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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 국무총리가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선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선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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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야당이라도 비판의 질이 달랐다. 현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는 야당 의원도 있었지만, 답변을 끊고 흥분해서 소리만 지르는 야당 의원도 있었다.

1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 두 번째로 질의에 나선 이채익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부의 탈 원전 정책을 집중 거론했다. 이 의원은 이낙연 국무총리와 신고리 5, 6호기 문제를 질의하면서 흥분하기 시작했다.

"구체적인 계획은 이명박 정부가..."하자 "왜 이명박 정부 얘기를 하느냐"

이 의원이 "신고리 5, 6호기는 김대중 정부 때 계획을 수립하고, 노무현 정부 때 부지 매입을 했다, 인정하나"라고 묻자 이낙연 총리는 "구체적인 계획은 이명박 정부가 최종적으로 전력수급계획에 반영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이 의원의 목소리가 급격히 높아졌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부지를 매입했는데, 왜 자꾸 이명박 대통령 이야기를 하느냐"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 총리는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것은 2008년이고 (부지 매입을) 부정하지 않는다. 인정하면서 보태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제발 자가당착 자기부정 하지 말라"면서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가 부지매입했는데 어떻게 이 정부에서 정책을 수정한다는 말인가?"라고 계속 목소리를 높였다. 이 총리가 "말씀을 드릴까요?"라고 묻자 이 의원은 "조용히 해요"라면서 말을 끊었다.

의원석에서도 어이가 없다는 듯 '너털 웃음'이 터져 나왔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말 끊으며 "이 정부가 독주하고 있다는 것"

호통과 말꼬리 붙잡기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는 의원도 있었다. 이장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부동산 보유세 문제와 관련해 김동연 경제부총리에게 여당(더불어민주당)과 상의가 있었느냐고 물었다.

김 부총리가 "실무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라고 답하자 이 의원은 "정책위의장하고는 상의했나"라고 되물었다.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와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와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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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총리가 "안건으로 협의한 적은 없다"라고 하자 이 의원은 기다렸다는 듯 "그래서 엉터리다. 적어도 국회에서 뒷받침하려면 여당과 상의를 해야 하지 않나"라고 포문을 열었다. 김 부총리가 부연 설명을 하려 하자 이 의원은 말을 끊고, "그래서 이 정부가 독주하고 있다는 그런 평을 받는 것"이라고 깎아 내렸다.

이 의원은 이어 "기재부2차관, 국무조정실장 시절 '재원 마련 없는 공약은 허구다'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김 부총리가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라고 하자 이 의원은 또 "대한민국 경제부총리가 했으면 했다고 하는 것이지, 비슷하게 했다고 하는 것은 뭐냐"라고 호통을 쳤다.

김 부총리가 "워딩까지 정확하게 제가 확인을 안해봐서"라고 해명을 하려 하자 이 의원은 말을 끊고 "본인이 한 말도 몰라요? 본인이 한 말도 기억 못하는 분이 무슨 부총리를 해요?"라며 또 다시 언성을 높였다. 주변에선 야유가 터져 나왔다.

김 부총리는 어이가 없다는 듯 너털 웃음을 지으며 "의원님 그런 뜻이 아니고 그런 취지로 말했고 정확한 단어를 썼는지는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했다) 그런 뜻으로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김동연 패싱'을 넘어서 때리기란 얘기가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며 정책 질의와는 동떨어진 질문도 했다. 차분하게 답변하던 김 부총리도 표정이 굳어지면서 다소 목소리 톤이 올라갔다. 김 부총리는 "남이 평가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제가 일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케인즈 이론 들며 수준 높게 정책 방향성 한계점 짚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선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나선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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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의원들이 모두 막무가내식 호통만 친 것은 아니었다. 높은 수준의 정책 질의를 통해 정부가 살펴봐야 할 곳들을 정확히 꼬집은 의원들도 있었다.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은 경제학자 케인즈 이론을 바탕으로 나온 소득 주도 성장론을 언급하면서 "케인즈의 이론은 성장론이 아니라는 의견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지속적인 성장 전략으로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김 부총리도 동의했다. 김 부총리는 "케인즈가 이야기하는 수요 진작 측면은 단기적인 대응 측면이 있다"면서 "혁신 성장을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높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한 가지 목표에만 몰두하면 정책 수단이 제약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일자리나 소득인상을 통한 내수 진작뿐 아니라 사람에 대한 투자를 통한 인적 자원의 질 높은 노동력 경제활동 참여를 통해 같이 성장하도록 가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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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총리도 "정책 수단이 제약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면서 편향된 정책 결정을 하지 않도록 유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의원은 다소 어려운 용어가 나오자 쉬운 설명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대중소기업 상생 모델을 설명하면서 '연성 법률'과 '경성 법률' 이야기를 꺼내자 김 의원은 "연성 법률이란 단어가 어려우니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시행령과 법률은 경성 법률, 업계에서의 상생 협력 모델이나 모범 기준을 통해 이해당사자들이 상호 협력하는 방식을 연성 법률"이라고 설명하면서 향후 계획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해외 빠져나가는 기업 많다고 조목조목 지적하자 "부족한 점 있었다"

홍철호 바른정당 의원은 최근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의 유턴 정책은 뭔가"라고 물었다. 김 부총리는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실적이 미미하고, 지금 전면적으로 다시 보고 있다"면서 부족한 점을 인정했다.

홍 의원은 "인센티브를 줘도 시원치 않은데, 노동 강압적 정책을 갖고 어떻게 유턴을 유도할 수 있나"라고 거듭 지적하자 김 부총리는 "인센티브와 노동시장 문제도 같이 보면서 검토하고 있다. 종합적인 정책을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라고 설명했다.

홍 의원은 또 일자리 편중 현상을 지적하면서 "(청년들이) 성공한 기업만 다니면 큰일난다. 영세 한계 기업에 대한 배려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공무원들이 현장에 나가지 않고 탁상 행정만 하고 있어서, 체감 정책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문제도 함께 지적했다.

김 부총리는 "부족했던 점을 잘 알고 있다. 신경을 더 쓰도록 하고, 현장을 더 가보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 개선 계획을 밝혔다. 홍 의원은 현재 외국인 근로자 인력 활용 현황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이낙연 총리로부터 '산업연수생제도 재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김성식 의원과 홍철호 의원이 질의를 끝내고 내려오자, 의원석에서는 "잘했어"라며 격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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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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