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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7년 이후 17개에서 6개로 합병되면서 남아 있는 안동지역 농협들이 최근 합병논의가 빠르게 일고 있다.
▲ 안동지역 농협 지난 1997년 이후 17개에서 6개로 합병되면서 남아 있는 안동지역 농협들이 최근 합병논의가 빠르게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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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안동지역 농협들이 합병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찬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나 수십 년 동안 출자 배당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조합원들에게 조합장과 이·감사의 합병퇴임공로금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8월 내려진 농협중앙회의 합병에 관한 운영지침에 따라 9월 중순 안동 지역 농협 전무와 상무들이 '안동시 농협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했다. 여기에서는 정부와 농협중앙회에서 추진하는 농협 합병에 관한 내용과 경쟁력 있는 농협 만들기에 대한 의견이 오고간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내용으로는 현재 안동지역 농협 6개를 향후 2곳으로 합병한다는 방침이다. 안동농협과 서안동농협, 두 곳으로 나머지 농협들을 합병시키자는 내용이었다. 2018년과 2019년 단계별로 안동농협과 북안동농협, 안동농협과 와룡농협, 남안동농협과 서안동농협 순으로 합병하는 것이다.

동안동농협은 지난달 보궐선거로 신임 조합장이 선출돼 2019년에야 통합 논의가 이루어질 계획이다. 그리고 이들의 회의 내용은 지난달 26일 안동지역 농협조합장들의 모임인 '조합장 운영협의회'에 전달돼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후 합병을 위한 각 조합별 움직임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합병은 조합원 감소와 고령화, 시장 개방 등 농업·농촌 환경 변화에서 농협 합병을 통한 규모화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합병시너지를 이용, 실익사업을 증대해 나가기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부실경영에도 조합장과 이·감사에 공로금 수십 억

농협중앙회에서 지역 농협으로 보내온 ‘「농·축협 합병특별추진기간」 운영알림’에는 합병으로 인한 인센티브 내용이 담겨 있다.
▲ 농업중앙회 업무알림 농협중앙회에서 지역 농협으로 보내온 ‘「농·축협 합병특별추진기간」 운영알림’에는 합병으로 인한 인센티브 내용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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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에 대해 조합이 체질개선과 자립경영기반 구축을 위한 노력 없이 경영부실과 사업실패에 따른 손실을 조합원들에게 떠안겨주는 무책임한 경영을 반복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부실경영의 책임을 물어야 할 평균 연봉 1억 원의 조합장과 조합운영에 관여하는 이·감사에게 수십억 원의 합병퇴임공로금을 지급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8월 농협중앙회에서 지역 농협으로 보내온 '「농·축협 합병특별추진기간」 운영알림'에는 농·축협합병에 관한 주요 업무내용들을 담고 있다. 운영알림에는 사업 추진사항과 합병의결 시 시점별 총 지원액, 조합장 합병 퇴임공로금과 소멸 농·축협 임원에 대한 처우, 합병추진 유공에 따른 지원사항 등을 담고 있다.

업무알림에 따르면 2개 농·축협 합병의결 시 농협은 최대 420억 원, 최소 280억 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 지원은 3년 거치 3년 분할 상환하는 무이자지원금이다. 조합장은 합병퇴임공로금으로 기본 최소 1억2천만 원, 최고 2억 원에 잔여임기 보수액의 50%, 최고 1억5천만 원 이내까지 총 3억5천만 원까지의 공로금이 지급된다.

상임 이·감사의 경우 당해 농·축협 퇴임조합장에 대한 합병퇴임공로금 지급수준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지급된다. 비상임 이·감사는 특별 위로금으로 최고 5백만 원 이내에서 잔여임기별로 차등 지급하며, 자율합병의 경우 지급한도별 2배, 최고 1천만 원까지 증액이 가능한 것으로 알리고 있다. 안동의 경우 자율합병이므로 잔여 임기가 1년이면 400만 원, 2년 600만 원, 3년 800만 원, 3년 이상은 1,000만 원이 지급된다.

안동의 농협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합병퇴임공로금을 받을 수 있는 조합장은 4명, 상임 이·감사 1명, 비상임 이·감사는 40명으로 적어도 수십억 원의 공로금이 지급되는 셈이다. 이 금액은 합병지원금액에 포함돼 간접 지원되는 것으로 향후 농협중앙회에 상환해야 하는 금액이다.

이를 두고 안동의 K모 조합원은 "조합의 부실경영책임은 묻지 않고 오히려 공로금을 주고, 합병으로 조합원들이 손해를 봐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인데 말이 안 되는 경우다"며 "이번 합병 논의는 거대농협 조합장의 임기 연장과 합병특별추진기간의 공로금 돈 잔치로 농민은 피멍드는 정책으로 비처질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컬푸드운동을 펼치고 있는 안동시의회 이재갑 의원은 "지난 1997년 이후 17개에서 6개로 합병됐지만 아직도 몸집만 키우는 작태를 보이고 있다"며 "조합 본연의 업무와 경영에 충실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구조를 바꾸고 농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농협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농협중앙회 합병업무담당자는 "공로금은 일장일단이 있는데 열악한 규모의 농협이 합병을 원해도 조합업무실행주체가 움직이지 않으면 힘든 상황이어서 2019년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앞두고 한시적으로 합병특별추진기간을 운영하는 유인책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합병이 주식회사와 달리 조합원을 보호하면서 현 상황을 탈피할 수 있는, 현실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개선방안"이라고 농협 입장만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fmtv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농협합병, #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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