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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사망과 차량 10대 화재 등 피해를 남긴 창원터널 내리막길 사고 이후 '사고 예방'과 '교통안전 대책'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2일 오후 1시23분경 창원터널(창원 성산구↔김해 장유)의 창원방향 내리막길에서 유류가 담긴 통을 싣고 달리던 5톤 화물차가 중앙분리대를 들이 받는 사고가 났다. 화물차에 실려 있던 기름통이 건너편 도로에 떨어지면서 다른 차량과 충돌해 화재가 났다.

창원중부경찰서는 3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교통안전공단과 함께 합동으로 현장감식을 했다. 경찰은 화물차의 제동 장치 불량 여부와 운전자 과실 여부 등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창원터널 안에서는 지난해 10월과 12월 두 차례 차량 화재 사고가 나기도 했고, 이전에는 9중 추돌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창원터널은 하루 9만대 차량이 통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전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2일 오후 1시30분경 발생한 창원터널 입구(창원쪽) 차량 화재 사고 현장.
 2일 오후 1시30분경 발생한 창원터널 입구(창원쪽) 차량 화재 사고 현장.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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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호 권한대행 "사고 예방 특별대책 마련"

경남도는 창원터널과 연결도로의 사고 예방을 위한 특별대책 마련하도록 했다. 3일 한경호 권한대행(행정부지사)은 "경남도가 주관이 되어 창원터널과 연결도로 사고 예방을 위한 항구적이고 특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한 대행은 "창원터널 앞 화물차 화재로 3명이 사망하고 5명이 중경상을 입는 참혹한 사고가 있었다"며 "유가족들에게 진정어린 조의를 표하고, 사고수습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

또 한 대행은 "창원터널은 하루 평균 9만 여대의 차량이 통행하는 매우 혼잡한 터널이고, 창원시과 김해시 양방향에서 창원터널을 통과한 후 경사도가 5% 이상인 내리막길 도로를 주행해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대행은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이와 같은 사고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창원시나 김해시에만 맡겨두지 말고, 경남도가 주도하여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창원터널 관리주체인 창원시와 김해시는 물론 도로·교통·터널 전문가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조속히 구성해서, 근본적이고 항구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경남도는 빠른 시일 안에 창원터널 안전대책 마련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도로와 터널의 구조개선, 도로 안전 시설물 설치 등을 논의한 후 보다 근본적인 사고예방 대책을 마련해나갈 계획이라 밝혔다.

국민의당-노동당 경남도당 "안전대책 세워야"

정당들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민의당 경남도당(위원장 강학도)은 이날 낸 자료를 통해 "사고의 원인이 운전자 과실 혹은 차량 결함에 있는지에 면밀히 따져 다시는 이런 끔찍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진상 규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김해와 창원을 잇는 유일한 무료도로인 창원터널은 주변 창원국가산업단지 등으로 평소 차량통행이 많은데다 좁은 차선에 양쪽 연결도로가 길어 상습정체 구간으로 터널의 사고가 이번뿐 아니라 지난해에도 2번이나 차량 화재사고가 있었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도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련된 일은 그 어떤 것보다 우선돼야 함은 우리는 세월호 사건 등 크고 작은 국가 재난을 통해 너무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라며 "이번 만큼은 미봉책으로 끝나서는 안되고 정밀점검과 안전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다.

노동당 경남도당(위원장 안혜린)도 이날 "창원터널 내리막길의 화물차 사고, 근본적 대책은 노동조건 개선이다"고 했다.

이들은 "이번 사고를 단지 운전자 과실이나 차량 결함 등으로 인한 단순 교통사고로만 파악해서는 안 된다"며 "이번 사고를 단순 교통사고로만 파악하면서 미봉적인 대책에 그칠 경우, 이와 같은 사고는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노동당은 "아직 사고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직접적인 사고 원인은 졸음운전이나 과속 등 운전자의 과실이나 차량의 결함일 수 있다"며 "또 적재한 드럼통이 제대로 고정되어 있지 않았을 수도 있으며, 창원터널 창원방향 출구 쪽 내리막길 도로구조의 문제점도 어느 정도는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당은 화물차 운전자의 장시간 운전에 대한 문제도 지적했다. 이들은 "장시간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는 화물 운전자의 사고 위험은 필연적으로 높아진다"며 "이번 사고의 경우에도, 직접적인 원인이 졸음운전이건 과속이건 이는 결국 시간에 쫓기며 과도한 노동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이들은 "사전에 차량 정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기름통을 제대로 고정하지 못한 것 또한 결국은 화물 운전자가 한 푼이라도 더 벌기위해 시간에 쫓기기 때문"이라 했다.

노동당 경남도당은 "화물 운송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있어야만, 이번 사고와 같은 안타까운 일이 다시 재발되지 않을 것"이라 했다.


태그:#창원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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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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