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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이장우(대전 동구) 의원이 박근혜퇴진 촛불집회 과정에서 내걸린 현수막 내용을 문제삼아 동구민을 수사의뢰하자 대전지역 단체들이 이 의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자유한국당 이장우(대전 동구) 의원이 박근혜퇴진 촛불집회 과정에서 내걸린 현수막 내용을 문제삼아 동구민을 수사의뢰하자 대전지역 단체들이 이 의원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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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 촛불집회 과정에서 내걸었던 현수막 내용을 문제 삼아 자유한국당 이장우(대전 동구) 의원이 명예훼손으로 동구 주민을 수사의뢰한 사건에 대해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국민주권실현 적폐청산 대전운동본부(이하 대전운동본부)는 20일 오전 대전 동구 삼성동 이장우 의원 사무실 앞에서 '촛불시민 명예훼손 고소 이장우 의원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전운동본부는 '박근혜퇴진 대전운동본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탄핵인용' 판결 이후 전환된 조직이다.

대전운동본부는 이 의원의 '촛불시민 수사의뢰'는 '촛불집회'에 대한 탄압이며, 범죄자 박근혜를 규탄하는 지역구민들의 뜻을 외면한 '배신행위'라며 이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규탄발언에 나선 이대식 대전민중의힘 상임대표는 "국민들이 지난 겨울 촛불을 든 것은 국정을 농단한 범죄자 박근혜에 대한 분노와 함께 이 나라의 주권자로서 당당하게 자신들의 뜻을 밝혔던 것"이라며 "그런데 범죄자 박근혜를 비호하면서 호위무사를 자처했고, 온갖 막말로 국민들의 명예를 실추시켰던 이장우가 그러한 주권자의 비판에 대해 반성하기는커녕, '수사'를 의뢰한 것은 참으로 파렴치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또 "사람이라면 염치가 있어야 하고,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며 "박근혜가 그렇게 좋아서 조폭적인 의리를 지키고 싶다면 지금 서울 구치소로 달려가라,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를 고발하면서까지 그런 의리가 지키고 싶은 것인지, 정말 대전시민으로서 낯부끄럽고 창피하다"고 말했다.

동구주민 김인재씨도 발언에 나섰다. 그는 "지난 겨울 이 자리에서 이장우 의원을 규탄하는 촛불을 들었다, 그 이유는 구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라면 박근혜 대통령 편만 들지 말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동구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는 뜻이었다"며 "그런데 어떻게 그러한 구민을 고소할 수 있나,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고 동구민으로서 창피하다"고 말했다.

이번 '수사의뢰'로 인해 경찰로부터 '출석요구서'를 받은 임재근씨도 발언에 나섰다. 임씨는 박근혜퇴진 대전운동본부 상황실 홍보팀에서 일하면서, 동구 주민으로서 동구민들이 자발적으로 개최한 '동구촛불집회'를 도왔다.

특히, 동구주민들은 자신들의 이름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과 그를 옹호하는 세력을 비판하는 현수막 걸기 운동을 벌였고, 임씨는 현수막 제작비를 보내온 주민들을 대신하여 현수막 업체에 주문을 했다.

이 때문에 경찰이 임씨에게 가장 먼저 '출석요구서'를 보낸 것. 임씨는 이날 "이 사건은 이장우 의원 스스로 제 무덤을 판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명백한 촛불탄압"이라며 "이 의원이 문제 삼고 있는 현수막의 내용은 '이장우는 동구의 박근혜다, 범죄자 비호하는 이장우는 사퇴하라'는 내용으로 촛불집회에서 수도 없이 많이 나온 내용이다, 이 의원이 그렇게 지켜주고 싶었던 박근혜와 자신을 같다고 표현한 것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하는데,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마도 이 의원은 정치적 생명을 포기했나 보다, 자신을 뽑아준 구민들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며 "경찰도 이런 수사거리도 안 되는데 힘을 기울일 게 아니라 민생치안에나 전념하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이장우 의원이 문제 삼은 현수막의 일부다.
 자유한국당 이장우 의원이 문제 삼은 현수막의 일부다.
ⓒ 대전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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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운동본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서도 "국민주권시대를 연 촛불 민심을 목도하고도 아직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가늠하지 못하는 정치인이 있다"며 "국민의 힘에 의해 권력을 박탈당한 박근혜와 한배를 타겠다고 선언했던 이장우가 바로 그 정치인이다, 촛불 민심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수사를 의뢰한 적반하장의 행태에 기가 찰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장우 의원이 명예훼손을 운운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 명예훼손을 당한 것은 이장우가 아니라 국민"이라면서 "청산되어야 할 박근혜 부역자이면서 의정활동 내내 독설과 막말로 지역구 주민들을 수치심에 떨게 만들었던 당사자가 이장우는 퇴출되어야 할 1순위 정치인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촛불 민심은 이런 이장우의 행태를 비판하고 심판하고자 했다, 자신의 지역구 주민들의 분노를 겸허히 받아들이지는 못할망정 명예훼손을 당했다고 수사를 의뢰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이장우는 더 이상 동구 국회의원의 자격이 없다, 지역구 유권자들의 비판조차 받아들이지 못하는 정치인은 정치인으로서의 자질이 없다, 촛불 민심을 거역한 이장우는 당장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러한 주장에 대해 이장우 의원실 관계자는 "촛불집회 탄압이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이번 현수막 수사의뢰는, 누구인지 모르는 개인의 이름으로 이 의원을 비방하는 현수막 여러 개가 일제히 걸려 있어 이에 대해 수사해 달라고 의뢰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태그:#이장우, #촛불탄압, #대전 동구, #대전운동본부, #동구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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