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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이 완전 다른 풍경으로 다가서는 느랭이골. 경관 조명이 연못에 반영돼 더 멋스럽다. 겨울 밤, 편백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까지도 향기롭게 해준다. ⓒ 이돈삼
겨울에 우리를 들뜨게 하는 풍경 가운데 하나가 반짝이는 조명이다. 연말연시를 밝히는 트리가 그렇다. 번화가의 불빛도 매한가지다. 반짝반짝 빛나는 불빛을 보면 우리네 마음까지도 시나브로 따뜻해진다. 조명이 지닌 마력이다.

낮에는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밤이 되면 반짝이는 불빛으로 황홀경을 연출하는 별천지가 있다. 전라남도 광양에 있는 느랭이골과 와인동굴이다. 낮은 낮대로, 밤에는 밤대로 각기 다른 매력으로 우리를 유혹하는 곳이다.
밤에 별빛축제를 펼치는 느랭이골 휴양림. 상쾌한 피톤치드를 내뿜는 낮의 숲과 달리, 어둠이 들면 반짝반짝 조명이 하나씩 밝혀 완전히 다른 세상을 연출한다. ⓒ 이돈삼
신데렐라를 태울 호박마차 조형물. 느랭이골에 밤이 찾아오면 1500만 개가 넘는 LED 조명이 불을 밝혀 동화 속 나라를 연출한다. ⓒ 이돈삼
느랭이골은 몇 해 전 문을 연 자연휴양림이다. 해마다 봄이면 매화로 많은 여행객들을 불러들이는 섬진강변 매화마을에서 하동 쪽으로 오른편에서 만난다. 백운산 끝자락, 해발 450m에 자리하고 있다.

느랭이는 암고라니, 암노루를 일컫는 지역말. 골짜기 풍경이 고라니나 노루의 몸처럼 완만하면서도 미끈하게 선을 그리며 길게 늘어졌다고 붙여졌다. 산세도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처럼 넉넉하다.

느랭이골은 편백과 소나무 어우러진 숲이 아름답다. 숲에 생태정원도 조성돼 있다. 일조량이 풍부하고 기후도 비교적 온화한 덕에 다양한 식물이 분포하고 있다. 황톳집과 글램핑장, 야영장이 갖춰져 있어 사철 사람들이 찾고 있다.
느랭이골의 밤을 밝히는 은하수 터널. 겨울밤 낭만을 찾아 온 연인이 은하수터널을 걷고 있다. ⓒ 이돈삼
느랭이골의 밤을 황홀경으로 연출하는 불빛들. LED 조명으로 연출된 수채화 풍경이 연못에 반영돼 장관을 이루고 있다. ⓒ 이돈삼
낮에 상쾌한 피톤치드를 내뿜는 숲에 어둠이 들면 반짝반짝 조명이 하나씩 들어온다. 황홀한 별빛축제의 시작이다. 1500만 개가 넘는 LED 조명으로 나무들이 불을 밝혀 한 폭의 대형 수채화 풍경을 연출한다.

숲과 정원에 설치된 다양한 캐릭터도 불을 밝혀 예쁜 동화나라로 변신한다. 불을 밝힌 숲에는 고라니, 노루, 사슴, 토끼가 살고 있다. 알록달록 색동옷을 입은 조랑말은 두런두런 풀을 뜯고 있다. 여러 가지 꽃과 곤충, 두루미도 쉬고 있다. 공룡도 여러 마리, 백조들 사이에서 빛나는 미운오리새끼도 있다.
느랭이골의 밤을 즐기는 돌고래 무리. 여러 마리가 한꺼번에 물속을 유영하는 형상에서 생동감이 넘쳐난다. ⓒ 이돈삼
한 폭의 대형 수채화를 연상케 하는 느랭이골의 나무들. 느랭이골의 밤이 시작되면 숲이 온통 조명을 밝혀 동화 속 나라로 변신한다. ⓒ 이돈삼
떼를 지어 다니는 돌고래도 보인다. 여러 마리가 한꺼번에 물속에서 솟아오르고, 또 물속으로 들어가는 형상에서 넘치는 생동감이 엿보인다. 바다에 사는 많은 물고기들도 숲으로 모여 들었다. 숲에서 만나는 물고기들도 색다르다.

