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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7년부터 활동해온 대구아동문학회가 2017년으로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사진은 왼쪽부터 1호 회지 <달 뜨는 마을>(1958년), 2호 회지 <꽃과 언덕>(1959년), 3호 회지 <오손도손>(1966년), 4호 회지 <나무는 자라서>(1967년)의 표지이다.
 1957년부터 활동해온 대구아동문학회가 2017년으로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사진은 왼쪽부터 1호 회지 <달 뜨는 마을>(1958년), 2호 회지 <꽃과 언덕>(1959년), 3호 회지 <오손도손>(1966년), 4호 회지 <나무는 자라서>(1967년)의 표지이다.
ⓒ 대구아동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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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에 창립된 대구아동문학회가 2017년 60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이응창, 김성도, 박인술, 정휘창, 신송민, 최춘해, 김선주, 하청호, 강윤제, 권영세 씨가 초대-10대 회장을 맡아왔다. 지금은 대구 달성교육장을 역임한 심후섭 아동문학가가 회장으로서 회를 이끌고 있다.

대구아동문학회는 그 동안 60호에 이르는 회지를 발간했다. 창립 이듬해인 1958년에 1호 회지 <달 뜨는 마을>을 낸 이래 1959년에 2호 <꽃과 언덕>, 1966년에 3호 <오손도손>, 1967년에 4호 <나무는 자라서>를 펴냈다. 심후섭 회장은 2017년에 상재한 <대구아동문학 59호 - 창립 60주년 기념호> 회지의 머리말에서 "더욱 큰 나무로 자라자"면서 각오를 다졌다.

거의 매년 회지 발간, 어떤 해엔 다섯 권 펴내기도

대구아동문학회는 1960년-1965년 회지를 속간하지 못했지만 1968년과 1969년에는 각각 다섯 권씩이나 되는 회지를 출판하기도 했다. 1968년에 낸 <개나리 문고>와 1969년에 낸 <도라지 문고>가 바로 그것이다. 그 이후 거의 매년 빠지지 않고 속간호를 발간하여 2017년 59호에 이르렀다.

 대구아동문학 59호(대구아동문학회 창립 60주년 기념호)의 표지
 대구아동문학 59호(대구아동문학회 창립 60주년 기념호)의 표지
ⓒ 대구아동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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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녀왔습니다 (김종헌)

대수롭잖게 했던 말
"잘 다녀왔습니다."

어떤 날은 깜박
까먹기도 했었는데,

그 말에
아빠가 마음 놓는 줄
이제서야 알겠네.

창립 60주년 기념호인 <대구아동문학> 59호(2017년)에 실린 김종헌의 동시 '다녀왔습니다'의 전문이다. '깜박 까먹다' 같은 어린이의 말투 사용과 간결한 구조를 통해 동시다운 분위기를 한껏 살려내고 있는 이 작품은 언뜻 내용마저 단순한 듯 여겨진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보통 때는 대수롭지 않게 "잘 다녀왔습니다" 하고 말해왔지만 이제는 깨달았다. 그 말을 들으면 아빠가 마음을 놓는다. 작가는 '세월호 참사 이후'라는 부제를 붙여 이 시의 사회적 의미를 강조한다.

함부로(김종상)

모기가 앵 날아왔다
빨대를 내 팔에 꽂고
피를 쪽쪽 빨아먹는다

"앗! 내 피를 함부로..."
손으로 모기를 탁 쳤다

사람들이 우물을 팠다
쇠파이프를 땅에 박고
지하수를 뽑아 올렸다

"어! 내 물을 함부로..."
땅은 그러지 않는다.

시의 마지막 행은 우주와 자연의 너그러움을 말해준다. 반면 인간은 그렇지 못하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함부로'라는 시어에 주목하는 경우 이 시는 인간의 자연 파괴를 비판한 작품으로 읽을 수도 있다. 자연에서 인간은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모기 같은 존재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가는 시에 '함부로'라는 제목을 붙였을 법하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노래

59호 회지가 사회성 짙은 작품 일변도인 것은 아니다. 김현숙의 '더 좋았다' 같은 동시가 그 대표적 사례이다. 솔직하고, 작위적 꾸밈 없고, 소재 선택까지, 이 시는 동심의 세계를 명료하게 보여준다.

더 좋았다(김현숙)

불꽃놀이 구경
정말 좋았어
오줌을 참고
또 참을 만큼

하지만
그보다 더 좋았던 건
참고 또 참았던
오줌 눌 때였어

오줌이 폭죽 터지듯
시원하게 쏟아졌어

현실에서 불꽃놀이와 오줌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시인은 '오줌이 폭죽 터지듯'이라는 절묘한 비유를 동원하여 그 둘을 동일한 분류 체계에 배치한다. 독자는 이 시의 마지막 연을 읽으면서 시원하게 웃음을 터뜨린다. 물론 내용 때문이지만 사실은 시인이 구사한 세밀한 수사법 덕분이다.

