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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 국방부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정부때 발생한 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질의를 듣고 있다.
▲ '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 질의 듣는 국방장관 송영무 국방부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정부때 발생한 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질의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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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흘러갔다. 12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나선 여당 의원들이 그러했다. 적폐 청산을 기치로 내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송영무 국방장관에게 촉구했다. 앞서 참수 작전 등 최신 작전계획 등이 작년 9월 대거 유출됐다고 폭로한 이철희 의원은 국방부의 재조사 TF 수사 속도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지기도 했다.

이에 비하면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 등의 공세는 예상보다 약했다. 서북도서 방어 태세를 재확인하거나 이철희 의원의 폭로를 받아 왜 북한 소행이라고 당당히 밝히지 못하느냐고 따지는 수준에 머물렀다. 현재 안보 상황과 관련하여 국민 불안을 달래기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수동적이고, 나약하고, 의기소침하다"는 이정현 의원(무소속)의 주장 또한 예상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를 깬 것은 "박찬주 대장이 적폐 청산의 희생양"이라고 주장한 정진석 의원이었다.

정진석 "결국 괘씸죄로 걸린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에서 열리는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 국정감사 입장하는 정진석 의원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에서 열리는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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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먼저 "박찬주 대장이 40여 일 동안 군 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구속됐는데, 문제는 공관병 갑질 관련 직권 남용에 대해 무혐의를 받았고, 그와는 관련 없는 뇌물 및 부정 청탁으로 구속됐다는 것"이라며 "무슨 뇌물인가 했더니 돈 봉투를 받은 것도 아니고 숙박비나 식사비 등 700만원 정도 향응 접대를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자, 이 분이 육군 대장"이라며 말을 이었다. 그는 "이 정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이제 육군 대장에서 이등병으로 강등될 것이고, 연금 혜택도 못 받고 처량하고 쓸쓸한 여생을 보내야 할 것"이라며 "이 자리에 군 지휘관, 군 장성 등이 함께 하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나온 그의 말은 "군은 명예를 먹고사는 존재", "그런데 박 대장에 대한 처리 문제는 아무리 봐도 좀 과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정 의원은 박 대장이 군 검찰 출두 당시 사복을 입고 나왔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정 의원은 "박 대장이 그 자리에서도 군 명예를 생각해서 사복을 입고 나갔던 것"이라면서 "박 대장이 군 검찰 출두할 때 정복을 입고 나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한다"면서 장관에게 지시자가 누구냐고 따져 물었다.

송 장관이 "누가 그런 지시를 내렸는지는 지금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답하자 정 의원은 곧바로 "결국 박 대장은 군 명예를 지키기 위해 어딘가로부터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주장으로 응수했다. 이어 정 의원은 "이게 결국 괘씸죄로 걸린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된다"며 "박 대장은 무리하고 가혹한 적폐 청산의 희생양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정 의원에 앞서 질의했던 서영교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적폐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극명하게 대비되는 지점이기도 했다.

서영교 "기승전 원세훈? 기승전 김관진?... 적폐 도려내야 군 건강"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정부의 국군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 관련 질의하고 있다.
▲ 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 질의하는 서영교 의원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정부의 국군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 관련 질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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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서 의원은 "북한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이버공격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실려 있는 군 사이버사령부 보고서 내용을 소개하면서 "그 조그만 나라가 전 세계를 대상으로 그렇게 하고 있는데, 이효리가 어떤지, 문재인이 어떤지, 홍준표가 어떤지 댓글 썼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 의원은 이어 "북한이 핵실험을 할 때마다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 있었다는 내용이 군 사이버 사령부 보고서 맨 첫 장에 나와 있다"며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는 동안 무슨 대응을 했고, 무슨 일을 했나. 댓글 써서 대선에 개입하자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그는 "2014년 박근혜 정부에서는 이태하 전 군 사이버사령부 소속 503 심리전단 단장 재판이 있는 날, 법원을 해킹했다. 무엇이 두려워서 그랬을까"라는 질문과 함께 이렇게 말을 이어갔다.

"이태하 전 단장의 녹취록에 이런 말이 나와 있다. 부하들이 무슨 죄냐고. 김관진 전 장관 등이 업무보고 받고 표창 주고 격려해주지 않았었나. 이런 녹취록이 있고, 재판을 받을 때 우리 군 사이버사령부는 법원을 해킹했다. 여러분, 여기서 우리는 정말 반성해야 한다. 북이 핵 실험하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일을 벌이고 있을 때, 우린 이런 일 했었다.

기승전 원세훈, 기승전 김관진, 원세훈, 김관진으로 끝나는 이야기일까요? 원세훈 위에는 누가 있었나? 다시 사이버사에서 했던 내용은 다 어디로 갔다고 하나? 청와대로 보고를 했다고 한다. 보고는 왜 했나. 대통령 마음 편하시라고. 이 정부에서 이런 일 일어나면 절대 안 된다. 그런데 보복이라고? 암 덩어리가 있다. 적폐는 암 덩어리다. 도려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건강한 국군과 함께 대한민국을 지켜나갈 수 있을 것이다."

김종대의 돌려까기 "전술핵무기 논쟁은 유령 논쟁"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국방부 국감 질의하는 김종대 의원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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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김종대 의원(정의당)의 질의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먼저 송 장관에게 "미국에 전술핵이라는 용어가 붙여진 무기가 미국에 존재하나"고 묻은 후 이어 "그럼 아마 보수 야당 쪽에서는 B-61 항공 폭탄을 얘기하는 것 같은데, 이걸 미국에서 전술핵이라고 하냐"고 재차 따져 물었다. 이에 송 장관이 "그런 용어를 쓰지 않고 있다"고 답하자 김 의원은 본격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김 의원은 "과거 냉전시대 존재했던 1kt톤(킬로톤) 미만의 전술 핵무기들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은 전량 폐기했다"면서 "B-61의 경우는 폭발력을 다이얼로 조종하게 돼 있는데, 적게는 0.4kt톤이지만 늘리면 최대 140kt톤"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140kt톤이면 히로시마 투하 원폭의 10배 수준이다. 아니 이게 핵무기지 어떻게 전술핵무기이냐"라며 "이 핵폭탄이 한반도에 배치된다는 것은 전술핵이 아니라 곧 핵무기가 배치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김 의원은 "유럽에 배치한 B-61의 경우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중거리 핵미사일 배치에 대한 억지력 발휘 차원에서 핵무기를 운영한 것"이라면서 "지금 전술 핵무기에 대한 논쟁 자체가 잘못된 논쟁이다. 유령 논쟁"이라고 주장했다. "이 점을 분명히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것, "전술핵무기란 잘못된 용어 적용으로부터 이 혼란이 초래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 김 의원이 이날 국감장에서 강조한 결론이었다.


태그:#정진석, #김종대, #서영교, #이철희, #송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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