불빛으로 만든 은하수터널도 길다. 이 모든 풍경이 숲속 연못에 반영되는 모습도 황홀경이다. 낮과 밤이 완전히 다른 풍경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편백 숲에서 불어오는 한겨울 바람까지도 향기롭기만 하다.
낭만적인 광양여행을 선사하는 와인동굴 입구. 트릭아트로 연출된 입구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광양와인동굴은 오래 전 기차가 다니던 터널이었다. ⓒ 이돈삼
광양와인동굴 내부. 이순신대교를 형상화한 영상이 회색빛 벽에 투시돼 환상경을 연출하고 있다. 왼편은 와인 시음장이다. ⓒ 이돈삼
광양와인동굴은 지난해 7월 문을 열었다. 여름밤, 연인들의 낭만 피서지로 인기를 끌었다. 남해고속국도 광양나들목에서 가까운, 광양시 광양읍 용강정수장 아래쪽에 있다. 동굴의 길이는 300m, 폭 4.5m, 높이가 6m로 넓다.

예전엔 하루 수십 차례 광양제철을 오가는 기차가 다니던 터널이었다. 철도가 옮겨지고 기차가 다니지 않으면서 2011년부터 폐선이 된 터널을 단장하고, 미디어 예술을 융합시켜 와인동굴로 만들었다.

터널 입구가 포도와 와인 그림으로 장식돼 있다. 안에는 은은한 조명과 선율이 흐른다. 바닥에는 트릭아트가 그려져 있다. 벽에는 포도 재배에서부터 와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영상으로 투사시키는, 회색빛 벽을 멋진 스크린으로 연출한 미디어 사파드도 볼 만하다.
여행객들의 호기심을 북돋우는 미디어 인터랙티브존. 관람객의 발길에 따라 꽃길이 열리도록 연출돼 있다. ⓒ 이돈삼
광양와인동굴의 한쪽 벽을 장식하고 있는 와인 병들. 와인동굴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부드러우면서 감미롭고, 달달하면서도 은은한 포도향이 코끝을 간질인다. ⓒ 이돈삼
가상의 호수에서 물고기 떼가 노닐고, 관람객들의 발길에 따라 꽃길이 열리는 미디어 인터랙티브존도 신기하다. 다양한 포토존과 현란한 조명으로 반짝이는 빛의 터널도 있어 환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한 걸음씩 옮길 때마다 펼쳐지는 와인에 얽힌 이야기도 별난 재미를 안겨준다.

와인동굴에서 마시는 와인도 꿀맛이다. 부드러우면서 감미롭고, 달달하면서도 은은한 포도향이 코끝을 간질인다. 분위기 좋은 와인동굴에서 맛보는 와인 맛이 오래도록 입안에 남는다. 세계 여러 나라의 와인을 맛볼 수 있다.
광양와인동굴의 미디어 사파트. 회색빛 벽에 포도 재배에서부터 와인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영상으로 투사시켜 연출하고 있다. 오른쪽은 와인 시음장이다. ⓒ 이돈삼
매화꽃 봉오리 모양의 봉수대를 형상화한 광양 구봉산 전망대. 여기에 서면 광양항은 물론 여수, 순천, 하동, 남해 일대 광양만권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 이돈삼
낮에도 좋지만, 밤에 가면 더 멋진 분위기를 선사하는 곳이 또 있다. 광양 구봉산 전망대다. 매화꽃 봉오리 모양의 봉수대가 세워져 있다. 광양항은 물론 여수, 순천, 하동, 남해 일대 광양만권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가슴이 탁 트일 만큼 시원한 풍경을 보여준다.

밤엔 화려한 야경을 뽐낸다. 남해바다와 시가지는 물론 광양항 컨테이너부두와 광양제철, 남해바다를 가로지르는 이순신대교까지도 경관 조명을 밝혀 최고의 밤풍경을 선사한다. 해맞이와 해넘이를 하기에도 맞춤이다.
경관 조명을 밝힌 이순신대교의 야경. 이순신대교는 광양과 여수 사이 남해바다를 가로질러 놓여 있다. ⓒ 이돈삼
태그:#느랭이골휴양림, #광양와인동굴, #느랭이골, #와인동굴, #구봉산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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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시민기자 필독서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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