 대구 수성구 상동 171 앞 '상동 청동기 마을' 소공원의 고인돌
 대구 수성구 상동 171 앞 '상동 청동기 마을' 소공원의 고인돌
ⓒ 정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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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선도 재미있는 작품을 발표했다. '외톨이 고인돌'이라는 제목의 작품으로, 전문은 아래와 같다.

밭 한가운데
커다란 바위 하나

고·인·돌
명찰 하나 달고 난 뒤
외톨이가 되었다

바위 위에서 뛰놀던 아이들
울타리 너머에서 논다

밭 가운데에 있는 커다란 바위가 고인돌로 인정을 받았다. 지정 문화재 또는 비지정 문화재로 등록이 된 것이다. 청동기 시대 이래 지금까지 유구한 세월 동안 본디부터 고인돌이었는데 어른들은 문화재 등록 이후부터 그 바위를 바위가 아니라 고인돌이라 했다.

그때부터 아이들이 바위 위에 올라가 노는 행위가 금지되었다. 아이들은 울타리 밖에서 놀게 되었고 바위는 외톨이가 되었다. 아이들은 놀이터를 잃었고 바위는 동무들을 잃었지만 고인돌을 정원석으로 마구 파 내어가고, 아파트 짓는 데 방해된다고 땅에 묻어버린 어른들은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는다.

나비야, 나 어때?(우남희)

여기요, 여기!

여기저기서
꽃들이 부른다

바쁘게 다니면
갔던 곳도 갈 수 있고
빠지는 곳도 생길 수 있지

이참에
길 안내 도와줄
알바생 어때?

우남희는 나비에게 묻는다. 갔던 곳에 또 가고, 빠지는 곳도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길 안내 일을 하겠다고 제안한다. 외톨이가 된 바위, 놀이터를 잃은 아이에게도 나비가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인식이다.

그런데 왜 그 일을 하는 시인은 알바생을 자처할까? 그만큼 요즘 세상이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사회이기 때문일 것이다. 일반 대중이 알아듣지 못하거나 생소한 어휘가 동시에 사용되는 경우는 잘 없다는 점에서, 알바생이라는 시쳇말이 시어로 당당히 진입한 것은 그만큼 그런 신분으로 살아가는 구성원이 상당수에 달했음을 증언한다.

60년 전 창립 당시를 회상하는 60주년 기념호

 대구아동문학회 초대 회장 이응창 선생
 대구아동문학회 초대 회장 이응창 선생
ⓒ 대구아동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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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아동문학 59호- 창립 60주년 기념호>에는 32명 시인의 신작 동시 96편과 11명 작가의 신작 동화 11편이 실려 있다. 그 외 창립 60주년 기념호 답게 90대 고령의 '창립 회원' 이민영 아동문학가가 쓴 '샘이 깊은 물- 대구아동문학회 창립 60주년을 돌아보며'가 게재되어 있다. 김원중 시인의 '대구아동문학의 대부, 이응창 교장'과 김종헌 아동문학평론가의 '정휘창 동화집 <밀리미터 학교> 톺아보기'도 특별한 읽을거리이다.

제2 특집은 최춘해, 신현득, 전정남, 김선주, 권오삼, 노원호, 배익천, 강윤제 제씨가 집필한 '대구아동문학과 나'이다. 제3 특집 '창주아동문학상과 나'는 이준관, 김재수, 송재찬, 권영세 제씨의 글로 이루어졌다.

책 끝에는 1957년부터 2017년까지 대구아동문학회의 연혁, 창립 회원 명단, 회원들의 문학상 수상 내용, 역대 회원 명단, 역대 임원 명단, 현 회원 주소록 등이 소개되어 있다.

덧붙이는 글 | 대구아동문학회, <대구아동문학 59호>(대구아동문학회 창립 60주년 기념호, 2017년), 북랜드 인쇄, 1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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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한인애국단><의열단><대한광복회><딸아, 울지 마라><백령도> 등과 역사기행서 <전국 임진왜란 유적 답사여행 총서(전 10권)>, <대구 독립운동유적 100곳 답사여행(2019 대구시 선정 '올해의 책')>, <삼국사기로 떠나는 경주여행>,<김유신과 떠나는 삼국여행> 등을 저술했고, 대구시 교육위원, 중고교 교사와 대학강사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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