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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난 2000년 2월 22일 창간한 <오마이뉴스>가 올해로 18주년을 맞았습니다. 2월 20일 기준 8만6738명이 시민기자가 되어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민기자로 살아보니' 어떤지 궁금했습니다. 최근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시민기자 4명의 이야기를 싣습니다. 2018년 더 많은 시민기자를 만나게 되길 바랍니다. [편집자말]
지난 2016년 새해를 맞이해 거의 중독된 것처럼 즐기던 게임들을 스마트폰에서 모두 삭제했습니다. 작은 화면을 시도 때도 없이 들여다 보며 게임에 취해있는 제 모습을 바라보는 아내의 눈빛이 서늘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게임에 빠져 있는 제 모습이 스스로 한심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스마트 폰에서 게임을 지웠다.
 스마트 폰에서 게임을 지웠다.
ⓒ 최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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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작은 화면 속에 나 자신을 점점 가두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게임을 하며 흘려보내던 시간을 다른 것으로 채워보기'가 새해 계획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짬짬이 '책이나 읽어볼까?'라는 생각으로 책꽂이에서 예전에 읽었던 책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한 전자도서관에서 e-book을 대여해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e-book들을 주로 읽었습니다.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 게임대신 책을 들인 것이지요. 한 권 한 권 책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간단한 감상을 기록하게 되었고 한동안 방치했던 블로그에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생각들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운명이었을까요? 어느 날 <오마이뉴스> 대표 오연호 기자가 쓴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책을 만났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소개하는 팟캐스트 진행자로 활동하던 아내가 다음 번 소개할 책이라며 가져온 게 제 눈에 들어온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덴마크라는 나라와 우리 사회의 '행복'을 생각해보기도 했지만 저자가 책에 언급했던 <오마이뉴스>라는 매체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그동안 진보적인 인터넷 언론 정도로만 알고 있고 인터넷 포털을 통해서나 접했던 <오마이뉴스>라는 언론사 홈페이지를 자세히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모토와 "0만여 명의 시민기자가 00만 건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라는 문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사는이야기'라는 섹션이 유독 눈에 띄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일상, 여행, 책 이야기도 기사가 될 수 있다니!

첫 기사 등록에서 톱기사까지, 일상에 활력이!

<오마이뉴스>에 올라온 다양한 분야의 기사들을 읽으면서 나도 한 번 써 볼까라는 생각으로 회원가입을 하고 시민기자 회원으로 전환까지 했습니다. 따로 자격심사 같은 게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기자로 가입만 하면 기사를 올릴 수 있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물론 제가 쓰는 모든 글이 기사가 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공지사항을 훑어보니 <오마이뉴스> 편집부에서 기사로 등록해주는 글들이 정식 기사가 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이제 글만 올리면 되겠구나 생각했지만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무엇인가를 쓴다는 게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시민기자로 가입을 해 놓고도 몇 개월을 그냥 지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스마트폰에서도 기사를 쓸 수 있는 서비스가 모이(moi)라는 어플을 통해 제공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2016년 6월 현충일이 낀 연휴, 담벼락 옆에 핀 꽃들 주위를 바삐 날아다니던 꿀벌들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담아 짧은 감상과 함께 모이에 올리고 기사로 송고했습니다.

 모이로 첫 기사 등록
 모이로 첫 기사 등록
ⓒ 이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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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이럴수가!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어플에서 짧게 쓴 이 글이 기사로 채택되다니! 이것이 제 시민기자 생활의 시작이었습니다. 매일 걷는 동네 거리들, 지하철역, 다를 것 없는 출근길에 마주치는 풍경 등 모든 것이 새롭게 보였습니다.

기사가 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생각하며 일상에서 마주치던 당연했던 것들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조깅을 하다가도, 등산을 하다가도, 아이들과 공원에서 놀이를 하다가도 새롭게 보이는 장면들을 스마트폰에 담아 '모이'에 올렸습니다.

기사거리를 찾고 짧게나마 글을 쓰는 시민기자 활동은 딱히 재미를 찾기 힘들었던 일상에 활력소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어린 딸과 함께 다니면서 화장실을 이용할 때 불편했던 경험을 성중립 화장실 이슈와 연결해 처음으로 조금 긴 글을 기사로 올렸습니다. 오잉! 이게 웬일?!! 이 기사가 <오마이뉴스> 메인에 딱! 걸린 겁니다. 이는 놀랍고도 기쁜 경험이면서 계속 기사를 쓰고 싶게 만드는 동력이기도 했습니다.

<오마이뉴스>라는 공간과 점점 친밀해지면서 기사에 등급이 있다(배치면에 따라 오름, 으뜸, 버금, 잉걸)는 것도 알게 되고 버금 이상 기사를 5개 이상 쓰면 시민기자 명함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시민기자 활동에 또 하나의 목표가 생겼습니다. '시민기자 명함이 있어야 시민기자지'라는 생각으로 좀더 등급이 높은 기사를 써보자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기사 비채택의 아픔을 딛고 어렵게 완성한 서평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 오마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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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이외에 서평 기사가 올라오는 '책동네' 섹션에도 글을 올렸지만 쉽게 기사로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나름 전략적으로 <오마이뉴스> 대표가 쓴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감상을 열심히 적어 올렸는데도 기사가 되지 않다니. '어떻게 써야 기사로 채택해 주는 거지?'라는 생각에 기사 클리닉에 질문을 올리고 답변을 받아보기도 했습니다.

