회에만 두 점을 올렸다.

8회 초에는 이용찬이 마운드에 올라와 1이닝을 책임졌다. 2사 상황에서는 호수비도 나왔다. 2루에서 홈으로 쇄도하던 대주자 재비어 에드워즈를 김현수가 빨랫줄같은 홈 송구로 잡아내어 실점을 막았다. 9회 초 마운드에는 조상우가 올라 볼넷과 안타를 맞았지만, 3아웃을 깔끔하게 잡아내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이날 한국은 9개의 안타와 3개의 사사구로 출루했지만 다섯 점을 올리는 효율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기분좋은 승리를 챙겨냈다. 반면 미국은 13개의 안타를 때려냈고, 4개의 사사구와 1개의 에러로 총 18번 출루했지만 단 한 번만 홈을 밟았다. 스콧 브로셔스 미국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라며 자책했다.

3안타, 타점, 실책, 잃어버린 한 점... 김하성의 우여곡절 하루
 
이날 김하성은 희로애락을 동시에 경험했다. 김하성은 4타수 3안타 1타점을 올리며 대표팀의 득점과 타점에 큰 역할을 했다. 1회 말 공격 때도 물꼬를 텄고, 7회 말 3-1 접전 상황에서 한국 방향으로 승리를 기울게끔 하는 쐐기타를 터뜨리는 등 타선에서의 활약이 빛났다.

하지만 그만큼 우여곡절도 있었다. 김하성은 2회 초 1사 상황에서 송구 실책으로 한 베이스를 내주기도 했다. 3회 말에는 태그를 피하며 홈 슬라이딩을 시도했으나 뒷맛이 찜찜한 아웃이 나왔다.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번복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판정이 번복되지 않아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김경문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비디오 판독에 대해 "결과는 아쉽지만 인정해야 한다"라며 개의치 않은 반응을 보였지만, 프리미어 12의 공식 트위터 계정 역시 놀란 이모지와 함께 '원심은 아웃, 리플레이도 아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3안타와 타점도 올렸지만, 석연찮은 판정과 실책도 남긴 김하성이었다. 

대만과 맞붙을 지바 마린 스타디움, 그라운드 적응 잘 되었나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1차전 미국과 한국의 경기. 1대5로 이긴 한국대표팀 선수들이 김경문 감독, 코치진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1차전 미국과 한국의 경기. 1대5로 이긴 한국대표팀 선수들이 김경문 감독, 코치진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 대표팀은 같은 날 열린 경기에서 대만이 멕시코를, 호주가 일본을 상대로 패배했다는 희소식을 접했다. 이에 따라 한국이 내일 대만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대만은 3패를 기록하게 된다. 또 호주가 남은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어도 승자승 원칙에 따라 한국의 순위를 높게 쳐 한국이 바로 올림픽 티켓을 확보하게 된다. 

이에 따라 12일 경기가 더욱 중요해졌다. 대표팀은 이날 지바 ZOZO 마린 스타디움으로 이동해 대만과의 경기를 치른다. 올림픽 티켓의 획득 여부가 결정되는 경기인 데 반해 경기장을 경험해 본 선수가 적다는 것이 문제이다. 대표팀 선수 중에는 하재훈만이 2016년 야쿠르트 스왈로즈 당시 마린 스타디움에 방문했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경기를 치르는 선수들의 반응은 어떨까. 지난 5일 공식연습 당시 박병호 선수는 "(지바 마린 스타디움에서) 연습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 개의치 않는다"라면서 "우리가 경기했던 고척돔 역시 처음인 다른 국가의 선수들이 많았기에, 패배하고 나서 이에 대해 이야기하면 핑계 거리밖에 안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여러 중요성을 가진 대만전 선발투수로는 '에이스' 김광현이 나선다. 대만에서는 선발 투수로 NPB 오릭스 블루웨이브에서 뛰고 있는 우완 파이어볼러 장이(張奕)가 나선다. 지난 6월 NPB 첫 승을 신고했던 오릭스의 유망주 장이는 B조 베네수엘라와의 예선전에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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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 12 야구 도쿄 돔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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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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