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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5일 오후 6시 02분]

진해 웅동중학교가 관심이다.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비서관의 어머니(박정숙)가 이사장으로 있는 사립학교로, '세금 체납' 논란 속에 과거 학교 발자취가 알려지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이 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은 '웅동학원'이다. 웅동학원은 법인 사무국을 별도로 두지 않고, 이 학교만 운영하고 있다. 조국 수석의 아버지(조변현)가 1985년 5월 이사장으로 있었고, 2010년 3월부터는 어머니가 그 뒤를 이었다. 조국 수석은 2007~2012년 사이 이사로 있었다.

웅동학원은 조 수석 임명 뒤, 세금 체납과 법정부담금 미납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이와 관련해 조 수석은 사과하기도 했다. 15일 웅동중 조종호 교장은 "법인에서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하겠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학교 후원 의사를 밝히는 문의 전화가 걸려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 박정숙 이사장은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다"며 "현재 본교에 후원의 의사를 표하시며 많은 분들이 전화로 문의를 하고 계신다. 후원 요청을 정중히 사양하겠다"고 했다.

조국 민정수석은 또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작은 할아버지와 그 형제분들, 사촌 형제들이 그 당시 야학운동을 하면서 그 학교에 몸담았다"라며 "학교가 어려워지자 지역사회에서 저의 선친께 맡아 달라고 요청이 있어 인수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저의 본적지도 웅동면이고 선산도 여기에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후 1985년부터 2011년까지 선친께서 자비로 모든 세금을 냈다"라며 "그러다 투병 생활을 하시면서 관리가 잘 안됐던 것 같다. 결국 아무 관리가 안 되는 상황에서 2013년에 돌아가셨고, 학교를 잘 모르시던 어머니가 이사장이 됐지만 세금 낼 생각도 못하셨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창원 진해구 소재 웅동중학교.
 창원 진해구 소재 웅동중학교.
ⓒ 웅동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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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치하 독립운동, 6.25 때는 학도병 나서

이런 가운데 웅동중학교의 과거 발자취가 관심이다. 1908년 설립한 '계광학교'가 전신으로, 역사만 100년이 넘는다. 심익순(아일랜드인), 문세균, 배익하, 김창세 등이 설립한 것으로 되어 있다.

이 학교 교사와 관계자들은 일제치하에서 진해 웅천지역 일대에서 독립운동을 주도했다. 1919년 4월 3일, 진해 웅동면 웅천3·1만세운동이 일어났는데, 계광학교 교사였던 주기용·배재황·허전·신자균 등이 중심이 되어 준비했고, 당시 만세시위로 교사들이 검거되었다.

다시 민족운동가였던 조원갑·조맹임·조맹규·서도명 등이 후임교사로 왔다. 특히 조맹규·조원갑 교사는 1930년 8월 29일 국치일을 맞아 항일독립정신을 고취하는 격문을 뿌린 일로 구속되었고, 조정호·조명진 교사도 연행되었다.

이로 인해 계광학교는 교사 부족으로 휴학하게 되었고, 일제는 이를 놓치지 않고 휴교를 내렸으며, 결국 폐교까지 되었던 것이다.

이와 관련한 기록이 일부 남아 있다. 1930년 9월 28일자 <중외일보>에 "격문범 혐의로 선생 전부 피검, 가르칠 선생 없어 휴학. 창원 학생 휴교 사태"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실렸다.

기사는 "경남 창원군 웅동면 사립 계광학교에서는 지난 2일 웅천의 제2차 격문사건으로 동교의 교원 조맹규 조원갑 양씨가 검거되고 지난 23일에 웅동면 통원리 격문사건으로 조정호 조명진 양씨가 또 검거를 당하여 가르칠 선생이 전부 없어져서 부득이 임시휴교를 하게 되었다 한다"고 되어 있다.

진해 웅동중학교의 전신인 계광학교 교사 등이 가담되었던 3.1운동 당시 독립운동을 다룬 <중외일보> 1930년 9월 28일자.
 진해 웅동중학교의 전신인 계광학교 교사 등이 가담되었던 3.1운동 당시 독립운동을 다룬 <중외일보> 1930년 9월 28일자.
ⓒ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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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에 가담했던 계광학교 교사들 속에는 조국 민정수석의 작은 할아버지와 일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병사·독립운동을 연구해온 이태룡 박사는 "웅동을 포함한 진해지역에서도 당시 만세운동이 거세게 일어났고 그 규모도 엄청났다"며 "계광학교 교사들이 주도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1946년 9월 '웅동 고등공민학교'가 설립되어 그해 인가를 받았고, 1952년 웅동중학교로 설립인가를 받았다.

일제치하에서 독립운동을 주도했던 이 학교는 6·25 때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 나섰다. 당시 교사 1명과 학생 46명이 학도병으로 출정했고, 이들 가운데 18명이 전사했다.

웅동중학교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약속을 지킨 학교로도 알려져 있다. 노 전 대통령은 2001년 6월 29일 '명사초청 특강'하면서 "훗날 대통령이 되면 찾아 오겠다"고 했고, 2003년 3월 13일 진해 해군사관학교에 갔다가 이 학교를 찾았던 것이다.

두 번째 방문했던 노 대통령은 "그때는 쉽게 올 줄 알았는데, 대통령이 되고 나서 바빠서 못 올 뻔했지만, 그래도 약속 지키려고 해군사관학교 가는 길에 들렀다. 약속 지켰죠?"라고 인사하기도 했다.

웅동중학교는 선배들이 했던 독립운동정신을 이어받아 해마다 '웅동 독립만세운동 발현지와 독립기념탑 답사'를 벌이고 있으며, 올해는 지난 4월 3일에 행사를 가졌다.

진해 웅동중학교는 2017년 4뤌 3일 독립만세운동 기념행사를 열었다.
 진해 웅동중학교는 2017년 4뤌 3일 독립만세운동 기념행사를 열었다.
ⓒ 웅동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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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웅동중학교, #조국 민정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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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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