책동네 섹션에 올라온 다른 시민기자들의 서평도 무작정 읽었습니다. 서평기사의 대략적인 형식은 알 것 같았습니다. 서평기사로 올렸던 글을 수정해 올렸지만 역시나 기사로 채택되지는 못했습니다. 오기가 생겼습니다.

오연호 대표의 책은 포기하고 해방 이후 대한민국에서 행해졌던 국가폭력 문제를 다룬 김동춘 교수의 <대한민국 잔혹사>를 읽고 최근의 국가폭력 이슈들과 결합해 우리 사회를 조망하는 글을 서평기사로 올렸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오, 드디어! 부족할 수 있는 초보 시민기자의 서평이 처음으로 기사로 채택되었습니다.

제가 쓴 글이 타인에게 인정받았다는 생각에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기사로 시민기자 명함을 신청할 수 있는 조건도 충족되었습니다. 시민기자 명함을 받았을 때 지금까지와는 또 다른 나로 살아가는 것 같은 느낌에 가슴이 뛰었습니다.

책상 위에 올려둔 시민기자 명함을 첫째 딸이 보곤 관심을 보이기에 딸에게 명함, 오마이뉴스, 기자, 기사 등을 설명했습니다.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자기도 자기 이름이 새겨진 명함을 받아야겠답니다. 자기가 쓸 수 있는 이야기를 작은 쪽지에 휘리릭 쓰더니 이걸 거기(오마이뉴스)에 보내라 합니다.

시민기자 명함을 본 딸의 반응이 재미있어서 이 에피소드도 모이에 기사로 올렸습니다. 이제 막 배운 한글 맞춤법을 아빠에게 물어가며 삐뚤빼뚤 자기 이야기를 쓰고는 시민기자 명함을 받겠다는 이 어린이에게 많은 모이인들께서 응원해주셨습니다. 물론 그때 이후로 첫째딸의 관심은 시들해졌지만 언젠간 부녀 시민기자로 활동하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시민기자 활동의 연료, 책사랑 서평단

시민기자로 일상에서 경험하는 소소한 일들이나 여행과 같은 나의 이야기를 기사로 공유하는 일은 재미있고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가 시민기자 활동을 계속하게 해 준 것은 '책사랑 서평단'입니다.

<오마이뉴스>에 '버금' 이상의 서평기사를 최근 3개월 동안 5개 이상을 쓰면 책사랑 서평단의 일원이 될 수 있습니다. 책사랑 서평단이 되면 편집부로 들어오는 신간 중 몇 권을 신청해 받아보고 서평기사를 쓸 수 있습니다.

기사쓰기, 시민기자 명함 만들기, 서평기사 쓰기에 이어 시민기자로서 또 하나의 목표가 생겼습니다. '책사랑 서평단에 들어가기'. 2016년 6월 기사로 채택된 첫 서평을 쓴 이후 열심히 책을 읽고 두 달 동안 5건의 기사를 써 그해 8월부터 책사랑 서평단에 입단(?)할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블로그에 남기는 취미 생활을 하던 제게 책사랑 서평단은 더없이 매력적인 활동입니다. 우선, 새롭게 나오는 책들 중 관심가는 책을 신청해 받아 읽을 수 있는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가끔씩이기는 하지만 서평단에 속한 다른 시민기자님들을 만나 책읽기와 기사쓰기, 사는 이야기를 나눌 후 있는 기회도 생깁니다. 제가 쓴 서평기사에 대해 책의 저자나 독자들로부터 감사한다거나 공감한다는 반응을 받는 기쁨은 덤으로 찾아옵니다.

책을 읽고 블로그에 끄적이듯 글쓰는 걸 좋아하는 보통의 공대 출신 직장인이자 두 아이의 아빠인 제가 우연히 <오마이뉴스>를 만나고 시민기자라는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직장과 가정을 오가며 반복되는 일상에 매몰되었을지도 모를 제 삶에 시민기자 활동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부족한 글솜씨로 글을 쓰기 시작한 지 채 2년이 되지 않은 초보이지만, 그 시간 동안 나름의 목표들을 세우고 그것을 이뤄가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내게 시민기자 활동은 롤플레잉 게임!

처음 기사를 올리는 것에서부터 정기적으로 서평기사 쓰기에 이르기까지 제게 시민기자 활동은 한 단계 한 단계 도전 과제가 부여되는 롤플레잉 게임과도 같았습니다. 물론 게임과는 다르게 도전 과제들을 스스로 정하기는 했지만 이 과제들을 이뤄가면서 게임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듯 시민기자로서의 제 캐릭터를 조금씩 성장시켜가고 있습니다. 걸음마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 시민기자이지만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 새로운 목표를 세웁니다.

다양한 영역에서 발로 뛰며 <오마이뉴스>라는 장에 의미 있는 기사를 쓰시는 높은 레벨의 시민기자님들처럼 저도 그리 멀지 않은 가까운 미래에 제 일상과 책 이야기를 넘어서는 세상의 이야기를 기사로 전하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게임에서 다른 캐릭터들과 협력해 과제를 해결하듯 다른 시민기자님들, <오마이뉴스> 기자님들과도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모습도 상상합니다. 이 목표를 위해 꾸준히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면서 글솜씨를 다듬는 동시에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에도 관심을 놓지 않으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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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지치지 말기를. 제발 그러하기를. 모든 것이 유한하다면 무의미 또한 끝이 있을 터이니. -마르틴 발저, 호수와 바다 이야기-

오마이뉴스 에디터. '은경의 그림책 편지'를 연재합니다. 2017년 그림책에세이 '하루 11분 그림책 짬짬이 육아'/ 2019년 성교육 전문가와 함께 하는 대화집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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